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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성의 의미 넘나드는 작품으로 생명의 소중함 일깨우다
2021년 08월 03일 (화) 15:02:15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사람은 왜 예술을 즐기는 것일까. 예술이 탄생하고 시대가 변하고 인간의 의식이 바뀌면서 예술 소비의 이유도 바뀌고 있지만, 바뀌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재미’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재미’만큼 예술을 즐기게 하는 이유는 없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예술가의 작품에서 그 예술가만의 창조적인 주제의식과 표현방법, 그리고 그만의 정신세계를 발견하고 공감할 때 그 속에서 우리는 예술적 ‘재미’를 느낀다. 이러한 다양한 개성 있는 창조성을 즐기는 예술소비자의 ‘재미’가 커질 때 예술은 더욱 발전할 수 있고 순수예술은 다시 힘차게 살아날 수 있다.

선조들의 얼과 자신의 내면세계, 삶의 표현을 담다
주목받는 화가 장영희는 동·서양화가 조화를 이룬 독창적인 화풍을 선보이고 있는 작가로, 애니미즘의 미묘한 주술성으로, 미래 혹은 현재의 세계는 신성한 과거의 세계로부터 이어져 와서 미래는 오래된 과거임을 보여주고 시간성의 의미를 넘나드는 자유를 구사하며 대중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정 재료와 기법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표현을 화폭에 녹여내는 작업을 지속해오며 독보적인 화도를 구축하는데 성공한 장영희 작가는 우리의 풍경과 자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고대 암각 벽화, 토기, 칼, 조각 문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동물 문양과 자연물들을 이용해 신묘한 형상들을 만들고 재현하고 있다. 선조의 얼과 정신, 사상 그리고 자신의 내면세계와 삶의 표현을 담아내는데 성공한 그의 작품들은 할머니에게서 어머니로, 어머니에게서 딸로 내려오는 먼 옛날 신화시대 전설을 그림으로 풀어냄으로써 아련하고 신비하며 신성한 모습을 명확히 이끌어내어 기록한다. 이러한 특징은 비밀스러운 지난 세계와 일상과의 관계를 맺는 중개적인 주술방식으로 태고적 대지를 지금의 환경과 겹쳐보이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치 모든 생명의 소중함을 지금 일상에서 어떻게 매개되어야 하는지 깨우쳐 보라고 되묻는 듯 말이다.

▲ 장영희 작가

특히 그의 근작들은 화선지 위에 채색과 먹색을 풀어놓고, 분채와 수성 안료에 유성 물감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환상의 세계 이미지를 표현한 ‘흔적’ 시리즈로 귀결된다. ‘흔적’ 시리즈는 전통 문양에서 얻은 형상을 버무려 표현하고 있는데, 안정되고 담백한 먹의 빛깔과 환상적인 색조가 내용의 매력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서양화가 최돈정 선생의 조언을 받아들인 결과다. 그의 2005년작 <봉황>, <세월>, 고대 암각화에서 온 다양한 자연물의 패턴이 생생한 <흔적>의 연작들을 보노라면 탈춤 인물화인 <환희>, 한국의 풍경담채화인 <설악설경>을 그린 작가와 동일인물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이에 대해 장영희 작가는 “한국화가 남강 김원 선생으로부터 정통 산수화를 사사한 후 한국화가로서 20여 년간 정진하던 중 동시대 현실에 걸맞은 형식을 고민하게 됐다”면서 “이때 서양화가 최돈정 선생의 ‘채색화를 해보는 것이 어떠냐?’란 제안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끊임없는 번뇌 끝에 길을 찾은 ‘전통의 현대화’
오늘날 전통예술의 현대적 작업이나 재해석이 새 시대의 ‘트렌드’로 받아들여지면서 예술가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트렌드’와 무관하게 자신들의 작업을 해온 다양한 세대의 전통예술가에게 최근의 변화는 ‘전통’의 존재 이유와 현재의 위치, 미래의 방향성을 고심하게 하는 것. 장영희 작가의 작품들 역시 이러한 처절한 고민의 흔적들이 엿보인다. 이에 대해 장영희 작가는 “획과 점, 곡선과 직선의 조화로 옛 선현들의 향수를 느껴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 생각된다”며 “저만의 창작 시공에 서서 필선의 농담과 속도감의 강약 등등은 저를 늘 번뇌의 속으로 몰아넣곤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예술계가 침체된 상황에 대해서는 “대중과 작가의 다른 해석은 작가 본인에게도 큰 자산으로 남는다. 내 작품을 감상하는 모든 이들이 활력을 얻고 행복해지기를 소망한다”면서 “최근 국내 미술계가 힘들다 보니 젊은 후배 작가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들에게 격려와 응원, 미술에 대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지금까지 총 15회의 초대전 및 개인전을 비롯해 수묵회 회원전, 연화회 회원전, 신미술 추천작가 초대전, 한국미술대상전 추천작가 초대전, 영·호남 미술교류전, 국회의장 초청 초대전(뉴질랜드), 한국미술전 KPAA, 상트페테르부르크 교류전, 전업작가 초대전, KPAA어제와 오늘전,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등 국내외 유수의 초대 및 단체기획전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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