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에 ‘이기풍 목사 순교기념관’ 개관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당에서 안수 받은 한국 최초의 목사 7인 중 한 명으로 제주 선교의 아버지인 故 이기풍 목사는, 70의 고령에 우학리교회 5대 교역자로 부임해 금오도 뿐 아니라 돌산, 안도, 고흥 등지로 쪽배를 타고 다니며 전도활동을 했다. 일제시대 당시 일본이 신사참배를 전국적으로 강요할 때에는 교우들과 주민들을 가로막고 ‘신사참배는 절대 안 된다.’ 고 외쳤으며, 순천노회 목사 장로들을 주도하여 신사참배 반대운동을 펼치다가 여수경찰서에 투옥되었다.

올해로 103주년을 맞이한 우학리교회는 지난 한 세기 동안 지역에 미신을 몰아내고 주민을 계도(啓導)하는 일에 앞장섰으며, 지역문화와 교육에도 큰 공헌을 했다. 이 교회가 개관을 준비 중인 ‘이기풍 목사 순교기념관’은 일제의 신사참배 강압에 대해 신앙의 지조를 꿋꿋하게 지키고 민족의 고난과 교회의 범죄를 짊어지고 험난한 순교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여 마침내 십자가 앞에 그의 생명마저 바쳤던 이기풍 목사의 그 뜨거운 신앙심과 불타는 순교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건립하기로 뜻을 모아 지난 2005년 8월 공사에 착공했다. 우학리교회를 담임하는 조강석 목사는 “작은 규모이지만 시청각실과 전시관으로 나누어 이기풍 목사의 마지막 사역들을 재연하는 디오라마와 생활유물, 기타 자료들을 전시하고 1,200㎡의 공원을 70여종의 장미로 꾸몄다”며 “향후 ‘이기풍 목사 순교 기념관’은 ‘순천 기독교선교역사박물관’-‘여수 손양원목사기념관’으로 연결되어지는 한국 교회의 또 하나의 성지순례 코스가 될 것으로 기대 된다”고 덧붙였다. 우학리교회는 세상에서 부름 받는 하나님들의 백성들을 훈련하여 세상에 다시 보내는 교회상을 이루는 것이 목표이다. 부름 받은 성도로서 교회 안에서의 특권 의식에만 젖어 있는 성도들이 아니라, 세상에 보냄을 받아 빛과 소금의 삶을 살아가는 봉사정신이 투철한 성도들이 되도록 하려는 것이다. 조 목사는 “교회가 올해로 103주년을 맞았다. 사람의 나이로 하면 최고령자인 셈이다. 하지만 역사만 내세우는 교회가 아닌 내실을 갖추는 교회가 되고자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신앙을 생활화 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처럼 사는 성도가 많아져야 한다. 신앙은 동사이다. 이름만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처럼 사는 사람을 세상에 내보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선배들처럼 지역과 사회와 민족을 위해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작은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조강석 목사는 “4년 후에 있을 ‘2012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면서 이 기간에 여수를 찾는 일본 및 세계 각국 기독교인들이 이기풍 목사의 순교의 터인 우학리교회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할 것으로 기대 한다”며 교계와 여수시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