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정기철 기자) 서울시가 경비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공제조합 설립’을 지원하는 등 서울시 차원의 개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박원순 시장이 “몇몇 입주민의 경비노동자에 대한 갑질 등 야만적 일탈행위는 대부분의 선량한 입주민에게까지 피해를 끼치는 행위로 묵인돼서는 안 된다”며‘경비노동자 노동인권 보호 및 권리구제 종합대책’을 24일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아파트 경비노동자에 대한 첫 종합 지원책은 △고용안정 △생활안정 △분쟁조정 △인식개선 △제도개선 5개 분야로 추진한다.

경비노동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아파트 관리규약’에 고용승계·유지 규정을 두고 있거나 고용불안을 일으키는 독소조항이 없는 모범단지를 선정해 보조금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10일부터 시행하고 있는‘서울시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에는 경비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업무지시와 폭언·폭행 등 괴롭힘 금지 규정을 신설·명시했다.

시는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아파트 경비노동자 공제조합’ 설립을 지원한다.

자조조직 중심의 법인으로 설립할 경우 아파트 경비노동자들이 상호부조 성격의 생활안정대책을 마련하고 권익침해에 대한 방어권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갈등과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노동권익센터’ 내에 ‘아파트 경비노동자 전담 권리구제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갈등조정부터 법률구제, 심리상담까지 무료로 전 방위 지원한다.

부당해고·임금체불·갑질 등 피해를 입거나 갈등에 직면한 경비노동자가 센터에 전화로 신고하면 갈등조정전문가인 ‘우리동네 주민자율조정가’를 파견해 당사자 간 화해를 이끌어낸다.

자발적 화해가 어려울 때는 공인노무사와 변호사로 구성된 ‘서울시 노동권리보호관’이 산재처리는 물론 부당해고 사례 구제 등에 나선다.

시는 경비노동자를 ‘을(乙)’로 바라보고 업무 외 노동을 당연시 여기는 일부 입주민의 그릇된 인식과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입주민 교육을 활성화한다.

동 대표, 관리소장 등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아파트 관리 주민학교’를 통한 노동인권교육을 강화하고, 서울시 대표 SNS(유튜브, 페이스북 등), 옥외전광판, 시 운영 영상매체 등을 활용해 다양한 인식개선 홍보를 펼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관련 조례 제·개정과 과 단위의 아파트 관리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제도 개선에도 나서기로 했다.

고용승계 단지를 활성화하고 공제조합을 두는 내용 등을 담은 ‘서울시 경비노동자 보호조례’를 새롭게 만들고 ‘서울시 공동주택 관리조례’도 관련 내용을 강화한다.

‘공동주택관리법’상 벌칙규정 신설을 국토부에 건의한다. 경비노동자에게 부당한 업무지시 등 갑질을 했을 때 과태료 처분 등이 가능하게 하는 내용이다.

박원순 시장은 “아파트 경비노동자로 성실하게 일했지만 끝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신 최희석 씨를 통해 우리 주변 많은 경비노동자들이 얼마나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있는지 그 민낯을 직면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서울시민 10명 중 7명이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은 일부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성원 전체가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또 다른 비극이 생기기 전에 철저하게 반성하고 다중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경비노동자 인권을 촘촘히 보완하고 일부 입주민의 일탈행위를 차단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