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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회복의 원년이어라
2021년 02월 06일 (토) 01:30:45 이은주 밝은 성 연구소 원장 webmaster@newsmaker.or.kr

우리가 흔히 쓰는 말 가운데 ‘바로잡는다’는 말이 있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바로잡자’고 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잡는다는 것은 제자리를 벗어난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방 안에서 제자리에 정돈되어 있지 않은 것들이 많으면 방이 어지럽고 혼란스러워지듯이, 한 집단이나 사회에서도 제자리를 벗어난 것이 많으면 어지럽고 혼란스러워진다. 어지러운 것들을 바로잡아야 비로소 피곤하지 않고 평화로운 정돈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요즘 세상에 ‘바로잡자’는 말이 많이 회자되는 것을 보면, 사람들은 지금 시대에 제자리를 벗어난 일이 그렇지 않은 일보다 많다고 느끼는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바로잡기’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잘못되어 있다는 건 알겠는데 어떻게 바로잡아야 하는지는 모르겠다’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 이유는 무얼까. 제자리를 벗어난 것들을 치우려고는 하는데 그것의 본래 ‘제자리’가 어디인지, 어떻게 놓여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는 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본래 우리가 있어야 할 ‘정상 상태’가 무엇이었는지를 알지 못하고는 바로잡기가 막연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는 인류문명이 무언가 정상을 벗어난 것이 바탕에 깔린 원인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 일상이 예전처럼 정상을 회복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어쩌면 이 문제에 우리 스스로가 응답을 하는 게 코로나 이후의 회복을 위한 노력에 우선되어야 할 과제인지도 모른다.

코로나-19가 오기 직전의 상태는 정상상태였다고 답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보다 몇 년 전? 혹은 몇십년 전이나 몇백년 전? 그 어느 시점을 회복기준으로 삼아도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것은 바이러스에 걸린 컴퓨터를 정상상태로 복구하고자 할 때 ‘복원 시점’을 설정하는 것이나 유사하다. 하지만 잠시도 끊어지지 않고 인과관계로 이어져가는 인간의 일상을 어느 시점으로 되돌린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 일이다.
어차피 ‘정상’의 기준은 상대적이거나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자연은 어느 수준으로, 인구밀도는 어느 수준으로, 소비형태나 양은 어느 수준으로, 의식주의 형태는 어느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 이상적인 ‘회복’일까. ‘회복’의 기준을 우리는 어느 시점 정도의 수준으로 잡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정치적 사회적 합의나 제안이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여기서 그것을 논할 것은 아니고, 원론적인 방향성만 잠시 생각해보고 싶다. 생태주의 관점에서 생각할 때 문명을 회복하는 최종적인 목표는 ‘자연스러움’이다. 물은 중력을 따라 흐르고 바람은 기압의 고저를 따라 형성된다. 자연이 작동하는 원리는 일일이 말로 설명하자면 복잡하지만 원리의 핵심은 단순하다.
본래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은 스스로가 모든 것을 해결한다. 인간의 도움을 받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가만 버려두면 스스로 나고 자라고 마르고 젖으며 비면 채우고 가득 차서 넘치면 다시 비워진다.
‘하늘과 땅이 비록 크다고 하나 그 조화는 고르고, 만물의 종류가 많다고는 하나 그 다스림은 하나에 의한 것이며… (<莊子> 천지편).’ 장자는 그 하나의 원리를 도(道)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과학자들이 말하는 다양한 법칙이며 원리들이 모두 도에 속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실 인간이 자연을 탐구하고 원리를 추구하는 것은 자연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 스스로를 위해서다. 인간 문명이 자연의 힘을 빌어 우리 스스로의 삶을 보다 편안하게 하려는 것이며, 그로 인해 자연은 자연스러워지는 것이 아니라 부자연스럽게 된다. 자연에 상처를 입히면서 인간의 욕구를 채우는 것이다. 다만 자연의 힘은 강력하므로, 인간이나 다른 짐승들의 가해를 능히 감당해왔을 뿐이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을 위한 이용/개발 행위가 지나쳤다. 코로나-19가 앞장서 가져온 잠시 동안의 고통을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문명을 반성하고 돌아보는 계기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마땅히 되돌아서야 한다.
막연하게 ‘그래야겠지’가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으로 돌아서야 한다. 2021년이 그 원년이 될 것이다.
이 자연 시스템의 복구시점을 어느 수준으로 정할 것인가. 국가적으로, 세계적으로, 그리고 각 지역 공동체 차원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일어나기를 바래본다.
[이은주 대화당한의원, 한국 밝은 성 연구소 원장]

▲ 이은주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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