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NT·Nano-Technology)을 활용한 연구개발(R&D) 성과가 최근 잇따라 나오면서 나노기술이 ‘21세기 연금술’로 현실화하고 있다. 나노기술은 ㎚(나노미터ㆍ10억분의1m) 크기의 원자나 분자를 자유자재로 조작해 신물질을 만드는 첨단기술을 말한다. 크기가 극도로 작아지면 물리적 특성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새로운 소재·소자 및 기계 등을 만드는 작업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탄소나노튜브가 대표적 사례다.

▲ 홍 교수는 “관련 분야 연구를 계속해서 우리나라 산업계와 과학계의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한 해 ‘그래핀(Graphene)’이라는 신소재가 핫이슈였다. 지난 1월 세계적인 과학잡지 <Nature>에 성균관대 홍병희 교수 연구팀에서 최근 주목받는 신소재인 그래핀을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는 발표에 세계 과학계와 전자업계는 깜짝 놀랐다.

투명전도박막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
그래핀(Graphene)은 연필심에 쓰이는 흑연의 구성물질로, 벌집모양이 켜켜이 쌓여 있는 3차원구조의 흑연에서 한 층만 떼어낸 것이 바로 그래핀이다. 이 그래핀은 탄소원자들이 육각형으로 연결된 얇은 막 구조를 가지고 있다. 두께가 0.34나노미터에 불과한 이 그래핀은 물리적 특성과 화학적 안정성이 뛰어나 차세대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래핀이 주목받는 이유는 신축성이 좋아 접고, 휘고, 잡아당겨도 전기전도성을 잃지 않는 점 때문으로, 이런 성질을 가진 그래핀을 이용하면 휘어지고, 접고, 얇아서 투명해진 약정화면이 가능해 다양한 제품에 응용이 가능하다. 홍병희 교수가 사업단장이 되어 이끄는 성균관대 탄소나노소재의 대량합성 및 미세구조 특성연구 WCU사업단은 크게 소재합성, 구조 및 물성분석, 물성의 예측 및 해석으로 나뉘며 각 분야의 상호 긴밀한 협력을 통해 단계적, 효과적으로 연구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특히 물성의 예측 및 해석, 소재합성은 국내 연구자가, 구조 및 물성 분석은 1991년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탄소나노튜브를 발견, <Nature>지에 최초로 보고한 세계적인 석학 이지마 교수(Sumio Iijima)를 초빙하여 담당케 했으며 필요에 따라 공동 연구원 및 공동 지도학생의 교류를 통해 융합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사업은 크게 3단계로 추진, 1단계는 주로 기반 기술을 개발하는 기간으로 기존 합성법을 바탕으로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하고 개별소자를 제작, 그 특성을 분석하는 연구와 함께 얻어진 실험결과를 이론적으로 해석하는 연구를 수행한다. 2단계에서는 대면적·고품질 합성과 대면적 집적화·패터닝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반도체 기술 대체 가능성에 대해 연구한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산업화에 본격적으로 응용하기 위해 대량합성 및 공정기술에 대해 연구하여 실제적으로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고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특허·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한편 그래핀을 이용, 구부리거나 휠 수 있는 투명전도박막 원천기술(신축성 그래핀 투명전도박막)을 확보한 사업단장 홍병희 교수는 “만드는 공정이 비교적 간단하다는 점에서 실용화에 가까워 앞으로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산업 분야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며 “세계 각 나라가 경쟁하고 있는 신소재분야의 원천소재기술을 모처럼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더욱 뜻깊다”고 전했다.

▲ 성균관대 탄소나노소재의 대량합성 및 미세구조 특성연구 WCU사업단은 크게 소재합성, 구조 및 물성분석, 물성의 예측 및 해석으로 나뉘며 각 분야의 상호 긴밀한 협력을 통해 단계적, 효과적으로 연구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계와 과학계의 위상 높이는데 일조할 터
신축성 그래핀 투명전도박막 기술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선정한 ‘10년 후에 우리 삶을 바꿀 10대 기술’에도 선정될 정도로 전도유망한 기술로 향후 산업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 한국전자부품연구원은 세계 투명전극 시장이 2008년 7조 7000억 원에서 2018년 22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홍병희 교수는 2001년 순수 국내연구결과로는 최초로 사이언스 표지를 장식한 세계최소 직경 고집적 나노선을 개발한 바 있으며, 2005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긴 탄소나노튜브 배열을 합성하여 <Nature>지 온라인 뉴스에 보도되었고 국내 주요 언론사 선정 10대 발명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월에는 독립연구를 통해 나노 신소재인 그래핀의 실용화를 가능하게 할 대량기술을 개발하여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같은 해 7월에는 나노렌즈의 합성 및 광학한계 극복에 대한 연구결과를 <Nature>에 보고하면서 과학계를 놀라게 했다. 이렇듯 전 세계가 놀랄만한 연구 성과로 속속 발표한 홍 교수는 포스코에서 수여하는 ‘청암 베세머 신진교수 펠로우’ 화학분야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가 신소재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한 사례는 별로 없었는데 이번에 모처럼 그런 기회를 잡은 것 같다. 이런 성과를 기회로 잘 활용해 산업계가 적극 투자했으면 한다”면서 “관련 분야 연구를 계속해서 우리나라 산업계와 과학계의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