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은 오래 전부터 면역력을 키우는 식품으로 사랑을 받아왔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식품이 아니다. 사람들의 눈과 발길을 피해 깊은 숲속 어딘가에 숨어 사는 산삼은 예나 지금이나 신비로운 기운에 둘러싸인 명약이다. 그 대체재로서 산양산삼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황태일 기자 hti@

삼의 씨를 산에다 인공적으로 뿌려 재배한 삼을 산양삼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인삼의 씨를 산에다 뿌려서 다시 씨를 받아 3대 이상을 키우면 인삼보다 품질이 좋은 삼이 나온다. 산양삼이라 하더라도 어떤 씨앗을 뿌렸고 몇 년을 키워 수확했느냐에 따라 약성이 갈린다.

소비자의 신뢰 얻고자 현장 판매만을 고집
이춘복 우리들농장 대표의 행보가 화제다. 경남 함양군 백전면에 자리한 우리들농장은 4만여 평 규모의 대지에서 산양삼을 재배하고 있는 곳이다. 예전부터 신비한 효능 때문에 만병통치의 영초(靈草)로 불리었던 산삼은 지금도 우리나라의 많은 약초 중에서 으뜸가는 자리를 차지한다. 함양은 국내 최대의 자생지를 가진 산삼의 고장이다. 한반도 최대 게르마늄 광맥대가 형성된 지질적 특성 때문에 이곳의 산삼은 면역력 증진에 최고인 진세노이드 사포닌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함양에서 캔 고려삼은 예부터 중국을 비롯한 외국과의 교역품으로 귀하게 활용되었다. 특히 함양산양삼은 면역기능을 증진시키고 항암작용, 골다공증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게르마늄 함량이 높은 게르마늄 광맥대에서 재배됨으로써 보다 뛰어난 효능을 기대하게 한다.

▲ 이춘복 대표

실제로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도 항암작용 조혈작용 당뇨억제 혈압 조절 등 약리작용이 우수하다고 해서 최상급으로 분류하고 있을 정도다. 현재 우리들농장에서는 뛰어난 효능을 가지고 있는 산양삼을 현장에서 직접 판매하는 방식만을 고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춘복 우리들농장 대표는 “현장 판매를 고집하는 이유는 소비자가 직접 농장을 방문해 산양삼 캐기 체험을 통해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면서 “비싼 산양삼을 요리 재료로 쓰기에는 가격경쟁력이 낮다. 직접 재배를 겸하지 않고서는 힘들다. 함양 산양삼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산양삼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하여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 일환으로 이 대표가 선보인 것이 바로 산양삼 토종 백숙이다. 이춘복 대표는 농장을 직접 방문한 방문객들에게 5년 이상된 산양삼 뿌리를 넣어 만든 산양삼 토종 백숙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먹기 좋게 손질한 토종닭에 마늘과 산삼진액, 5년 이상 된 산양삼 두 뿌리를 넣고 압력솥에서 30분 이상 삶는다. 산양삼과 헛개를 넣어 만든 진액이 닭에 스며들기 때문에 비린내가 전혀 없고 닭의 육질이 쫀득하며 기름기가 적어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이미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우리들농장의 시그니쳐 메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역사회에 귀감
지금은 사업이 궤도에 올라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지만, 오늘날의 성공을 이루기까지 이춘복 대표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도시에서 광고업을 하다 건강 악화로 고향인 함양에 정착했던 이춘복 대표는 당시의 지역사회의 분위기에 따라 산양삼 재배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300만원을 투자하면 3년 후부터 5년생 산양삼 뿌리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지인 36명에게 출자를 받았다. 이후 임야의 잡나무를 제거하고 산을 개간해 함양군에서 보급한 2년산 산양삼 20만 포기를 식재했지만 거친 산을 밭처럼 개간해 물길을 잡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쳐야 했다. 산삼 재배 단지가 급경사다 보니 첫 해에는 산삼 유실도 많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었다. 매년 산양삼 씨앗을 30~50kg(60만~100만 포기)를 파종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거듭한 끝에 이 대표는 재배 3년 만인 2010년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할 수 있었고 출자자(회원)들도 수시로 자신이 필요한 양만큼 산양삼을 가져가 건강을 챙기고 있다. 오늘날의 성공이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이춘복 대표는 이제 다양한 사회환원사업도 실천하고 있다.

지난 2010년과 2011년에는 수능을 앞두고 함양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방문해, 막바지 혼신의 힘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라는 뜻으로 5년근 산양삼 300뿌리(시가 1500만 원 상당)와 200뿌리(시가 1,000만 원 상당)를 각각 전달했으며 함양군청을 방문해 산양삼 뿌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어버이날을 맞이해 함양농협 실버대학 총동창회 회원 170여명에게 7년근 산양삼 200뿌리(시가 1,400만 원 상당)를 건강과 장수를 바란다는 마음으로 전달하는가 하면, 꿈나무유치원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매년 산양삼 100뿌리(시가 500만 원 상당)를 10년간 제공키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앞으로 산양삼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건강을 되찾아 주는 것이 목표라는 이춘복 대표는 “모든 약재는 마음먹기 나름이다. 산양삼이 몸에 좋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좋은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안 좋을 수밖에 없다”면서 “생으로 먹을 때도 음식에 넣어 먹을 때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게르마늄 성분이 뛰어난 우리들농장의 산양삼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