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 후 1개월간 ‘박원순 표 복지정책’ ‘소셜네트워크시스템(SNS) 소통’ 등으로 시정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비해 ‘우면산 산사태 인재’와 ‘지하철 해고자 복직’ 등 현실보다는 현장을 중시한 발언과 중앙정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주택정책’ 대립은 향후 서울시정을 운영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시장이 후보시절 공약으로 ‘밥, 등록금 걱정없는 사회’ ‘집 걱정없는 서울’ ‘소통, 참여 등 현장경청투어 정례화’ 등을 내걸었으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시민과의 소통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원순 시장의 트위터는 ‘직접 민원 창구’
박원순 서울시장의 트위터(@wonsoonpark)가 시민들의 ‘신문고’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취임한 10월27일부터 11월 27일까지 한 달간 시민들이 트위터에 남긴 글은 모두 2만4530건이며 그 중 1422건이 정책을 제안하거나 민원 관련 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민원 글들은 보편적 복지 확대나 한미 FTA,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한 박 시장의 발언을 요구하는 정치적 문제에서부터 취업지원과 출퇴근시간 지하철 증차, 예방접종지원 등 시정 구석구석에 대한 내용까지 다양하다. 트위터 아이디 pabal****처럼 ‘박 시장이 공식적으로 한미 FTA를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해줄 수는 없느냐’고 요구한 누리꾼도 수십 명에 이르렀고, 트위터 아이디 kid****처럼 ‘사당역에서 동작역 사이에 3G 와이파이(Wifi) 사각지대가 느껴진다’는 등 실생활 관련 민원제기는 수백 건이나 됐다. 또 온라인 취임식이나 지하철 출근 등 시민과의 새로운 스킨십을 시도하고 있는 박 시장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누리꾼도 적지 않았다. 트위터 아이디 echo****는 “관용차량을 어찌할지 고민이시라던데 시민들의 웨딩차로 쓰면 어떨까요”라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넘치는 시민들의 트윗에 박 시장은 평일 오후 늦게나 주말을 이용해 일일이 댓글을 달고 있다. 주로 “함께 검토해보겠습니다” 정도의 댓글이 많지만 때로는 실제로 민원이 해결되거나 정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중랑구 지역아동센터 급식 예산이 끊겼다”는 트윗에 박 시장이 “이 트윗 보시는 서울시 공무원 바로 확인해보시길”이라는 멘션을 남기자 담당 공무원도 “전화번호를 알려주시면 바로 설명드리겠다”며 신속히 대응했다. 박 시장이 직접 트위터로 간접지시를 하는 경우도 있다. 박 시장이 지난 11월 23일 출근길에 트위터로 “방배동 불교TV 앞 정류장의 보도블록공사가 끝난 지 얼마 안 됐는데 물이 고였다”고 남기자 해당 구청 직원들이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기도 했다. 이렇게 박 시장의 트위터가 점차 ‘직접 민원 창구’로서 기능하기 시작하자 서울시는 시정제안이나 민원 관련 트윗이 올라올 때마다 주제별로 분류해 해당부서에 전달, 신속히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요즘은 출퇴근길에 무조건 시장 트위터부터 확인한다. 어떤 정치적 발언을 했을지, 민원에 어떤 대답을 했을지 확인하느라 각 부서가 정신이 없다”며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가끔 당혹스러울 때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 노량진수산시장 방문

‘박원순표 복지정책’ 이끌기 위한 발판 마련
박원순 시장은 취임 첫날 첫 공식일정으로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시민들을 격려하는 등 역대 시장들이 국립현충원 참배로 공식일정을 시작하던 것과는 달랐다. 또 이틀 뒤에는 서대문독립공원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후 부근 영천시장을 방문하기도 했으며 방사능이 검출된 노원구 월계동 현장과 한 노숙인이 지하철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되자 병원을 찾아 조의를 표하기도 했다. 박 시장의 이 같은 행보를 놓고 일부 언론에서는 ‘파격’이라는 단어까지 동원하며 비중있게 다뤘으며 지난 11월 16일 진행된 인터넷 취임식과 11월 24일 ‘원순씨의 e야기’ DJ 역할로 ‘파격’의 절정에 이르기도 했다. 뿐 만 아니라 시민들과의 소통의 정도를 높이기 위해 ‘희망서울 정책자문위원회’와 ‘희망온돌 시민기획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초부터 10인 이내로 활동하는 ‘시정운영협의회’도 구상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박원순표 복지정책’을 원활하게 이끌어가기 위한 밑거름으로 풀이되고 있다. 서울시정의 경우 1000만 시민의 지역사업 및 이해관계로 실타래처럼 얽혀있어 한쪽에 신경을 쓰다보면 다른 한쪽에서는 여지없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원순표 복지정책’의 신호탄은 지난 10월 27일 취임 첫날 초등학교 5·6학년 무상급식을 위한 예산 185억원을 서울시교육청에 지원하기로 결정한데서 나타났으며 내년부터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추진을 가시화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11월 10일 발표한 2012년도 서울시 예산안 중 복지예산에 전년대비 6045억원이 증가하는 복지와 일자리 창출, 시민안전 3대 핵심분야에 재정력을 집중하는 등 ‘박원순표 복지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실탄 마련에 나선 것이다. 한편 지난 11월 25일 열린 서울시의회 시정질의 때 박 시장은 “향후 총선과 대선 등 정치 개혁적인 부문에 기여할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하는 등 시정운영과 정치적 행보를 병행할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NM 

▲ 대학생들과의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