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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하는 것일까
2020년 08월 07일 (금) 14:13:42 이은주 밝은 성 연구소 원장 webmaster@newsmaker.or.kr

삶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말을 우리는 꽤 오랫동안 들어왔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익숙했던 일상을 모두 잃어버린 지금, 그 말은 더욱 절실한 과제로 다가온다. 인간이 생각을 바꾸기 전에 환경이 먼저 바뀌었다.

1백년 전 이제마 선생은 성명론에서 사람의 선천적 조건을 정하는 천기(天機)에 네 가지 조건이 있고, 인간의 실생활을 말하는 인사(人事)에도 네 가지 조건이 있다고 하였다. 천기는 사람이 사는 지방(地方; 지리적 조건)과 인륜, 세회(世會; 인간관계)와 천시(시대적 조건)으로 이루어진다. 인사는 거처(사는 집), 당여(黨與; 소속된 집단), 교우(交遇; 사람들과의 왕래), 사무(하는 일)을 말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의 양상을 여기에 비추어 보면, 기상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지방이 변화되고 거처가 불안해진 터에 감염병의 확산으로 세회가 무너지고 당여와 교우의 자유로움을 잃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천기는 우리의 존재를 구성하는 기본조건이다. 건물의 기초를 이룬 네 개의 기둥과도 같아서 이 가운데 하나만 부실해도 건물은 차츰 기울게 된다. 인간의 생존에 근본적인 위협이 생기는 것이다. 인사는 네 기둥 사이에 설치된 사방의 벽면으로 비유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부실하거나 망가지는 게 있다면 안으로 비바람이 들이쳐 생활이 편안치 않을 것이다. 즉, 천기와 인사가 훼손된다는 것은 사람의 몸과 정신에 병이 들어 생명에 위협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을 지금 현실에 비쳐보면, 지금 인류는 총체적 난관에 부닥치고 있음이 분명하다. 사계절이 뚜렷했던 한반도의 기후가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지방이 통째로 바뀐 것과 같다. 코로나로 인한 생활양식의 변화는 교우와 사무의 패턴을 바꾸었다.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당여도 바뀌게 될 것이다.

이제마 선생은 광제설(廣濟說)에서 인간이 마땅히 경계할 것을 네 가지로 압축해 말한 바 있다. 곧 주(酒)-색(色)-재(財)-권(權) 네 가지는 사도장(四堵墻; 사방이 담으로 가로막혀 빠져나갈 수 없는, 감옥 같은 공간)과 같다고 했다. 건강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개인이 주의해야 할 덕목으로 말한 것이지만, 인간의 보편적 탐욕에 대한 경고의 말이기도 했다. 주와 색은 절제하지 못하면 개인이 망하는 것으로 그치지만, 재와 권의 타락은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사실 어느 개인, 어느 나라만이 아니라 세계 인류가 공동의 위험에 빠지게 된 데는 거대한 자연의 변화만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의 책임도 크다. 특히 인간이 지구 곳곳을 날아다니며 자연을 파괴하고 무차별한 전쟁, 살상을 일삼은 것은 스스로 천기를 무너뜨리고 인사의 질서를 파괴한 자해행위였다. ‘재와 권의 타락’, 글로벌한 부도덕이 인간을 스스로 사도장에 빠뜨린 것이다. 이것이 우리나라나 우리 주변에 그치지 않고 전세계적인 현상이어서 심각성은 더욱 크다.

우리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은 지금까지 익숙했던 습(習)을 바꾸자는 것이다. 악습, 폐습, 즉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자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요구가 나온 지 수십년 동안 그것은 구두선에 그친 것일까. 사회는 여전히 20세기적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지향목표에서 ‘경제성장’은 여전히 제1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개발이니 건설이니 하는 용어들은 여전히 남발되고 있다. 이것은 진정한 패러다임의 전환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인간’, 인간과 인간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NM

[대화당한의원, 한국 밝은 성 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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