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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다음 차원의 문명’을 대비할 때
2024년 06월 09일 (일) 06:01:32 이은주 한의사 webmaster@newsmaker.or.kr

인공지능(AI)이 언제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까 하는 질문은 이제 때늦은 질문이다. 창의적 지능까지는 아니어도, 있는 기술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모두 인간의 능력을 따라잡았다. 1997년 체스인공지능 ‘딥 블루’가 세계챔피언을 꺾은 지 10년이 안 돼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는 유럽 챔피언 파후이와 한국 챔피언 이세돌 9단을 모두 이겼다. 2022년 첫 공개 인공지능 GPT-3.5가 나왔을 때 미시간주립대 연구팀은 이것으로 미국 변호사시험에 응시하는 시험을 했다. 하위 10%에 해당하는 성적으로 낙방이었다. 그러나 불과 넉달 뒤 업그레이드된 GPT-4를 이용해 같은 시험에 다시 응시한 결과 상위 10%의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과학자들은 또 같은 인공지능으로 일본의 의사국가고시에 도전하는 실험도 했는데, 최근 5년치 시험문제를 풀게 해본 결과 구 버전의 GPT는 모든 시험에서 낙방했지만 GPT-4.0은 5년치 시험을 모두 통과했다. 물론 GPT에게 당장 의사나 판사를 맡겨도 좋을 정도는 아니다. 매뉴얼이 정확하지 않은 부분에서 결정적인 판단착오의 문제들을 드러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해당 분야 데이터 학습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면 금방 개선될 수 있는 정도의 한계라고 한다. 
기계적 능력에서는 더 많은 신기한 실험들이 성공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장착한 탁구로봇, 골프로봇, 축구의 골키퍼 로봇들은 프로선수들과 예사로이 대결을 펼친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홀인원을 기록한 파3 코스에서 골프로봇이 홀인원에 성공한 건 2016년, 단 9년 뒤의 일이다. 프로 작가의 작품을 흉내낸 수준이기는 하지만, 그림도 사진도 마음대로 그려내고 시를 쓰기도 한다. 행사 연설문 같은 것은 이미 어지간한 사람들보다 훌륭하게 쓰는 수준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 때마다 우리가 놀라고 있지만, 예를 들어 변호사시험에서 하위 10% 수준의 성적이 상위 10% 수준으로 일취월장하는 데 걸린 시간이 불과 4-5개월이었다는 사실이야말로 진정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인간이 예상하고 대비하기도 전에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은 인간의 통제능력 범위를 넘어서버릴 수도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대중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AI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시간은 더욱 단축될 것이다. 지난 봄 엔비디아 CEO가 그 시점을 향후 5년 이내라고 예상해 주목을 받았지만, 일론 머스크는 곧 1년이면 충분할 거라고 경고한다. 인류의 문명 발달이 어느 시점부터 가속도가 붙어 예상을 불허할 정도로 빠르게 진전되어온 사실을 상기한다면, 전혀 무리한 예측이 아닐 것이다.
인공지능이 사용하는 매개변수는 인간 두뇌의 시냅스와 유사한 기능을 한다. 챗GPT 같은 인공지능이 사용하는 매개변수의 숫자는 천만 단위에서 억 단위로 늘어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금은 몇 천억 단위를 넘어 1조개까지 늘어났다고 하는데, 사람의 뇌에서 뉴런과 뉴런의 결속을 의미하는 시냅스는 보통 수천억 개가 사용되고, 최대 가용자원은 10조개 정도라고 한다. 이미 인공지능의 지적능력, 사고능력은 보통사람의 능력에 필적하고 있거니와 그것이 인간의 한계인 10조개를 넘어서는 데까지는 앞으로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인공지능은 백과사전이든 수십조 단위의 검색정보든 자유롭게 물리적 연결을 가질 수 있으니, 앞으로 기능의 확장성을 생각하면 훨씬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나 유발 하라리를 비롯한 많은 석학들, 개발자들이 인공지능에 부여할 최소한의 윤리적 기준과 통제기준을 마련하기까지 개발을 잠시(단 6개월이라도) 중단하고 시급히 인간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호소하는 이유다.
1백 년 전의 시인 릴케는, 16세기쯤의 르네상스 시대를 인류 문명의 봄이라 하면서 그가 살던 20세기 초반을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라 진단하였다. 지난 1백년간 인류는 자기 존재를 감당키 어려울 정도로, 지구라는 생존환경 자체를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문명을 발전시켰고, 이런 가속도는 더욱 빠르게 진전한다. 그의 비유에 빗대자면 지금이 문명에선 무르익은 가을이 느껴진다.  
그동안 우리의 환경생태를 이해하고 전망해오면서, 인간, 자연, 문명,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고 연출하는 과정을 이해했다. 때로는 놀랍고 감동적이며, 때로는 두렵고 슬프기도 했다. 인간은 오랫동안 문명을 발전시키는 주체이자 목표였으나, 이제는 한 부품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지상이라는 평지에서 펼쳐져온(2차원의) 인류문명은 필시 정점에 이르렀고, 이제는 대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다음 차원의 (입체적인) 문명세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한 민족, 종족의 향후 생사와 존망은 ‘발상의 전환’에 성공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애석하게도 이 문명적으로 민감하고 중차대한 시기에 대부분 국가의 정부들은 과학적 의제 자체도 이해를 못하는 사람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장 눈앞의 경쟁과 경제논리도 중요하지만, 국가와 사회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눈을 크게 뜨고 세계의 문명국들과 더불어 지구와 인류문명의 앞날에 대해 함께 연구하고 대비할 수 있기를 바란다. NM     

▲ 이은주 한의사

[대화당한의원, 한국 밝은 성 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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