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1.10.19 화 15:54 전체기사 l 기사쓰기 l 자유게시판 l 기사제보 l 구독신청 l 광고안내 l 회사소개
> 뉴스 > 국제·통일
     
탈레반의 잇단 테러로 긴장 고조되는 파키스탄
무장세력에 승리하기 쉽지 않을 듯 보여
2009년 12월 07일 (월) 15:46:46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최근 파키스탄은 탈레반의 잇단 테러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월 2일 오전 수도 이슬라마바드 인근 군사도시 라왈핀디의 은행 앞에서 오토바이를 탄 괴한의 자살폭탄테러로 최소 34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부상했다. 불과 몇 시간 뒤 동부 라호르시 교외의 경찰 검문소에서 자동차를 이용한 폭탄테러가 발생, 최소 15명이 부상했다.
   
 

탈레반의 폭탄테러는 파키스탄 정부군이 파키스탄탈레반운동(TTP)의 핵심 거점인 연방직할부족지역(FATA) 내 와지리스탄에 대한 공세에 착수한 뒤 잇따라 발생했다. 정부군은 지난 10월 17일 3만여명의 병력을 투입, TTP의 새 최고지도자 하키물라 마흐수드의 고향인 코트카이 등을 점령했다. 이어 지난 11월 2일에는 다른 거점도시인 카니구람도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300여명의 무장세력이 사살당했고 정부군 전사자도 3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앞서 하키물라 마흐수드도 자신의 전임자를 사망케 한 무인기 공격에 대한 복수를 천명하면서 정부측에 테러 공세를 예고한 바 있다.

‘미니 국가’로 번성하고 있는 탈레반
   
 
무장단체 탈레반의 확장세가 무섭다.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 산악지대에 근거를 둔 탈레반은 최근 파키스탄 군경에 정면 도전을 시작한 데 이어 국경 너머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탈레반 제국’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0월 19일 타임스에 따르면 파키스탄 탈레반(TTP)은 남와지리스탄주 3300㎢ 지역과 주민 25만명을 장악하고 있다. 탈레반 요원 1만명이 해외파 무장세력 약 2000명과 합세해 ‘그들만의 제국’을 건립하고 있다. 파키스탄군이 2004, 2008년 이 지역에서 탈레반 소탕전을 벌였지만 모두 실패했다. 당시 수세에 몰린 정부군은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맺으며 그들의 집권만 공고히 해줬다. 이 지역에서 전투력과 정치력을 키운 탈레반은 이제 정규군과 경찰에 공격을 퍼부으며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탈레반 요원이 지난 10월 10일 라왈핀디 군사령부에 난입해 22명이 숨졌고, 15일에는 라호르 연방수사국을 습격해 28명이 숨졌다. 지난 9월 아프간 카불에서는 이들의 자폭테러로 정보부 차장 등 23명이 숨졌다. 특히 18일 이란 동남부에서 혁명수비대 육군 부사령관 등 40여명을 희생시킨 폭탄테러도 탈레반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테러 직후 이란·파키스탄 접경지의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준달라’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로이터통신은 “준달라가 탈레반과 연계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언론도 “준달라 지도자 압도말렉 리기가 탈레반과 각별한 관계”라고 전했다. 국제사회는 이란과 같이 국가 보안이 탄탄한 나라에까지 탈레반의 테러 손길이 뻗친 사실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가 이날 뒤늦게 남와지리스탄 탈레반을 상대로 대규모 소탕전에 나섰지만 성과는 미지수다. 앞서 두 차례 소탕전이 실패로 끝난 데다 최근 기세가 오른 탈레반이 강력한 저항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부군 측은 “24시간 동안 탈레반 요원 60명을 사살했다”고 성과를 밝혔지만, 현지 주민들은 “탈레반이 정부군을 공격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아프간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뉴욕타임스 데이비드 로드 기자는 최근 탈레반이 ‘미니 국가’로 번성하고 있다고 실상을 전했다. 그는 18일자 지면에 게재한 피랍기에서 “2001년 미국 공격에도 탈레반 정부는 건재하다”면서 “탈레반은 이슬람 세계 전반에 걸친 근본주의 국가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남와지리스탄 지역의 파키스탄 정부 초소는 버려져 있었고 탈레반의 검문소가 이를 대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세력간 불꽃 튀는 무력충돌
파키스탄 정부군이 자국 내 탈레반 무장세력들의 핵심근거지 소탕작전에 나서면서 두 세력 간에 무력충돌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알카에다의 2인자 알-자와히리는 10월 13일 이슬람 극단주의자 웹사이트에 올린 26분짜리 동영상을 통해 “파키스탄 정부군의 탈레반 공격은 자국민은 물론 전 이슬람 세계에 맞서는 행위”라고 밝히고 “결국 파키스탄군의 그런 결정은 이슬람권과 이슬람교도를 상대로 한 십자군 전쟁의 도구로 전락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 13일 레만 말리크 파키스탄 내무부 장관이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사무소 테러 희생자 추모식에 참석해 “파키스탄 지도부가 와지리스탄(파키스탄내 탈레반 핵심근거지로 추정)에 대한 공격 작전을 펴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이후의 일이다. 알-자와히리는 동영상에서 “‘십자군의 꼭두각시’로 전락한 파키스탄 군은 ‘신’의 뜻에 따라 죽음과 파멸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파키스탄의 무슬림들은 모두 무자헤딘을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말리크 장관의 말을 뒷받침 하듯 파키스탄 공군은 지난 10월 12일 와지리스탄 인근 바자우르에 공습을 단행한 것은 물론 남와지리스탄에도 전투기를 동원해 대규모 폭격을 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리에 따르면 그날 공습의 표적은 ‘무장세력의 은신처와 친탈레반 성향의 부족 원로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일 폭격으로 파슈툰족 지도자 2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파키스탄 군이 적극적으로 탈레반 소탕작전에 나서게 된 배경엔 탈레반이 파키스탄 정부군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수도 이슬라마바드 인근 라왈핀디에 위치한 육군 사령부를 습격한 데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10일 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흰색 승합차를 타고 파키스탄 육군사령부에 들이닥쳐 파키스탄 당국과 치열한 교전을 벌이다 괴한 4명이 사살됐고 인질극을 벌이던 우두머리가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날 육군 사령부를 급습한 무장세력의 ‘대담한’ 공격은 한 주일 동안 세 번째 일어난 공격으로 레만 말리크 내무부 장관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실 테러와 페샤와르 차량 폭탄테러와 마찬가지로 이번 공격의 배후에도 파키스탄탈레반운동(TTP)이 있다”고 단언했다. 무장 괴한들이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인근 라왈핀디에 위치한 육군 사령부를 습격한 시간은 10일 오전 정오께다. 이들은 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하고 흰색 승합차로 파키스탄 육군사령부를 급습했다. 이때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면서 괴한 4명이 사살됐다. 하지만 상황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군 당국의 상황종료 발표가 나간지 한 시간 뒤 다시 청사 내에서 총성이 울렸고, 곧 군 당국의 발표와 달리 군 사령부에 침입한 괴한은 이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살된 4명 외에 3~5명의 잔당들이 청사 내 군 정보기관 건물인 ‘안보 사무실’로 들어가는데 성공, 다수의 보안군 병사들과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고 정부군과 대치를 시작한 것이다. 정부군은 곧 특수부대원들을 투입해 인질 구출작전에 나섰다. 정부군 대변인인 아타르 압바스 소장은 “작전 과정에서 특수부대원 2명이 죽고 괴한들이 불을 질러 3명의 인질이 사망했지만, 민간인 5명을 포함한 나머지 30명은 무사히 구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투입된 특수부대는 인질극이 시작된 지 18시간 만인 11일 오전 6시에 건물 안으로 들어가 인질들을 구출하는데 성공했지만 나머지 잔당들을 소탕하느라 시간이 다소 지연됐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대변인 압바스 소장은 “무장괴한들의 대장 격인 우스만드를 현장에서 체포했지만 체포되기 직전 자폭을 시도해 부상한 상태”라고 말했다.
   
 

클린턴 방문 3시간 만에 파키스탄 올 최악의 테러
지난 10월 28일에는 힐러리 클린턴(Clinton) 미국 국무장관이 파키스탄에 도착한 지 3시간 뒤,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차로 90분 거리인 북서변경주 최대 도시에서 최악의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AFP통신은 이날 북서변경주 주도 페샤와르의 가장 번화한 시장 마에나 바자르(시장)에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101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사람들로 붐비는 좁은 시장 골목에서 0.3t이 넘는 고성능 폭탄이 터지면서 건물이 무너지고 불이 번져 시장통은 아비규환의 생지옥으로 변했다. 현지 의사는 뉴욕타임스(NYT)에 “사상자 대다수가 장을 보러 나왔던 여성과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구출 과정에서 건물이 추가로 붕괴하며 사상자가 더 늘어났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테러는 2007년 말 베나지르 부토(Bhutto) 전 총리를 맞는 환영 군중 속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당시 140여 명이 숨진 이후 최악의 테러였다. 현지 당국자인 아잠 칸(Khan)은 “테러범들은 우리 시 경찰의 3중 검문 체제를 간단히 뚫고 침투했다. 현재 페샤와르 경찰의 능력으론 테러범들의 침투를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직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조직은 나타나지 않았으나, 외신들은 이날 테러 공격의 배후로 ‘파키스탄 탈레반(TTP)’을 지목했다. TTP 조직원 1만여명은 거점 지역인 남와지리스탄에서 정부군 3만명과 11일째 대규모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군은 “현재까지 TTP 조직원 264명, 정부군 군인 33명이 전사했다”고 밝혔다. 국방 분석가인 메무드 샤(Shah)는 현지 GEO TV에 “반군들은 정부를 뒤흔들고 국민 사이에 공포를 퍼뜨리길 원한다”며 “탈레반 소탕 작전이 계속되는 한 이런 식의 테러 공격도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현지 기자회견에서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이런 식의 테러는 비열하고 비겁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파키스탄의 낙후된 전력 기반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1억2500만달러의 원조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28일 폭탄 테러가 발생한 페샤와르에선 지난 9일에도 카이버 바자르(시장) 폭탄 테러로 49명이, 16일 경찰서 폭탄 테러로 11명이 숨졌다. 페샤와르 거리의 테러는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씨앗을 뿌렸다. 인구 200만명의 페샤와르는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에서 가까운 최대 도시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파키스탄 정부는 페샤와르를 통해 수많은 아프가니스탄 무자헤딘(이슬람 전사)들의 대소(對蘇) 항쟁을 지원했다. 소련 역시 페샤와르에서 발생하는 폭발 테러를 배후에서 지원·조종했다. 2001년 9·11테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발발 이후에 결성된 ‘파키스탄 탈레반(TTP)’ 조직도 처음엔 민간인을 겨냥한 테러는 자제했다. 하지만 최근 파키스탄 정부군이 TTP의 거점 지역인 남와지리스탄을 집중 공격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파키스탄 내 핵무기 보관 시설도 안전 보장 못해
파키스탄군 최고사령부가 탈레반의 공격으로 일부 점거된 사건으로 파키스탄 내 핵무기 보관 시설도 안전하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인근 라왈핀디에 위치한 육군 사령부 청사에 무장 반군이 침입해 벌인 인질극을 계기로 핵보유국 파키스탄의 핵 시설에 대한 안전성을 두고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파키스탄은 탈레반을 비롯한 다른 무장 세력들로부터 핵무기를 지키기 위해 탄두와 뇌관, 미사일 등을 각기 다른 장소에 보관하고 있으며 이 장소는 철저한 신원조회를 거친 최고의 엘리트 군인들이 지키고 있다. 또 하루 수천여명의 사람과 차량이 드나들면서도 타국의 군사시설에 비해 보안이 상대적으로 허술했던 문제의 군 사령부와는 달리 핵시설에 대한 경비는 철저하며 이번에 인질극을 벌였던 반군 세력도 정작 사령부의 중심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파키스탄 핵무기의 안전성이 취약하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가장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는 반군에게 우호적인 과학자들이 핵 시설에 취직해 반군들에게 관련 정보를 넘겨주는 것이라면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런던 소재 민간연구기관 채텀하우스의 아시아 프로그램 담당 연구원인 게럿 프린스는 “탈레반이 어느 날 갑자기 핵 시설에 들이닥쳐 장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반군 관련자들이 서서히 핵시설에 침입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 파키스탄 안보 전문가인 션 그레고리 영국 브래드포드대 교수는 핵 시설을 지키는 군인들과 반군들과의 공모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과 영국 정부는 최근 일련의 사태에도 파키스탄의 핵무기가 탈레반의 손아귀에 들어갈 위험은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데이비드 밀리반드 영국 외무장관은 “파키스탄 핵 시설에 대한 위협이 공개적으로든 비공개적으로든” 드러난 증거가 없다고 못 박았고,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역시 “파키스탄 정부와 군의 핵무기 관리 능력에 신뢰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내부 관계자들에 의한 정보 유출 사례가 잇따랐고 정부의 핵 프로그램에 깊숙이 관여했던 A.Q. 칸 박사는 전 세계적 밀매 조직을 10여년 이상 운영하면서 9.11 테러 전에 오사마 빈 라덴과 직접 만나기도 했다.
   
 

미국의 대리전서 그들끼리 전쟁으로
파키스탄 정부군이 17일 북서부 남와지리스탄에 3만여 지상군을 투입하며 시작된 ‘대 탈레반 전쟁’은 지난 4일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의 새 지도자 하키물라 메수드가 미군과 파키스탄 정부를 향해 ‘수’를 천명할 때 이미 예고됐다. TTP는 복수를 앞세워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유엔 건물과 경찰서, 군사령부, 시장 등 곳곳에서 테러를 감행했고 격분한 파키스탄 정부는 눈이 내려 원정이 힘든 11월을 앞두고도 ‘전면전 카드’를 뽑아 들었다. 국경을 맞댄 아프가니스탄에서 흘러 들어온 탈레반들과 파키스탄은 왜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2001년 미국의 침공으로 아프간 탈레반 정권의 붕괴 이후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에 온 탈레반은 정부의 행정력이 닿지 않는 파키스탄 북서부 연방부족직할지역(FATA) 주민들 속에서 세력을 키워 TTP를 세웠다. FATA는 남와지리스탄 등 7개 소지역으로 구분된다. FATA에서 이들은 미군 등에 맞서 항전하고 있는 아프간 탈레반의 병참기지 역할에 나섰다. 물론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와도 연계돼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이들은 알 카에다로부터 군사교육과 함께 물량보급을 받는 등 서로 연계해 세력을 키운다”고 전하고 있다. TTP는 서방에 알려진 것과 달리 ‘작은 나라’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사회기반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7개월 동안 탈레반에 억류됐다 6월에 풀려난 뉴욕타임스 기자 데이비르 로드는 지난 10월 18일 NYT 보도에서 “탈레반은 파키스탄에서 번성하고 있으며 이들은 아프간보다 월등한 전기, 도로 시설 등을 갖췄다”고 전했다. 때문에 아프간에서 남은 탈레반 세력 및 알 카에다와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미국은 파키스탄 탈레반을 눈엣가시로 여길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파키스탄은 미군의 자국 영토내 작전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파키스탄 탈레반은 파키스탄 정부가 상대하고 있는 것이다. 반테러 공동전선을 펴고 있는 파키스탄에 미국이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미국의 종용으로 파키스탄은 탈레반과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최근에 시작된 전면전은 대리전이 아닌 탈레반의 복수전에서 비롯됐다. TTP가 파키스탄 정부에 복수를 다짐한 데에는 전 최고 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 등 탈레반 수뇌부들이 파키스탄 정부의 정보제공에 의해 미군의 표적 공격을 받아 사망한 사실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WP는 “파키스탄 정부의 정보 덕분에 미군의 정밀한 목표 공격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군이 마주한 1만 명 이상의 TTP 세력은 바이툴라의 뒤를 이은 20대 후반의 하키물라 메수드의 지령을 받는다. 시사 주간 타임에 따르면 파키스탄 육군사령부 공격 등 치밀했던 최근의 테러들은 모두 새 지도자 하키물라가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기 위해 세심히 공을 들인 결과물들이다. 아잠 타리크 TTP 대변인은 “이번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짜내겠다”고 다짐했다. 파키스탄 정부가 개전 후 첫 전투에서 60명 이상의 탈레반을 사살했다고 밝혔지만 곧 동절기로 접어들 북서지역에서의 싸움은 전망이 어둡다. 오직 평지에서 인도군을 상대로 한 전투를 예상해 훈련받아온 파키스탄군이 험난한 산악지역에서 알 카에다를 통해 게릴라전을 전수받은 탈레반과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남와지리스탄 일대는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로 추측되어 왔지만 지형지물이 험해 미군도 속수무책이었다. AP통신은 “미군 폭격에도 탈레반은 땅을 파고들어가 별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전했다.
   
 

탈레반, 탄탄한 재정 덕에 미국 공격에도 건재
“탈레반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며 큰 야망을 갖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이슬람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근본주의 국가를 세우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탈레반에 납치됐다 올 6월 탈출에 성공한 뉴욕 타임스(NYT) 데이비드 로드 기자의 탈레반에 대한 평가다. 로드 기자는 지난 10월 18일자(현지시간) NYT에 자신의 7개월간 피랍 생활을 게재했다. 그는 탈레반 사령관 인터뷰를 위해 아프가니스탄 카불 인근 로가르주에 갔다가 납치된 후 파키스탄의 탈레반 지역으로 끌려갔다. 피랍기에 따르면 2001년 미군의 대대적인 소탕작전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은 ‘미니 국가’를 이루며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프간 국경과 맞대고 있는 파키스탄의 와지리스탄 등 탈레반 거점지역에는 정부 초소 대신 탈레반 검문소가 들어서 있으며 도로와 전기 등 인프라 시설도 상대적으로 잘 갖춰져 있었다. 탈레반은 1994년 아프가니스탄에서 결성돼 96년부터 2001년까지 정권을 잡았다. 2001년 9·11 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를 보호하다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뒤 인접국인 파키스탄 등으로 숨어들었다. 탈레반이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의 공세에도 이처럼 건재한 것은 탄탄한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탈레반은 자금 조달을 위해 양귀비(아편) 재배 농가와 헤로인 밀매업자들로부터 돈을 강탈하고 있으며 민간 사업가들로부터도 보호비 명목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미 재무부의 데이비드 코언 대테러자금 담당 차관보는 “알카에다가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탈레반은 풍부한 돈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이 같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조직원 모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8월 와지리스탄에서 폭탄제조 기술을 배운 스웨덴·벨기에·프랑스 등 유럽 국적을 가진 이방인 12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WP는 예전에는 테러단체에 가입하려는 외국인들이 직접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을 찾았지만 최근에는 테러단체가 나서 지원자들을 적극 모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최대 고민은 탈레반과의 전쟁이 제2의 ‘베트남전’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최근 파키스탄 정부를 앞세워 탈레반 소탕작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파키스탄은 현재 정부군 3만 명을 동원해 탈레반의 핵심 거점인 와지리스탄 지역에 대해 전방위 공격을 퍼붓고 있지만 이에 맞서는 탈레반의 군사력도 만만찮다. 탈레반은 외국인 무장세력들의 합류로 1만2000명 이상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와지리스탄은 블랙홀과 같다. 이 지역에서 무장세력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지역정보가 필요한데 정부군이 이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파키스탄 정부는 2002년 이후 수차례 소탕작전을 폈지만 현재까지 2000명 이상의 사상자만 낸 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NM
 

장정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뉴스메이커(http://www.newsmaker.or.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뉴스메이커About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10-999 서울특별시 종로구 신문로1가 163 광화문오피시아빌딩 14층 뉴스메이커 | 전화 : 02-733-0006 | 팩스 : 02-733-0009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상호
뉴스메이커는 (주)뉴스메이커에서 발행하는 시사종합월간지로서 특정언론과는 전혀 무관한 완전한 자유 독립 언론입니다.
뉴스메이커를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뉴스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newsmak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