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X그룹 강덕수 회장은 “해외 방위산업 시장에 대한 점진적인 확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강 회장은 지난 6월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개막한 조선·선박 기자재 전시회인 ‘노르쉬핑(Nor-Shipping) 전시회’ 현장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상선은 이미 세계 1위이고 크루즈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만 해군 함정 같은 방위산업 분야는 경쟁력을 더 높여야 한다”며“해외 방위산업 시장이 넓은만큼 점진적인 확대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또 “STX유럽 재상장 문제는 시장 상황과 기업 가치 개선의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며“늦어도 2~3년내로 런던이나 프랑스 증시에 재상장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STX그룹 및 조선업에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따라 STX유럽의 초 호화 크루즈선인 ‘오아시스호’의 순탄한 제작과정을 비롯해 STX유럽과 STX조선해양의 올 상반기 수주 실적에서 좋은 결과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액 28조원보다 많은 30조원을 쉽게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글로벌 3대 생산거점 구축
STX유럽 인수의 계기로 인해 STX그룹이 ‘글로벌 톱 조선그룹’으로 도약하기에는 강 회장의 뚝심에 의한 정면돌파가 큰 힘이됐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한국의 신생 그룹이 세계 최대 크루즈선 건조회사인 아커야즈(현 STX유럽)를 인수하자 아커야즈 노조는 물론 유럽의 텃세로 인해 정상적인 운영자체가 불투명한 상태를 맞이하기도 했다. 특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반독점’ 규제 등을 내세웠으며 아커야즈 2대 주주였던 하버야드는 경영권 분쟁을 장기간 일으컸기 때문이다. 이에 강 회장은 노르웨이 프랑스 등의 주요 조선소로 날아가 노조원 및 임직원들을 직접 설득하는 등 곧바로 정면돌파에 나서, EU의 인수 승인은 물론 아커야즈 노조원과 임직원들의 마음을 돌려세우는데 성공한 것 등이 그것이다. 강 회장의 행보는 여기서 머물지 않았다. STX유럽 인수를 통해 국내 진해-부산 조선소, 중국 대련조선소에 이은 글로벌 3대 생산거점 구축을 완료했다. 이를 바탕으로 벌크선에서 고부가가치 대형선박, 해양플랜트, 크루즈선 등을 생산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톱 조선그룹으로 도약한다는 야심한 신성장 전략도 세워놓고 있는 것이다. 이에 진해-부산 조선소는 기술과 경제성 면에서 한계로 인식됐던 ‘20000TEU'를 뛰어넘는 ’22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VLCC, LNG선의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전문 생산기지로 거듭나고 있다. 이와함께 지난 4월 첫 선박을 성공적으로 인도한 중국 대련 생산기지는 지리적 산업적 이점을 최대한 살려 주조 단조 등 기초소재 가공에서 엔진핵심부품, 엔진조립 및 블록 제조까지 선박 건조를 위한 주요 부분을 종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다 중국 현지 일관 생산체제를 마련, 벌크선과 자동차운반선, 탱커선, 중형컨테이너선 중심의 범용 선박을 주로 건조한다는 계획를 세워놓고 있다. 강 회장은 “국내 조선업체들은 기존 수주 물량이 있어 내년까지 사업에 큰 지장은 없겠지만 정부의 제작금융 지원이 원활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수주가 많이 돼 선수금이 계속 들어오면서 조선업체들이 제작금융을 이용하지 않아 제작금융 규모가 많이 줄었지만 수주가 급감한 현재는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