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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경기 부양 위해 모든 수단 총동원
코로나19 사태 극복까지 현행 ‘제로금리’ 유지
2020년 06월 06일 (토) 02:01:53 이종서 기자 jslee@newsmaker.or.kr

지난 4월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 기준금리 격인 연방기금금리(FFR)를 현행 0.00~0.25%로 동결했다. 미 경제가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할 때까지 현행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것.

이종서 기자 jslee@

이날 연준은 경기 부양을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이를 두고 미 언론은 “시장 기대보다 더 강력한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 진행한 통화정책회의 격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내놓은 정책성명서에서 “현재 진행 중인 공중보건 위기는 단기적으로 경제활동과 고용, 물가 상승에 큰 부담이 될 것이며, 중기적으로도 경제전망에 상당한 위험을 내포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미 경제가 최근의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하고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궤도에 올라섰다는 확신이 생길 때까지 현 기준금리 범위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美 연준, 지난 3월 제로금리 채택
지난 4월29일 연준의 성명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봉쇄 정책’이 중단되고, 향후 실물경제가 완전히 정상화할 때까지 금리를 ‘제로’로 묶어두겠다는 시그널로 해석됐다. 특히 성명 서두에서 “미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동원할 것”이라며 강한 ‘부양’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회견에서 “우리는 여러 차원에서 경제를 부양할 수 있다. 우리 권한의 절대 한계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우리는 필요한 만큼 (정책을) 확장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을 할 수도 있다”며 향후 코로나19 충격으로 금융시장이 다시 흔들릴 경우 종전 대책을 확대하거나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은 “이날 연준의 스탠스는 시장의 기대보다 더 강력했다”고 풀이했다. AP통신도 “이례적으로 전면적인 선언을 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15일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하며 ‘제로금리’를 채택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무제한 양적완화(QE), 정크본드 매입, 지방채 매입 등 공격적인 각종 통화완화 정책을 쏟아낸 바 있다. 한편, 파월 의장은 “미국의 경제활동이 2분기에는 전례 없는 속도로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성장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8.4%) 이후 최악인 마이너스(-) 4.8%(연율)을 기록한 가운데 2분기 성장률은 더욱 악화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이를 위해 파월 의장은 미 의회가 더 많은 조처를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가 지금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2조8000억달러(3400조원) 규모의 부양 패키지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는데, 향후 추가적인 부양책이 더 나와야 한다는 일종의 ‘압박성’ 발언으로 읽혔다.

마이너스 기준 금리 현실화 가능성은
연준 인사와 전문가들이 마이너스 금리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감은 커진 모양새다. 한번만 더 인하하면 마이너스로 가게 된다. 미국은 일본이나 유럽과 달리 금리를 마이너스까지 내려 본 적이 없다. 지난 5월7일 CNBC에 따르면 데이비드 켈리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 수석 전략가는 CNBC ‘스쿼크박스 아시아’에서 “마이너스 금리로 갈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마이너스 금리는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았고 유럽 경제에도 도움이 안 됐다”며 “마이너스 금리가 하는 건 은행 시스템을 막아버리고 모두의 운영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 “게다가 정부는 무제한의 재정을 가능하게 하고 화폐화했다”고 덧붙였다. 재정 화폐화는 정부 발행 국채를 중앙은행이 매입해 재정 적자를 보전해주는 걸 뜻한다. 그는 “직접적인 경기부양을 하려면 소비자와 기업의 손에 더 많은 돈을 쥐어줘라”라며 “의회는 그렇게 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기 전에 추가로 2조달러 규모 부양책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의회는 2조200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아울러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마이너스 금리는 다른 곳에서 이미 도입됐다. 그리고 나는 미국에서도 시도해볼 만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가 코로나19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도울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바킨 총재는 투표권이 없지만 하커 총재는 투표권을 행사한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이날 사상 최저인 0.129%로 마감했다. 연준은 6월10일 FOMC 정례 회의를 예정이다. 한편 뉴욕 채권시장에서 단기물을 대표하는 2년물 국채의 수익률이 사상 최저를 기록해 연준이 올해 금리를 마이너스(-) 영역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5월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2년물 국채 수익률은 0.105%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0.161%로 상승했다. 이는 전날 기록한 역대 최저치인 인 0.180%보다 낮은 것으로 이틀째 역대 최저치 기록을 세웠다. 이는 연준이 현재 제로(0)에 가까운 기준금리를 더 내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서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다. 투자자들은 경기가 회복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또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재정과 통화 부양책이 얼마나 더 필요할지를 평가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으로 인하했고, 기업 활동 중단에 따른 경제적 여파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대대적인 대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미국의 지난 4월 중 실업률은 14.7%로 치솟고 일자리 수는 2050만개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실업률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미국 경제가 코로나19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날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미국 정부는 이번 달에는 백악관이 추가적인 코로나19 경기 부양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직후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더욱 높아지면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초반 연방기금금리선물은 연준이 오는 12월까지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영역으로 낮출 가능성을 나타냈다. 하지만 오후 장에서는 그 가능성이 내년 4월로 미뤄졌다.

미국 연은 총재들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부정적 입장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5월11일 연준이 중국에서 발원해 확산된 코로나19로 충격을 받은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생각이지만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CNBC 등에 따르면 에번스 시카코 연은 총재는 이날 랜싱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해 강연을 통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우린 안전을 확보한 시점에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마련하고 가능한 한 조기에 정상으로 돌아가도록 진력을 다해야 한다”며 이같이 언명했다. 에번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가 “미국에서 활용할 수단이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는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대신 에번스 총재는 미국 기준금리가 현행 제로에 가까운 수준에서 ‘상당히 장기간’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금리선물 시장은 지난주 내년 이래 마이너스 금리를 상정한다는 움직임을 처음으로 보이기 시작했지만 지난 5월11일 들어선 이런 관측이 거의 후퇴했다. 연준은 이전부터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는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는 현재 위기 속에선 가계와 기업의 지출을 방해하는 문제가 통화가치가 아니라 정부의 규제조치와 공중위생을 둘러싼 우려라는 인식에서 마이너스 금리가 특히 효과가 없다는 판단이다. 세인트루이스 연은 제임스 불러드 총재도 5월11일 미국 단기금융 시장 구조가 일본, 유럽과는 다르기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면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불러드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곳에서 효과를 냈는지는 확실히 분명하지 않다. 우린 다른 수단을 써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틀랜타 연은 라파엘 보스틱 총재 역시 마이너스 금리정책에 대해 “정책툴 가운데 약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도입에 그다지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랜들 퀄스 연준 은행감독 부문 부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위기 절정기에 은행이 융자를 확대하는 것을 평가하면서 “경제 전반의 건전성 유지라는 측면에선 은행 역할에는 한계가 있기에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공중위생상 대응이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언명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마이너스 금리’를 압박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준의 파월 의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오랜 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은 일축했다.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마이너스 금리로 수혜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역시 이런 선물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연준에 마이너스 금리를 압박했다. 지난 5월13일 파월 의장은 미국의 싱크탱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가 주최한 화상 연설에서 “코로나19가 초래한 고통의 정도는 말도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지금이 ‘마지막 장’(final chapter)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깊고 긴 충격은 경제에 지속적으로 충격을 가할 수 있다”며 “경기회복이 탄력을 받으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기업과 가계가 파산하기 시작하면 앞으로 수년 동안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상 ‘L’자형 경기 침체를 경고한 것이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현재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끌어내리는 방안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지지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것은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마이너스 금리 외에도 좋은 정책수단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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