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작가 김상용은 전통적 색채 미학인 오방색을 선택함으로써 현대미술이 요구하는 ‘단절과 월경’의 신세계를 떠났고, 또한 ‘실험과 전위’의 정신을 놓았다. 반면, 그는 단절과 월경이전의 세계에 머물면서 전통을 계승하되 그것을 현대적 문법으로 치환하는 작업을 선택했다.

▲ 작가 김상용은 전통적 색채 미학인 오방색을 선택함으로써 현대미술이 요구하는 ‘단절과 월경’의 신세계를 떠났고, 또한‘실험과 전위’의 정신을 놓았다.

작가 김상용은 오방색을 해체하고 재구조화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였는데, 이러한 그의 의지는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는 미명하에 미학을 팽겨 쳐버린 이 시대의 많은 신진들에게 작은 경종이 될 듯하다. 그 자신이 고백하듯이 “과거의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정신적 물질적인 전통성은 자연스럽게 삶의 모습 속에 투영되어 또 다른 전통과 다음 세대라는 미래안을 제시하게 된다. 현재의 첨봉인 순간은 과거의 전통으로 이어질 것이며, 미래의 창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학적 선언조차도 하나의 패션으로 치부하는 신진들에게 역사와 전통의 정신적 가치는 ‘이용가치’ 따위로 전락한지 오래다.그는 오히려 역사와 전통의 본질 속으로 들어가 그것의 고갱이를 발굴하고, 회화로 재현함으로써 현대미술이 상실한 어떤 근원적 동인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의 작품에서 ‘황’은 대지로 구체화된다. 오래된 숲의 대지처럼 그의 대지는 낙엽과 잔가지들로 가득하다. 누런 대지를 가득 메운 그것들은 소멸과 생성이 일어나는 대지의 순환을 은유한다. 또 하나는 불상의 이미지이다. 가장 고귀한 색으로 임금의 옷에 사용된 황색은 그의 작품에서 ‘佛-진리의 표상’을 표현하는 색으로 전환된다. 이미지의 잔상만이 남았을 뿐 그 내부는 오직 색으로 채워졌다.
이때 색은 불상이라는 이미지 안에서 부처를 벗고 오직 상징으로서의 ‘진리’만을 가리키게 된다. 자연의 조화가 그렇듯이 그의 조화는 질서로 수렴되지 않는 ‘千變萬化’의 카오스를 담지한다. 오방색은 단지 다섯 개의 색이 아니라 이 세계를 인식하는 열쇠 말일 수 있다. 김상용의 회화에서 꽃은 오방의 색들이 오방의 상징으로 피어난 것이 아니다. 그 꽃들은 음과 양이 생겨나 하늘과 땅을 이뤘듯이 오방의 기운들이 어울려 피워낸 오묘한 대지의 지혜다. 

▲ 알수 없는 영역/광목,은박,오리나무액,분채,과슈/160 X 110CM/2009

 

‘흑’의 지혜가 꽃으로 다시 ‘청’의 심해로 이어지며, 그 물의 에너지를 받아 불의 꽃을 피운 화면은 다섯 색이 다섯 상징으로만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용의 회화는 그렇게 오방, 오색, 음양과 오행의 사상이 현대미술의 미학으로 틔워낸 결과물이다. 홍대 미술대학 동양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작가 김상용은 지금까지 총 7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뉴프론티어공모전, 춘추회미술대전, 미술세계대상전, 메트로미술대전, 무등미술대전 특선, 경향하우징페어 장려상, 대한민국회화미술대전 특별상, 대한민국불교대전 최우수상 및 특선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가진 김상용은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40주년초대전, 청담미술제, 한일교류전 등을 포함하여 총 60여 회의 단체전에 참가하여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NM
출처- 김종길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