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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라임 전·현직 CEO에 중징계 내려
옵티머스 사건에서도 책임 소재에 영향 줄 듯
2021년 01월 04일 (월) 00:37:10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판매 증권사의 전·현직 최고경영자(CEO)에게 중징계를 내린 가운데 이번 제재가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사건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만약 옵티머스 펀드 판매 과정에서 판매사가 가담했거나 이를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상품을 판매한 정황 등이 드러나면 라임과 비슷한 수준의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정미 기자 haiyap@

지난해 11월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라임 펀드 증권사에 대한 세 번째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열고 증권사 전·현직 CEO에게 직무정지·문책경고 등 중징계 처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현 금융투자협회장),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전 대표, 윤경은 KB증권 전 대표에게는 중징계인 ‘직무정지’가 내려졌다. 또 박정림 KB증권 현 각자대표는 ‘문책경고’, 김성현 KB증권 현 각자대표와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전 대표는 ‘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옵티머스 사건, 판매사 불완전판매 의혹 커져
그간 금감원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증권사 대표에게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대규모 손실 사태를 초래했고, 라임 펀드들이 부실화된 상황을 알고서도 판매를 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며 이들에 대한 중징계를 주장해왔다. 반면 증권사들은 라임 펀드 부실은 주로 운용사의 책임이고 대표이사가 모든 사안을 다 알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반론을 펼쳤다. 앞서 증권사 대표 30여 명은 “제재의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며 금감원에 탄원서를 재기도 했다. 하지만 제재심은 라임 펀드의 부실을 인지한 판매사들이 이를 고의적으로 은폐하고 투자자들에게 펀드를 판매했다고 판단하는 등 금감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 인해 옵티머스 사태에서도 판매사들의 책임 문제를 두고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까지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들은 투자금 불법 운용 등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검찰 수사가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은 만큼 속단은 어려운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옵티머스 펀드의 자산 부실을 사전에 인지했느냐 아니냐도 중요하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는 아무리 합당한 이유가 있더라도 증권사가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제재심이 금감원장의 자문 기구인 만큼 아무래도 증권사에 책임을 모두 넘기려는 금감원 내부 기조를 따라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옵티머스도 라임처럼 금감원의 제재심이 열릴 경우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판매사들은 금융당국이 옵티머스 사태의 책임을 모두 금융회사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금감원은 판매사와 운용사, 수탁사 등에 책임이 크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판매사의 불완전판매 의혹이 커지고 있고 시민단체들 역시 증권사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등 금융회사를 향한 책임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모양새다. 다만 검찰 수사에 따라 옵티머스 사태의 책임 소재가 가려질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금감원과 증권사 모두 검찰 수사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충분히 진행된 상태에서 함께 보폭을 맞추고 협조하면서 향후 대응 및 조치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당장 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제재심을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한편 옵티머스 펀드 판매액은 NH투자증권이 4778억원(85.86%)으로 가장 많고 ▲한국투자증권 577억원(10.37%) ▲케이프투자증권 146억원(2.63%) ▲대신증권 45억원(0.81%) ▲한화투자증권 19억원(0.34%) 등이다.

라임자산운용, 금융업계서 퇴출
이른바 ‘라임 사태’로 투자자들에게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피해를 유발한 라임자산운용이 금융업계에서 퇴출된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는 판매사들이 설립한 가교운용사 웰브릿지자산운용으로 이관돼 자산 회수 극대화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12월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정례회의에서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금융투자업 등록을 취소했다. 징계로는 최고 수준의 제재다. 이어 9억5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원봉준 대표와 이종필 전 부사장 등 임직원에 대해서는 직무정지 및 해임조치를 내렸다. 라임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215개 펀드는 라임펀드 판매사들이 공동 설립한 웰브릿지자산운용으로 인계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부터 11월 초까지 펀드 이관 필요성 등을 투자자들에게 사전 안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라임 펀드를 이관 받는 웰브릿지자산운용은 자산 회수 극대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금융당국 역시 현재 투자자 피해 회복을 위한 분쟁조정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금융위의 등록 취소 결정은 지난해 7월 라임자산운용을 둘러싼 불법 펀드 거래 의혹이 처음으로 불거진 지 약 1년5개월 만이다. 라임자산운용은 한때 헤지펀드(사모펀드) 업계 1위로 6조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기도 했다.

라임 사태는 지난해 10월 라임자산운용이 편입자산의 건전성에 문제가 생겼다는 발표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당시 라임 측은 편입자산을 최대한 빨리 정상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금융감독원 및 검찰 감독 결과 다수의 불법 행위 및 부적절한 펀드 운용의 사기극이 드러났다. 금융당국의 피해자 구제 절차에 따라 지난 6월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 플루토 TF-1호와 관련해 투자원금 전액 배상 결정이 내려졌다. 금감원은 이어 손해 미확정 펀드에 대해서도 분쟁조정을 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KB증권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타 판매사로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의 제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투자자들에게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혔음에도 고작 과태료 9억5000억원의 퇴출 조치는 솜방망이 처벌 아니냐는 의견과 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수사 진행 여부 및 금감원의 존재 이유에 대한 지적 역시 나왔다. 금융위는 이번 등록 취소 이후 “법원의 청산인 선임 시까지 금감원 상주검사역을 유지하고 향후 청산상황도 면밀히 감독할 예정”이라며 “웰브릿지자산운용으로 인계된 펀드가 법령에 따라 적합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김봉현 전 회장의 공판 일정 연기
1조6천억원대 환매 중지 사태를 일으킨 라임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담당 재판부 교체를 요청하면서 공판 일정이 미뤄졌다. 지난해 12월11일 법원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전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에 대한 기피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던 속행 공판이 일단 연기됐다. 법원은 김 전 회장의 기피 신청 사건을 같은 법원의 다른 재판부에 맡겨 심리하게 할지 여부를 논의 중이다. 기피 신청이 소송 지연을 위한 것으로 명백히 판단되는 경우에는 다른 재판부의 심사 없이 기존 재판부가 신청을 기각할 수 있다. 법원은 기피 신청에 대한 인용 여부를 심리한 뒤 공판 기일을 다시 지정할 방침이다. 다만 기피신청이 기각될 경우에도 김 전 회장이 항고와 재항고를 할 수 있어 재판 일정 차질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앞서 김 전 회장은 법원에 전자장치 부착 조건부 보석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심리 끝에 도망의 염려가 있다면서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김 전 회장은 전날 보석 기각과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항고장을 법원에 내면서 담당 재판부에 대한 기피신청서도 함께 제출했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과 향군상조회 등 자금을 빼돌리고, 전직 청와대 행정관에게 로비해 라임 관련 금융감독원 검사 자료를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검사 술 접대’ 의혹과 관련해 김영란법(부정청탁과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추가로 기소됐다. 한편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로비 의혹을 받는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구속됐다. 이날 새벽 3시 10분께 서울남부지법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윤 전 고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도망과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윤 전 고검장은 2018년 4월 라임 펀드 판매사인 우리은행이 펀드 판매를 중단하자 우리은행 로비 명목으로 라임이 투자한 회사로부터 2억 원 상당의 로비 자금을 수수했다.

라임 사태 핵심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지난해 10월 ‘옥중 입장문’을 통해 우리은행 행장 등을 대상으로 로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 로비를 위해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 변호사(에게) 수억 지급 후 실제 이종필(전 라임 부사장)과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 등(에 대한) 로비(가) 이루어졌다”며 “(검찰과) 면담 시 얘기했음에도 수사 진행이 안 됨”이라고 언급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주장을 바탕으로 지난해 11월4일 우리금융그룹과 윤 전 고검장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후 윤 전 고검장에 대해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고검장은 12월1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해 “(라임 투자회사로부터 받은 돈은) 정상적인 자문계약을 체결해 법률 자문료로 받은 것이고 정상적인 법률 사무를 처리한 것이다”며 “김봉현 회장과는 본 적도 없고 모르는 사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해 금융투자업계 민원건수 전년보다 80.5% 증가
지난 12월9일 금융감독원은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으로 2020년 3·4분기까지 금융투자업계의 민원 건수는 5708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80.5%(2546건)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자산운용회사의 민원 건수가 456건으로 2019년 동기보다 570%나 폭등했다. 같은 기간 선물회사와 증권회사의 민원 건수는 각각 47건, 1758건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95.8%, 92.5% 씩 늘어났다. 금감원은 사모펀드 관련 판매사와 WTI원유선물 연계상품 대상 민원으로 인해 증권회사의 펀드와 파생 민원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 3·4분기까지 금융민원 전체 접수 건수는 6만8917건으로 전년 동기(6만1052건)보다 12.9% 늘었다. 업권별 증가율로는 금융투자업계가 80.5%로 가장 높았고, 은행(23.5%), 생명보험(7.7%), 손해보험(7%), 중소서민금융(6.4%)가 뒤를 이었다.

금감원은 은행에서 아파트 분양자들의 시세 재감정 요구, 중도금대출금리 불만 민원 등 등 대출거래 민원과 사모펀드 관련 민원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 생명보험에서는 상품설명 불충분 등을 주장하는 보험모집 유형 민원이 전년 동기 대비 25.8%로 가장 크게 늘었으며, 손해보험에서는 보험금지급과 산정이 43.8%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전체 민원 가운데 업권별 차지하는 비중은 손보(35.2%)가 가장 높았고, 생보(23.7%), 중소서민(19.4%), 은행(13.4%), 금융투자(8.3%) 순이었다. 한편 지난 2019년 3·4분기까지 처리된 금융 민원 건수는 6만5004건으로 전년 동기(5만9362건)보다 9.5%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해 미확정 사모펀드에 대해 사후정산방식에 의한 분쟁조정을 추진하는 등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해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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