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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않고 태어난 인생은 없다
2021년 03월 07일 (일) 22:51:15 이은주 밝은 성 연구소 원장 webmaster@newsmaker.or.kr

                                                          이은주 한의사 / 생태주의 건강 성생활

노인들에게 멋진 것은 난로와 부르고뉴산(産) 적포도주,/ 그리고 마지막에 편안한 죽음…/ 그러나 아직 오늘은 말고, 먼 훗날!’
생애 후반에 절반 이상을 이웃나라 스위스에서 보냈던 헤르만 헤세가 노년의 일기에 적어놓은 짧은 시구다. 쌀쌀한 기온을 달랠 수 있는 난로 하나, 멀리 노을을 바라보며 간단한 식사와 함께 마실 수 있는 반주 한 잔. 이 평화로운 저녁이야 말로 누구나 바랄만한 노년의 정경이 아닐까. 그리고 마지막에 편안한 죽음까지 약속된다면 그 이상의 축복이 없을 것이다.
여기에 헤세가 던진 재치 있는 한 마디 부연은 슬며시 미소를 머금게 한다. “그러나 오늘은 말고, 먼 훗날!”이라고.
‘끝이 좋아야 다 좋다’는 말처럼, 인생의 대미를 편안하게, 그리고 품위 있게 맞이하고 싶은 건 좋지만, 기왕이면 그 날이 하루라도 더 멀기를 바란다는 건 또 누구에게나 솔직하고 본능적인 소망일 것이다.

유난히 삶과 죽음에 대하여, 인류문명의 현주소에 대하여 곱씹어보게 만드는 한 해가 지나갔다. Covid-19로 명명된 신종바이러스가 처음 알려진 이후 지난 15개월 사이 발생한 감염자 수는 공식 집계로만 1억1천만 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2백50만을 헤아린다. 의료 통계가 미치지 못하는 지역에서 더 많은 사람이 같은 이유로 죽어갔을 것이다. 
긴급한 백신 개발 등으로 코로나 사태는 곧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만, 이 사태는 인류에게, 그리고 인간 개개인에게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인류는 이러한 계기를 통하여 새로운 차원으로 삶의 방향과 목표를 바꾸며 지금까지 발전해 왔다. 그러나 이것은 거시적인 차원이 이야기고, 개개인에게 보다 직접적인 과제는 이 충격(현실의 문제거나 의식과 관념상의 문제거나)으로부터 벗어나거나 당장 해소하는 문제일 것이다.
개인들이 받고 있는 문제 가운데 두드러진 것은 우울증(일명 ‘코로나블루’)이다. 사태가 보다 심각하거나 방역 통제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에 따라 지역(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영향이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초기에 방역통제를 거의 하지 않다가 뒤늦게 확진과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일본의 경우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6월 이후 특히 여성자살자 수가 급격히 늘어 10월에는 1년 전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났다. 일본 정부는 부랴부랴 ‘고독/고립 담당 장관’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3년 전 영국이 ‘고독 담당 장관’직을 신설한 이래 세계에서 두 번째다.
지난 11월 워싱턴포스트를 보면 팬데믹 이후 미국인들의 우울 성향도 크게 늘어났다. 그해 여름의 연방질병통제센터의 조사에서 자살을 생각해보았다는 사람이 이전 2년 전 4.3%에 비해 3배 가까운 11.0%로 늘어났고, 특히 20세 전후의 젊은 층에서는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통계가 아니더라도 과거 세계적 팬데믹 이후의 예를 보면, 질병에 의한 직접 사망 외에도 사회적 불안과 경제적 곤란, 고립감, 기회의 감소, 가정폭력 등 복합적 원인들은 개인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중시킨 경향이 뚜렷했다.
우리는 코로나뿐 아니라 여기서 파생된 ‘코로나블루’에도 맞서야 한다. 개인과 사회가 함께 감당해야 할 몫이다. 이 사태는 결국 지나갈 것이고, 이후에는 전과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예전에 고민하던 취업이나 생계유지 등의 문제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소되거나 해결될 가능성도 있다. 이것을 지켜보며 새로운 방식으로 적응할 준비를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팬데믹을 계기로 향후 노동의 방식이나 기업들의 채용패턴이 달라질 수 있고, 기본소득과 같이 나라별로 생계나 복지정책의 근간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러니 개인들로서는 뜻하지 않은 팬데믹 사태로 미루어진 꿈을 이후에도 그대로 이루려고만 애쓰기보다, 이 사태 이후에 변화될 새로운 사회를 예측해보고 그에 맞는 새로운 목표를 세워보는 것이다. 혹 그동안 부진했더라도 이를 만회하고 남는 새로운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 <주역>의 핵심 원리다. 한자말은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지만, 이렇게 해석이 가능하다. “막히면 바꿔보라, 바꾸면 통하리라. 통한 즉 오래 가리라.”
이 세상에 초대받지 않고 온 생명은 하나도 없다. ‘내가 존재할 이유가 있는가’라는 생각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대자연의 섭리와 운명 앞에서 ‘불청객’으로 잘못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식으로 초대를 받고 태어난 이상, 누구에게나 자기 뜻대로 살아볼 권리가 있고, 주어진 역할이 있게 마련이다. 만약 그것을 느끼지 못한다면 아직 스스로 찾지 못했을 뿐이다. 손발이 묶인(?) 팬데믹 통제기간을 오히려 내일을 준비하는 적극적인 기회로 활용하는 사람들에게 ‘코로나 이후’는 탄탄대로를 준비해두고 있음을 이해하자. NM
[대화당한의원 원장, 한국밝은성연구소장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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