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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으로 써내려간 열정의 발자취’ 삶의 멋과 맛을 전한다
2010년 01월 06일 (수) 16:22:35 허정원 기자 ka6161@newsmaker.or.kr

붓글씨는 쓰는 이의 정신과 됨됨이를 그대로 담아낸다. 글씨가 곧 쓰는 이의 인격이자 거울이라는 것이다. 역사를 거슬러 도산 안창호 선생의 글씨를 보면, 반듯하지는 않지만 굉장한 힘을 가진 서체로 그 속에 담긴 그의 정신은 지금까지도 수많은 후세들의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본지에서는 이처럼 우리 선조들의 향수를 머금은 묵과 붓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인물이 있어 발길을 옮겼다. 붓글씨에 대한 열정만큼이나 어려운 이들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단촌 김열한 선생. 옷깃을 여미게 하는 추운 날씨에 언 몸과 마음을 은은한 묵 향으로 단번에 씻어내는 그의 서재에서 첫 만남을 시작했다.

붓글씨는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닌, 몸으로 익히는 것
   
▲ 단촌 김열한 서예가
단촌 김열한 선생과의 첫 만남은 따뜻한 차 한잔과 기자를 맞이하는 환한 웃음으로 시작됐다. 붓글씨를 쓰는 사람은 악한 이도, 거짓된 이도 없다는 말을 여지없이 보여주듯, 자신보다 훌륭한 분들이 많다며 겸손함이 먼저인 그와의 인터뷰는 서예로 맺어진 오랜 벗을 만난 듯 편안했다. 각종 서체에 관련된 자료와 저서들 그리고 벽에 걸린 그의 작품들이 쉰을 넘은 늦은 나이에 서예에 입문한 단촌 선생의 열정과 그간의 노력을 한눈에 가늠하게 한다. “붓글씨는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익혀야만 되는 것입니다. 그만큼 집념이 없으면 안 되는 것이죠. 다양한 서적과 자료를 보면서 많이 연구하고 공부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것을 이해했다 하더라도 내 몸이 그것을 받아들이고 익숙해질 때까지 글을 쓰고 또 쓰고 무던히 연습하는 길 밖에 없더라구요.”
붓글씨를 쓰는 이는 글씨를 통해 자신의 전부를 보여준다는 말과 같이, 붓과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되기 위해 쉼 없이 연습을 거친 단촌 선생은 지난 8월 한국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에서 주최하는 ‘2009 통일기원 부채예술대전’에서 당당히 초대작가상을 수상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여전히 서체연구와 글쓰기 연습을 쉬지 않는다. 사실 단촌 선생이 서예에 대한 갈망을 키워온 것은 아주 오래 전이다. 경북 안동 김씨 가문에서 태어나 선조들의 곧은 정신과 이를 담아낸 붓글씨를 보고자란 그는 어린 시절 할머니 등에 업혀 다니던 시절부터 서원을 따라다니며 서예에 대한 애정과 그에 따른 남다른 꿈도 키워왔다. 고향을 떠나 생계를 이어나가며 서예에 매진할만한 여유를 찾지 못한 채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그는 한시도 서예에 대한 꿈과 갈망을 잊지 않았다고. 늦은 서예의 입문이 어찌보면 그를 더 강하게 만들었을 지도 모른다. “남들보다 뒤쳐진 출발점에 섰지만,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더 많이 연습해야 한다는 한다는 의지가 컸어요.”라는 단촌 선생은 속도를 뛰어넘는 능력을 가지기 위해 강한 집념으로 잠자는 시간을 쪼개가며 연습을 거듭했다.
   

묵 향에 취해 제2의 인생을 열다
활발한 작품 활동뿐 아니라, 한국 전통예술진흥협회 중앙이사, 한국미술협회 전통문화 보존위원회 이사로 재직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그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단촌 선생의 작품을 보면 온화하고 부드러운 그의 성품과는 달리, 강인하면서도 힘찬 느낌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한 획 한 획 정성이 가득하면서도 거침없이 뻗어있는 서체. 그러면서도 그 속에는 생동감과 부드러움까지 담고 있어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청나라의 서가 등석여[鄧石如]의 예서체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단촌 선생의 서체는 등석여의 서체와 그가 가진 개성의 조화를 한 눈에 보여준다. 어느 한 쪽이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는 절제미를 가지면서도 완벽히 자신만의 서체로 재탄생 시켰다. 그가 말하는 예서체는 마치 시골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이 지게를 지고 있는 듯한 힘찬 느낌을 가짐과 동시에 투박하면서도 아름답고, 밀면서도 당기는 듯한 아이러니의 묘미다. 이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자 하기에 그의 글씨를 보고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들다는 생각도 든다. 강하면서도 부드럽고 정성스러우면서도 거침없다는 느낌을 표현하기에는 말보다는 직접 작품을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감히 기자가 표현하고자 한다면, 온화하고 부드러운 단촌 선생의 성품과 목표를 향해 끝없이 나아가는 그의 집념이 한데 어우러져 작품에 담겨있다는 말이 맞을 듯싶다. “글씨를 쓰면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것 같습니다. 묵 향을 맡으면 그 어떤 힘든 일과 피로도 단번에 가시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행복까지 느낄 수 있으니 이처럼 복 받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라며 환한 웃음을 보이는 단촌 선생은 붓글씨가 선사하는 행복함에 감사하며 이를 물질적 이익보다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쓰고싶다는 뜻을 밝혔다.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든 글씨 한자 한자를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으로 그리고 희망으로 전하고 싶다는 것이다. 얼마 전 농업 관련 바자회에 참여해 뜻 깊은 시간을 보낸 그는 앞으로도 글씨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고된 연습과 늦은 공부로 꿈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적지 않았을 터. 단촌 선생은 그의 꿈을 실현시켜준 것은 다름 아닌 가족이라고 말한다. 늦은 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그의 서재에서 자신보다 더 안타까워하던 가족들의 응원과 지지가 지금의 ‘단촌 김열한 선생’을 만든 원동력이라고. 그의 책상에는 색다른 글씨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한 기왓장이 올려져 있다. 그리고 오늘도 그는 묵 향기에 취해 붓을 잡는다. 강한 집념과 열정으로 이룬 꿈 그리고 자신을 지켜주는 가족. 그것이 그가 붓 잡고 먹 갈고 나눔을 멈추지 않는 이유다. 선지에 묵향 물들듯 스며드는 단촌 김열한 선생의 삶의 맛과 멋이 많은 이들의 가슴에 희망으로 그리고 감동으로 스며들 것으로 기대된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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