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움에 바탕을 둔 한국의 미가 세계문화의 중요한 한 축으로 주목되고 있는 오늘, 참다운 계승과 발전이 이루어져 더 나은 미래 문화유산으로 보존, 발전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윤담 기자 hyd@

모두가 미래를 바라보는 현시대에 과거 우리 전통 문화의 명맥을 이어나가기란 쉽지 않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재의 25%가 전승 단절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묵묵히 전통 문화 보존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 이병연 선생

목공예와 자수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예술세계 개척
영보공예의 추송 이병연 선생의 행보가 화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추송 선생은 서로 다른 분야의 전통 공예를 결합해 새로운 예술 세계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전통 공예의 맥을 이어가며 우리나라 공예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려 나가고 있는 추송 선생은 목공예와 자수를 접목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분야의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다. 명인 제 13-1123-22호로 등재된 그는 완성도 높은 뛰어난 작품들을 작업해왔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는 예술성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인들에게 널리 인정받고 있는 그의 작품들은 아름다움과 화려함이 깃는 자수와 투박하지만 진솔하고 여운이 강한 목공예와의 콜라보를 통해 대중들에게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을 전해준다. 지금까지 추송 선생이 전통자수를 접목시켜 선보인 작품들만 해도 사대부집안이나 부유층에서 쓰던 가구류를 소형 양복장, 의거리장 삼층장, 아기장, 화장대, 문갑 등의 가구류에서부터 좌경대, 손거울, 보석함, 반짇고리 등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다. 이러한 작품들은 결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현대적인 감각이 물씬 묻어나는데, 이는 그가 학계의 교수들이나 서양박물관, 미술관 등과 교류하며 스스로 창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여온 결과 탄생한 것들이다.

특히 작품의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추송 선생이 작품 및 다양한 소품들에 자수를 놓는 작품들은 부유층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전까지 나전칠기, 장롱, 문갑, 화장대 등 큰 가구를 위주로 작업을 해왔다면 최근에는 장식장, 옻칠소품, 콘솔, 약장 등 중간 크기의 가구 및 인테리어 소품들에 집중하며 이제는 대중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추송 이병연 선생은 “국내는 물론 일본과 중국, 동남아쪽에서도 작품 구입 문의가 늘고 있어 시간과 정성이 훨씬 많이 소요되는 큰 가구보다 작고 아담하며 일상생활에서 쓰임이 큰 소품들에 대한 작업 비중을 높였다”며 “최근에는 현대 주거 문화에 맞춰 밝고 화사하며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주거 공간에 잘 어울리는 작품들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5월 가졌던 영보공예 50주년 기념전시회 <秋?(추송)에 봄이오다>에서는 그가 작업한 100여 점의 작품들을 선보여 큰 관심을 받았는데, 소품은 20~70%에, 중/대형 제품은 20~30%에 한정판매 이벤트도 개최해 그의 작품을 소장하기 원하는 대중들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

가구와 소품에 자수를 수놓으며 ‘궁극의 美’ 실현
故 백태원 선생으로부터 나전칠기 만드는 법을 직접 사사받아 공예분야에 뛰어든 추송 선생. 그 후 우리 일상 속 생활 가구 및 소품들에 자수를 작업하는 자수인은 국내에 산재하고 있지만 좀 더 조직적인 디자인을 접목하여 타인들의 작품 및 더욱 세련된 작품을 수놓으며 ‘궁극의 美’를 실현해온 그는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전 세계에 한국의 예술 소품들이 소개되는 과정에서 그의 작품들이 널리 알려지며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특히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왕의 여자>, <황진이>, <장밋빛 연인들>, <욕망의 불꽃>, <사임당>, <홍길동>, <왔다 장보리> 등에 수없이 많은 작품을 협찬하며 대중적으로도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한민국 의정대상 &창조경영대상, 혁신경영인 대상, 미래를 여는 인물대상, 혁신한국인대상 등 20여번의 문화예술 부문 대상을 수상한바 있으며 전국공예산업대전 문화재 표창 및 금·은·동상을 수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추송 선생은 “우리는 이미 경제부국의 대열에 섰으나 우리문화의 우수함에 대해 스스로 잘 모른다. 우리에게는 세계 선진 문화의 대열에 설 때에도 전혀 손색이 없는 문화유산이 많다”며 “문화강국의 자긍심을 가지고 우리의 우수함을 세계에 당당히 선보이고 자랑해야 한다. 앞으로 세계에 우리문화의 아름다움을 전하는데 노력하며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좋은 작업물로 대중들과 만나는 한편 국내외 멋진 곳들을 탐방하며 역사적 그리고 학술적으로 현지의 삶과 스토리를 담아내는 여행기행도 집필해 볼 생각이다. 어려움은 명맥을 이을 수 없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어 내가 가지고 있는 숙제”라며 “사람과 사람의 만남 그리고 인연을 소중히 하며 보다 건강하고 밝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노력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