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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 이준석 신임 당대표 선출
우리 정치의 ‘변화와 쇄신’ 요구하는 목소리 반영된 결과
2021년 07월 04일 (일) 00:59:06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에 이준석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며 새 당대표에 선출됐다. 지난 6월11일, 서울 여의동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신임 당대표와  최고위원에 조수진, 배현진, 김재원, 정미경 그리고 청년 최고위원은 김용태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장정미 기자haiyap@

이날 새 지도부 선출은 6월7일부터 10일까지 32만8000여 명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모바일과 ARS 투표로 진행됐으며 6월9일부터 10일까지 일반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투표 결과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30% 비율로 합산한 결과는 전당대회에서 발표됐다. 이날 선출된 새 지도부는 내년 3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정권교체를 이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가진다.

2011년 이후 역대 최고 투표율 45.36% 기록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당원투표 최종투표율이 45.36%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현재와 같은 선거인단 체제로 전당대회를 치른 이후 역대 최고 투표율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6월10일 발표한 모바일투표와 ARS투표를 합친 당원투표율은 45.36%였다. 지난 2011년 현재와 같은 선거인단 체제로 전당대회를 치른 이후 역대 최고 투표율이다. 야권에서는 이번 전대가 국민의 관심 속에서 치러진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당원 외 국민이 이렇게 관심을 갖고 지켜본 것은 정당 역사상 처음이 아닌가 싶다”며 “민심과 떨어진 채 치러지던 과거 전대와 달라진 모습을 보면 이런 흐름이 내년 대선에도 긍정적으로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같은 투표율을 두고 각 후보 캠프에서는 여러 의견이 나온다. 주요 당권주자들은 “전통 지지층이 결집했다”, “변화를 바라는 당심이 거세다”라며 서로 엇갈린 해석들을 내놓기도 했다.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이준석 대표는 일반국민 여론조사와 당원투표 결과를 합쳐 모두 9만3천392표(전체 대비 43.8%)를 획득, 1위를 차지했다. 이 대표와 2위 나경원 후보(7만9천151표·37.1%)와의 득표율 차이는 6.7%포인트로, 당초 예상보다는 적었다. ‘경륜 부족’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이 대표에 대한 당원들의 견제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대표는 반영 비율이 70%로 높아진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37.4%로 나 후보(40.9%)에게 뒤졌다. 그러나 일반국민 여론조사의 압도적 승리(58.8%)로 당권을 차지했다. 주호영(2만9천883표·14.0%) 후보는 한때 ‘주호영 대세론’이라는 바람까지 만들어냈으면서도 ‘이준석 돌풍’은 물론, 후발주자로 출마한 나 후보에게도 맥을 못 추고 무너졌다. 조경태(5천988표·2.8%), 홍문표(4천721표·2.2%) 후보가 각각 4, 5위를 기록했다. 최고위원에는 조수진·배현진·김재원·정미경 최고위원(득표순)이 당선됐다. TK에서는 경북에서 3선을 한 김재원 전 의원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청년 최고위원은 31세인 김용태 후보가 당선됐다.

내년 초 대선을 코앞에 두고 ‘더 젊게’, ‘더 많은 변화’ 등을 제1야당 국민의힘에 촉구하면서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 심리를 키우고 있는 보수정당 지지 세력의 시대적 요구가 이번 전당대회 결과에 강력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30대 이준석 당 대표에 대한 기대도 많지만, 상수보다 변수가 훨씬 더 많은 대선 경선 국면에 본격적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의원 경력이 전혀 없는데다 당내 지지 기반도 취약한 이른바 ‘0선’ 당 대표의 향후 미래에 대해 불안한 시선이 적지 않은 것이다. 국민의힘 전신인 보수 정당 역사는 물론 주요 정당 가운데 30대 대표가 선출된 것은 처음이다. 우리 정치의 ‘변화와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된 것으로 해석돼, 정치권 안팎에서 상당한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2030과의 소통에 힘쓰며 젊은 세대의 지지 이끌어내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준석 대표는 서울과학고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컴퓨터과학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학업을 마친 후 한국으로 귀국해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과외 봉사단체와 전산 관련 벤처기업을 운영하다 2011년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발탁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박근혜 키즈’로 불리며 20대의 나이에 집권여당의 비상대책위원, 혁신위원장을 지내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아온 바 있다. 2016년 4.19 총선에서 자신의 고향인 상계동이 위치한 서울 노원병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을 거쳐 지난해 보수대통합 과정에서 정치적 고향인 국민의힘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에 재차 도전했으나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패배해 고배를 마셨다. 이후 올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국면에서 뉴미디어본부장을 맡아 2030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당선에 큰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준석 대표는 정계 입문 이후부터 각종 방송 및 SNS 활동을 활발히 하며 2030과의 소통에 힘써왔으며, 이 같은 행보가 젊은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앞으로 2년 동안 당을 이끌며 내년 3.9 대선을 지휘해 정권교체를 달성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이준석 신임 당대표는 “여러분은 저를 당 대표로 만들어주셨다”며 국민과 당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지상과제는 대선에 승리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저는 다양한 대선주자 및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신임 당대표는 “세상을 바꾸는 과정에 동참해 관성과 고정관념을 깬다면 세상은 바뀔 것이며 내일을 준비하는 국민의힘은 여러분 한 분 한 분을 빼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6.11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여의도 정치권에는 생경한 장면이 펼쳐지게 됐다. 제1야당 사령탑에 오른 36세의 이준석 신임 당 대표는 앞으로 ‘아버지뻘’인 정계 거물들과 마주 앉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68세로, 이 대표보다 32살 위다. 여야 대표 회동도 마찬가지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8세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2세로, 당 공식 회의에서는 자신의 장남(32세)과 나이가 비슷한 이준석 대표보다 발언권 순서가 밀린다. 매주 월·목요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상 당 대표가 가장 먼저 공개 발언을 하고, 이어 원내대표와 핵심 당직자, 최고위원이 차례로 발언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2명도 전원 이준석 대표보다 나이가 많다. 이 대표에게 당무를 보고하고 결재를 받아야 할 사무처 당직자들 역시 내심 난감한 분위기이다. 역시 대다수가 이 대표보다 나이가 많거나 친구뻘이기 때문. 한 당직자는 "국장·실장급 간부들은 당직 활동만 수십 년을 하면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라며 "새로운 질서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 이 대표에 당선 축하 메시지
지난 6월11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힘 새 당 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에게 “우리 정치사에 길이 남을 일”이라며 “정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변화하는 조짐이라 생각한다”고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이 신임 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아주 큰 일 하셨습니다. 훌륭합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대선 국면이라 당 차원이나 여의도 정치에서는 대립이 불가피하더라도 코로나 위기가 계속되는 만큼 정부와는 협조해 나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국민 바람의 결과”라고 평가하며 축하 메시지를 쏟아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 대표 당선 발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바람,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매우 크다. 동료 시민들의 삶 개선을 유일한 기준으로 누가 더 유능한지 경쟁하는 정치를 만듭시다. 그것만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며 당선을 축하했다. 박 의원은 “두려움 없는 개혁, 중단 없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겠다”며 지난해 8.29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출마했으나 낙선한 바 있다. 차기 대선에 출마하는 박용진 의원도 “국민의힘은 변화를 선택했고, 세대교체를 선택했다.

이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계파 정치, 줄 세우기 같은 낡은 정치 문법을 깼다.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의 바람, 국민의 상식을 따른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민주당도 더 큰 변화로 세대교체를 통해 시대교체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용기 있는 젊은 대통령 박용진이 민주당의 변화,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정치혁명을 만들어보겠다. ‘정치 좀 다르게 해보라!’는 국민의 열망에 답을 드리겠다”고 했다. 정의당은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 선출을 축하하면서 “보수의 혁신과 역동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된 이준석 신임 당대표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며 “양당 진영정치의 적대적 공생이 아닌 새로운 보수로의 혁신과 역동성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합의된 변화를 만들어내는 국회, 다원성이 보장되는 국회로 만들 수 있는 민주적인 정당관계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대표가 공정 경쟁의 조건으로 제시해온 ‘능력주의’를 언급하며 “‘능력주의 경쟁’은 시민들의 삶의 공간이 아니라 정치의 공간에서 벌어져야 한다. 불평등과 차별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엄연한 현실”이라며 “‘능력주의에 기반한 공정’으로 갈 것인지, 함께 사는 ‘평등을 향한 공존’으로 갈 것인지, 앞으로 정치의 공간에서 치열한 경쟁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대표 “‘정치변화’는 시대정신이 되었다”
지난 6월1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정치 변화’는 시대정신이 되었다”며 “변화의 시작은 제1야당에서 시작됐지만 변화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책임은 여야 정치권 모두에게 주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준석 당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지 이틀 만에 안 대표가 첫 공식 입장을 낸 것으로, 안 대표는 “세계사적으로 대전환기에 있는 격변의 시기에 200여년 전 조선의 미래를 고민했던 다산 선생의 마음을 읽고 싶었다”며 전날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와 실학박물관을 다녀온 사실도 공개했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200여년 전 세계는 변화와 대전환의 시기였고, 그 시대의 조류에 맞게 정치, 사회적 시스템을 바꾸고 과학기술을 발전시킨 서구 국가들은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며 “반면 우리는 실용보다는 이념과 관념에 집착하고, 과학은 모르고 기술은 천시하며, 파당과 집안의 이익을 국가 이익보다 우선시하는 낡고 썩은 정치 때문에 집권 세력이 바뀌어도 백성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상황도 200여년 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87년 민주화 이후 오랜 시간 이념과 진영 논리가 정치를 지배하며 국론을 가르고, 사익추구 정치가 판을 치고 국가의 분명한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이어 “낡은 정치체제와 사고를 고집하며 변화와 대전환의 시대에 선제적으로 적응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구한말 비운의 과거를 되풀이할지도 모른다”며 “이제 우리는 과학기술 강국이라는 나라의 좌표를 분명히 하고, 실용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낡은 이념과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강한 나라와 행복한 국민을 만들기 위한 최선의 정치구조와 문화, 경제성장 정책, 통합을 위한 최적의 사회적 조합을 찾아내야 한다”며 “그 기본이 선조들의 실학을 이어받는 실용 정신이고 우리 민족의 과학기술 DNA를 복원해 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지금 우리는 역사의 교훈 속에서 대한민국이 어떤 길로 갈 것이냐는 엄중한 판단을 요구받고 있다”며 “이념과 진영 논리에 함몰돼 냄비에서 천천히 삶아지는 개구리의 운명을 맞을 것인가, 아니면 실용과 과학기술의 정신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대전환을 이룰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 “많은 분들이 다양한 원인 분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기성 정치의 틀과 내용을 바꾸라는 것이고 대한민국이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국민적 변화의 요구일 것”이라며 “정치권 전체가 비전과 혁신 경쟁에 나섬으로써 이번에 분출된 역동적 정치 에너지를 잘 살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당선 다음 날인 6월12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회동했다. 이 대표와 안 대표는 이날 오후 노원구 상계동에서 만나 1시간 가량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안 대표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지역 명소인 ‘마들 카페’에서 만나자고 했고, 안 대표가 수락산 근처 다른 카페에서 만나자고 제안해 회동이 성사됐다. 배석자 없이 허심탄회하게 만난 두 사람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6월16일에도 국회에서 첫 공식 회동한 두 사람은 합당 의지를 재확인 했지만 당명 개정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이 주장한 당명을 바꾸는 ‘신설 합당’에 대해 “관련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안 대표는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개정이) 당연한 것”이라고 맞섰다. 이 대표는 이날 “전쟁 같은 합당이 되지 않도록 저와 안 대표간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합당 과정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안 대표를 만나면 우리가 예전에 함께 대한민국 정치를 개혁하고 새로운 정치가 뭔지 보여주자고 했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폭동에 가까운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양당 간 합당에 대해 조기에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안 대표는 “저는 일찍이 원칙 있는 통합에 대해 얘기했다”며 “두 달 전에 실무협의단 대표를 뽑아놓고 기다렸는데 국민의힘 내부사정(전당대회) 때문에 지금까지 협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오늘 상견례를 시작으로 조속한 실무협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 과거사 논쟁 떨칠 수 있을까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가 일반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데 반해 당원 투표에선 2위에 그친 것이 눈에 띈다. 그가 보수층 분열의 키워드인 ‘탄핵의 강’을 넘어 과거사 논쟁을 떨쳐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6월12일 당내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전당대회 승리에도 불구하고 “보수층이 탄핵 정당론을 펴는 이준석 대표의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보긴 어렵다”며 “대선 승리를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서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이 대표는 탄핵 문제에 공을 들였다. 강성 보수 지지층이 모여 있는 TK 지역은 유승민계에 대한 반감이 여전했고, 이 대표는 유승민계로 분류돼 탄핵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6월3일 대구 합동연설회에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이준석 비토 분위기가 가장 강한 대구에서 본인이 먼저 탄핵 문제를 꺼내 결자해지에 나선 셈이다. 당시 연설에서 이 대표는 “저를 영입한 박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지만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준석의 생각을 대구·경북이 품어주실 수 있다면 더 이상 배신과 복수라는 무서운 단어가 통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1년 26살의 나이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계에 입문한 이 대표는 2016년 탄핵 사태 당시 유승민 전 의원 등과 함께 새누리당을 나가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이후 바른미래당과 새로운보수당을 거쳐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야권 대통합 과정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에 합류했다. 자신이 선택해 밟아온 과거를 부정하지 않고 지지를 호소한 이 대표의 선택은 효과가 얼마나 있었을까. 이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최종 합산 43.82% 득표율로 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나경원 후보는 37.14%, 주호영 후보는 14.02% 등을 기록했다. 성공한 걸까. 대표는 됐지만, 탄핵 이슈를 완전히 돌파했느냐는 다른 문제다. 일반여론조사와 영남표가 압도적인 당원투표를 비교해보면 된다. 최종 합산에 30%가 반영되는 일반 여론조사에선 이 대표가 58.76%를 기록하며 2위인 나 후보(28.27%)를 크게 따돌렸다. 그러나 70% 비중을 지닌 당원 투표에선 나 후보(40.93%)에 비해 이 대표(37.41%)는 3%포인트 가량 뒤쳐졌다.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의 차이를 후보 별로 놓고 보면,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에서 이 대표를 바라보는 시선을 파악하기 쉽다. 나 후보는 약 12%포인트, 주 후보는 약 9%포인트인데 반해 이 대표는 약 21%포인트 차이가 났다. TK 지역에선 이 대표가 당 수장으로 선출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탄핵의 강’을 넘은 것으로 단정 짓기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내 TK 재선의원은 “대구 민심을 들어보면, 유승민계 인사들에 대한 배신 딱지가 여전하다”고 했고 이 지역 초선의원은 “탄핵 자체에 승복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다”며 “탄핵에 찬성하고 탈당했던 사람들이 탄핵정당론을 주장하면 면책을 얻기 위한 술수로 비쳐질 뿐”이라고도 했다. 당 관계자는 “탄핵이 어쩔 수 없었다 생각하는 지역 사람들도 있지만, 그와는 별개로 ‘당신은 그래도 탄핵 찬성하면 안되는 거였잖아’는 식으로 배신 프레임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총당 입당 시기 초미의 관심사
이준석 체제가 들어서면서 국민의힘의 ‘대선체제’가 본격 시작됐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언제 입당하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다. 윤 전 총장은 여전히 국민의힘 입당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입당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합류할지만 남았는데, ‘변화와 공정’을 기치로 내건 이준석 호(號)가 출항하면서 윤 전 총장이 들어올 환경과 명분은 조성됐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에 앞서 나가고 있고 윤 전 총장 지지율도 동반 상승하고 있어 이준석-윤석열의 결합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이다. 제1야당과 1위 대선후보가 상승곡선을 함께 탈 때 결합하는 게 가장 최상의 시점인 만큼 윤 전 총장의 입당은 그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앞당겨 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갑작스레 윤 전 총장에게 ‘공수처(고위공직자수사처)’라는 악재에 부닥치면서 윤 전 총장의 결심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전 총장의 입당 문제가 생각보다 쉽게 풀릴 가능성이 있다”라며 “공수처 수사가 시작되면 조직적으로 방어를 쳐줄 수 있는 둥지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어 “2위 주자군이 부상하지 않으면서 윤 전 총장의 독주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다 야권 전반의 위기의식이 고조되면 입당 논의가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 전 총장이 대선을 치를 만한 캠프를 꾸리지 않고 5명 이하의 소규모 조직만 구성한 것도 이미 국민의힘 입당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입당은 일사천리로 이뤄질 거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양자 간 결합 환경이 조성됐다고 해서 순탄한 입당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당 내에는 이미 이 대표와 ‘특수관계’인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대권행 몸풀기에 들어가 있어서다. 또 이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정시 버스론’을 내세우며 윤 전 총장에게 ‘특별대우’를 해줄 뜻이 없다고 밝힌 점이 윤 전 총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당 내에 유 전 의원과 원 지사가 있고 당 밖에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합당을,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복당을 통해 대선 주자는 수적으로는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지지율 면에서만 봐도 유 전 의원과 홍 의원으로는 여당과 전쟁을 치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걸 아는 이 대표로서는 윤 전 총장의 영입이 필수적이다. 윤 전 총장 역시 ‘기댈 언덕’은 국민의힘밖에 없는 처지다. 제3지대로는 승리한 사례가 없고 대선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조직력 자금력이 갖춰진 제1야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준석은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으로 탄핵 세력이 주도권을 잡았기 때문에 윤 전 총장으로서는 오히려 관계가 훨씬 편할 것”이라며 “특히 전략적으로 봤을 때 윤 전 총장이 2030세대에 그리 매력적인 후보는 아니어서 이 대표가 이를 해결해 줄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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