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에 의한 반대로 인해 좌우의 충돌이 격심해 지고 있는 사회전반에 깔린 찬반의 논란 속에 홀연히 중립의 길을 걸으며, 좌우의 올바른 균형을 통해 진정한 실리를 찾아가는 길만이 국가 전반에 깔린 문제들을 해소해 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원주시협의회의 최준길 협의회장을 만났다. 

올해 7월 민주평통 협의회장에 취임해 아직도 어리둥절하기만 하다는 최준길 협의회장을 찾은 곳은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상지대학교 자연과학관의 실험실이 있는 사무실이었다. “나 같은 사람이 무슨 취재할 게 있다고 여기까지 왔냐”는 인사로 첫마디를 시작한 최준길 협의회장의 소탈한 모습과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다방면의 자료들과 서류들로 가득 차 있는 실험실만으로도 자연스레 최준길 협의회장을 설명해 주는 것 같았다.

좌우가 아니기에 가능한 균형 잡힌 발걸음
 “처음 민주평통의 협의회장을 해보는 게 어떠냐는 의뢰를 받았을 때 왜 나 같은 사람한테 이런 일을 시키려고 하나라는 생각에 당황스러웠다”는 최 협의회장은 “아마도 내가 정치적인 색깔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주위에서 만류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상지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이며 원주환경운동연합의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정치나 통일문제에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생명과학자로서 환경문제와 지역사회에 관심이 있었을 뿐인데 갑자기 큰일을 맡게 되어 어깨가 무겁다는 설명이다. 민주평통은 우리나라의 민주적 평화통일 달성에 필요한 제반 정책수립에 관해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그 자문에 응하기 위해 발족한 기관으로 헌법 제92조를 근거로 한 헌법상의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서 자문 위원들의 경력이나 종사 분야도 대학교수, 전직 시장, 군 장성, 중앙정부 고위 관료 출신 그리고 시민사회단체 대표, 종교지도자 등 다양하다. “아무래도 현정부의 자문기관이기에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기관이고, 정치적인 성향을 가질 수 도 있는 기구이기에 처음에는 오해의 눈길을 가지고 보는 이들도 많았다”는 최 협의회장은 “하지만 취임 이후 활동을 하면서 교수로서, 환경운동가로서 좌나 우로 취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자 오히려 편안하게 받아주는 것 같다”라며 웃어보였다.

순수한 환경운동을 해야 된다는 목표로
 현 사회는 좌나 우가 아니면 편승할 수 없을 만큼 양극화가 심각한 것 같다며 좌, 우를 떠나 모든 상황에 실리를 찾아 그 올바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의 견해는 민주평통 안에서의 활동뿐 아니라 원주환경운동연합에서의 활동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환경운동단체에서 반대하고 있는 운하개발이나 4대강 살리기 운동에 있어서도 환경 전문가로서 반대할 것은 정확하게 반대하고, 지역적으로 분석하여 이로운 부분이 있다면 자문을 통해 최소한의 피해와 최대한의 효과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전문가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생각은 운하개발에 대해서는 절대적 반대를 보였던 것에 반해 4대강 살리기 정책에 대해서는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정책적 자문을 하고 있는 데에서 잘 나타난다.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주장하는 반정부 환경운동이 아닌 각 사업에 대한 전문가적 입장에서 실리에 따른 분석을 통해 환경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실리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정부의 4대강 살리기는 원주지방환경청이 관리하고 있는 수계에 대해 생태학적으로만 놓고 본다면 실보다 득이 되는 부분이 많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그래서 이를 보다 극대화시키기 위해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물론 다른 지역에서는 문제점이 더 많이 있을 수 있기에 각 지역의 환경운동가들과 전문가들의 자문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민주평통의 조직 활성화 방한
 얼마 되지 않은 민주평통 협의회장의 임기동안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그는 2010년 예산 편성에 따른 보다 활발한 사업추진을 계획하며 현재는 민주평통 원주시협의회의 자문위원들 간의 친교와 활성화를 강화시키는데 주력을 하고자 한다. 타 단체와의 협력과 소통도 더욱 강화하고자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타 단체와 다양한 행사의 공동주최를 통해 민주평통의 위상을 높이고, 그 역량을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특히 정치학회의 주최나 재일동포, 새터민, 다문화가정의 고초를 알리는 사진전시 행사 등을 추진 중에 있다. 
“외부에서 볼 때 어떻게 보수적인 단체와 진보성향의 단체에서 모두 활동할 수 있는가라는 의아심을 가질 수 도 있을 것이나, 모든 사업과 현황에 대해 진, 보수가 아닌 실리를 찾아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최준길 협의회장은 “반목과 질시를 통해 서로 상대를 밟고 일어나기 위한 정책과 전략들은 이제 없어져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주위에서는 그를 박쥐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라며 웃어 보이는 최준길 협의회장의 미소를 보며, 현재 우리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미소가 이런 미소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 사회에 최 협의회장과 같은 박쥐들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합의와 협력을 통한 올바른 정책과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노력들이 넘쳐나기를 기대해 본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