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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서 평론] 음악 동인 예우회의‘전설을 노래하다’ 음반을 듣다[1]
2024년 05월 16일 (목) 12:59:11 박성서 webmaster@newsmaker.or.kr
▲ 음악 동인 예우회의 ‘전설을 노래하다’ 음반 재킷과 ‘미8군쇼 60년사 & 대한민국 그룹사운드 50년사, 그 기록과 증언’ 특별전, 노래박물관 2014년.

K-Pop의 원조, 미8군쇼 & 그룹사운드 1세대들이 함께 한
‘전설을 노래하다’

K팝의 원류로 평가받는 '미8군쇼 & 그룹사운드' 1세대가 주축이 된 음악 동인 '예우회'가 두 장의 CD로 구성된 새 음반, '전설을 노래하다'를 발표했다.

첫 번째 음반엔 레전드들이 새로 발표하는 신곡이 대거 수록되었다. 윤항기, 쟈니리, 김선, 김광정, 차도균, 김준, 장우, 임희숙, 김혜정, 유현상 등 우리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전설'들의 신곡 12곡이 실렸다. 기타리스트 김홍탁은 김선·오영숙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딴 '김홍탁 트리오'로 함께 했다.

리메이크 음반인 두 번째 CD에는 '서풍이 부는 날'의 장미화, '인생 열차'의 옥희, '달빛 창가에서'의 박일서, '오라리오'의 김훈 등도 참여했다. 
 
60년대 이후 우리나라 대중음악을 이끌던 전설들이 함께 뜻을 모아 다양한 목소리로 신곡을 들려주는 작업은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기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미8군쇼 & 그룹사운드' 1세대들이 뜻을 모아 만든 음반 ‘전설을 노래하다’를 만나본다. 그 첫 번째.

글l박성서(음악평론가, 저널리스트)

▲ ‘예우회/전설을 노래하다’ 음반에 참여한 전설들, 가수 윤항기, 장미화, 유현상, 쟈니리.

2024년 봄, 예우회 전설들이 오랜만에 녹음실 마이크 앞에 서다

지금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케이팝의 원류라고 평가받고 있는 ‘미8군쇼 & 그룹사운드 1세대들’. 이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음악 동인, ‘예우회’ 회원들이 뜻을 같이해 ‘전설을 노래하다’ 음반을 발표했다.

2006년 3월에 창립된 예우회는 미8군쇼와 우리나라 그룹사운드 1세대를 중심으로 음악 관계자들이 합류해 만든 친목 단체다.

이들 대부분 8군쇼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일반무대로 나오며 60년대 이후 우리나라 대중음악을 바꾼 주역들이다.

미8군쇼는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지형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1959년 라스베가스에 진출해 지금까지도 동양 최고의 걸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는 김시스터즈를 비롯해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로 일본, 동남아는 물론 60년대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흐름까지 바꿔 놓은 황색 돌풍의 주인공 한명숙, 새로운 리듬을 가요에 접목, 다양한 장르로 우리 대중음악의 폭을 넓힌 김희갑 신중현, 이 땅에 젊은이들의 음악, 그룹사운드 붐을 일으킨 키보이스, 에드포 등등... 

‘우리나라 대중가요는 미8군쇼 이전과 이후로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만큼 우리 대중음악에 일대 혁신을 몰고 왔다. 이 땅에 대중문화의 변화를 이끌었고, 이곳에서 탄생한 그룹사운드들은 시대를 소리 높이 외치며 시대의 유행을 만들고 문화를 이끌었다. 이들이 바로 지금의 한류, 즉 K Pop의 진원지이자 원류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 ‘예우회/전설을 노래하다’ 음반에 참여한 ‘김홍탁트리오’의 김홍탁, 김선, 오영숙.

신곡과 리메이크곡, 두 장의 CD에 담아 발표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르네상스 시대를 연 주역들이 뜻을 모아 만든 이 음반은 총 두 장의 CD와 USB로 발매되었다. 첫 번째 음반엔 새로 발표하는 신곡들이, 그리고 또 한 장에는 이들의 대표곡 혹은 기존 곡들을 새롭게 편곡해 들려주고 있다. 

한때 지금의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들, 이들 중에는 현재도 공연과 방송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녹음실 마이크 앞에 직접 서는 것은 대부분 오랜만이다.
 
그 이름만으로도 반가운 윤항기, 쟈니리, 김선, 김광정, 차도균, 김준, 장우, 임희숙, 김혜정, 유현상 등이 바로 그들. 또한 기타리스트 김홍탁은 김선, 오영숙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딴 ‘김홍탁 트리오’로 이 음반에 참여했다.

수록곡들은 윤항기의 ‘인생(백창우 작사·작곡)’으로 시작해 유현상의 ‘단골집(지명길 작사, 정경천 작곡)’, 임희숙의 ‘사랑의 순례자(백창우 작사·작곡,), 김홍탁 트리오의 ’웃어보는 시간(신현상 작사, 김홍탁 작곡)‘, 김혜정의 ’모란 모란(feat 윤신호, 양인자 작사, 김희갑 작곡), 황규현의 ‘이별에 대하여(지명길 작사, 정경천 작곡)’, 김광정의 ‘오는 세월(김광정 작사·작곡)’, 쟈니리의 ‘쟈니 블루스(이사벨 작사, 이유희·오현경 작곡)’, 차도균의 ‘사랑 그리고 이별(차도균 작사·작곡)’, 김준의 ‘당신이면 좋아요(김준 작사·작곡)’, 김선의 ‘청춘의 조건(지명길 작사, 김홍탁 작곡)’, 장우의 ‘사랑은 운명(지명길 작사, 장우 작곡)’으로 이어진다.

한때 유행과 인기의 첨단에 서서 우리나라의 젊은 음악 세대를 이끌던 주역들, 함께 모여 음반을 내기로 뜻을 모은 뒤 연습과 취입 등 약 1년여 작업 기간을 거쳤다.

두 번째 리메이크 음반에는 ‘서풍이 부는 날’의 장미화, ‘인생 열차’의 옥희, ‘달빛 창가에서’의 박일서(도시아이들), ‘오라리오’의 김훈(훈이와 수퍼스타) 등도 함께 참여해 음반의 가치를 더했다.

그 외에도 예우회 전설들의 대표곡 혹은 기존 곡들을 새롭게 편곡해 들려주고 있는 리메이크곡은 쟈니리의 ‘사노라면(김문응 작사, 길옥윤 작곡)’, 김준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김목경 작사·작곡)’, 윤항기의 ‘나는 행복합니다(윤항기 작사·작곡)’, 유현상의 ‘나 하나의 사랑(feat-화자, 손석우 작사·작곡)’, 황규현의 ‘애원(박진하 작사·작곡)’, 차도균의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강찬호 작사, 외국 곡)’, 김선의 ‘바램(김종환 작사·작곡)’, 김혜정의 ‘내 마음 당신 곁으로(feat-화자, 김기표 작사·작곡)’, 김광정의 ‘가는 세월(김광정 작사·작곡)’, 김홍탁트리오의 ‘바닷가의 추억(김희갑 작사·작곡)’ 등이 실려 있다.

▲ ‘예우회/전설을 노래하다’ 음반에 참여한 가수 김준, 옥희, 김광정, 황규현, 차도균.


원로들의 꿈과 열정으로 인생을 담다 

음반 속으로 들어가보자. 먼저 첫 CD를 통해 발표한 신곡 음반의 첫 곡은 윤항기의 ‘인생’이다.

‘나는 저 흘러가는 한 조각 구름일세/바람에 떠밀리어 어디든 간다네/다시 돌아올 수 없는 수많은 세월을 /나는 지나간다네 끝없이 간다네.
진정 내 몸으로 와 닿는 그 진한 삶의 숨소리/레일 같은 가슴벽으로 별 쏟아 지는 소리/그 속으로 기나긴 생의 끈을 묶는가/내디딘 자욱에 물밀 듯 밀려와/채워진 삶이여 삶의 노래여
늙은 시인의 잔주름 사이로/내뿜는 뽀얀 담배 연기 속으로/바르르 떨려 오는 생의 역사 
/그 내밀의 가슴속 저 깊은 곳에서/한 가닥 회한의 고동이 울리고 있네.
생은 돌아갈 수 없는 것이기에/눈물조차 말라있고/다시 올 생의 저울질을 말없이 해보는 것/다시 오지 않는 수많은 세상이야기/그것은 돌아가는 나에게 주는/거룩한 하늘의 전언이리라. -인생(백창우 작사·작곡, 윤항기 노래)’ 

백창우 작사, 작곡의 이 노래는 1980년에 만들어진 노래다. 당시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한 백창우 자신의 첫 음반에 수록된 것을 새롭게 편곡해 발표했다. 편곡은 김기표가 맡았다.

가수 윤항기는 1959년 미8군쇼 단체 ‘에이원쇼’에서 데뷔, 1963년 ‘키보이스’, 1970년 ‘키브라더스’를 거쳐 1974년 ‘나는 어떡하라구’를 발표하며 솔로 가수로 활동을 시작했다. 1979년 서울국제가요제에서 ‘여러분(작사, 작곡)’으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표곡으로는 ‘별이 빛나는 밤에’, ‘다 그런 거지’, ‘장미빛 스카프’, ‘나는 행복합니다‘ 등이 있다.

이어지는 노래는 유현상의 ’단골집‘. 누구나 가지고 있을 단골집에 대한 오랜 추억과 정을 그렸다.

“이를테면 이 단골 술집의 주인이 여자인데 그 주인이 떠나면서 단골들에게 공짜 술을 내주고 그간의 외상값도 다 지워주며 마지막 작별을 고하던... 말하자면 노래의 내용 자체가 단골손님 입장에서 쓴 거지. 매일 저녁 들려 술 한 잔씩 하면서 내 청춘이 여기서 무르익었고 내 인생도 여기서 흘러갔고... 하면서 단골집에 대한 회한을 반추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인 거죠.” 작사가 지명길씨의 말이다.

‘소리 없이 따르는 술 한 잔에 진한 정이 흘러가는데/이 잔이 마지막 고별주라며 서글프게 웃는 얼굴/세월이 흘러 흘러 사연도 흘러 흘러/술 한 잔에 내 청춘이 타오르던 시절/내 인생의 그리운 쉼표 뒷골목의 단골집.

지난날의 외상은 잊으라고 무심하게 던지는 그 말/그동안 정말로 고마웠어요 애잔하게 떨리는 손/어디로 가시려나 어디서 만나려나/술 한 잔에 모든 시름 사라지던 시절/내 인생의 그리운 쉼표 뒷골목의 단골집. -단골집(지명길 작사, 정경천 작곡, 유현상 노래)’

가수 유현상은 1970년대 초, 동두천 미군클럽에서 기타 연주를 시작했다, 그룹 ‘라스트 찬스’의 보컬 겸 기타리스트, 1976년 그룹 ‘포시즌(사계절)’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다. 1986년 헤비메탈 그룹 ‘백두산’을 결성, ‘어둠 속에서(1집)’, ‘업 인 더 스카이(Up in the sky, 2집)’ 등을 발표했다. 대표곡으로는 ‘여자야’, ‘갈 테면 가라지’, ‘청춘 응원가’ 등이 있다.

이어지는 곡은 임희숙의 ‘사랑의 순례자’이다. 마치 이전에 발표한 노래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의 후속곡, 혹은 완결편이 아닐까 생각하는 이도 적잖을 것이다.
사실 이 노래는 1984년 당시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와 함께 만들어졌던 곡이다. 그때 녹음에서 제외되었다가 드디어 40년 만에 빛을 본 곡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지긋한 이들에게 더 없이 공감이 갈만한 노래가 아닌가 싶다.

‘길고 긴 강을 따라 구름이 가듯/터벅터벅 세월을 따라 먼 길을 간다/삶의 이 끝에서 또 저 끝까지/내 하나의 사람을 찾아서 간다/끝내는 머물게 될 그 한 곳이 있어/무거운 이 발길을 쉬게 하려나/한밤도 태우지 못한 이 한 가슴을/그날엔 파랗게 밝혀 주려나/갈수록 어두움이 두려워지는 길/꿈처럼 아득한 그 길을 간다/갈수록 외로움이 깊어 가는 길/꿈처럼 아득한 그 길을 간다. -사랑의 순례자(백창우 작사·작곡, 임희숙 노래)’

한국 ‘여성 소울의 대모’로 불리는 임희숙은 1966년 작곡가 손목인의 사사 받으며 활동을 시작. 68년 잠시 미8군쇼 무대에 섰다. 1969년 ‘진정 난 몰랐네’, ‘그 사람 떠나가고’, ‘밤의 장미’ 등을 발표했다. 1992년 제1회 대한민국 재즈페스티벌 참여하기도 했던 그의 대표곡으로는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사랑의 굴레‘, ’잊혀진 여인‘ 등이 있다. 

▲ ‘예우회/전설을 노래하다’ 음반에 참여한 가수 김혜정, 김훈, 임희숙, 장우, 박일서.


이어지는 곡은 김홍탁트리오의 ‘웃어보는 시간’. 기타리스트 김홍탁씨가 김선, 오영숙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딴 '김홍탁 트리오'로 함께 참여했다.

‘오고 가는 뭇 발걸음들은/가만히 쳐다보면 살아가는 모습/오고 가는 그런 시간 중에서 
한 번쯤 멈춰 서는 그런 여유 있지/붉은 노을 건너에 잠기는 하루/아쉬웁지만 내일이란 그런 중에 찾아 오고/기대하면서 웃어보는 것이지 하하– 하. -웃어보는 시간(신현상 작사, 김홍탁 작곡, 김홍탁트리오 노래)’

‘김홍탁 트리오’의 라더 김홍탁은 1964년 그룹 ‘키보이스’의 기타리스트로 활동 시작, 1968년 ‘히파이브(He5)’, 1970년 ‘히식스(He6)’를 거쳐 1995년 서울재즈아카데미를 설립했다. 대표곡으로 ‘초원’, ‘초원의 사랑’, ‘초원의 빛’, ‘물새의 노래’ 등이 있다. ‘당신은 몰라(검은나비 노래)’의 작곡자이기도 하다. 2023년 김홍탁을 중심으로 김선, 그리고 쥰시스터즈의 오영숙과 함께 ‘김홍탁트리오’를 결성했다. 김선은 1959년 경 미8군쇼 드러머로 활동을 시작, 기타리스트 이진을 만나 ‘써니앤지니’로 활동한 이후 그룹 ‘바보스’, ‘샤우터스’ 등을 거쳐 1966년 ‘눈물 맺힌 나의 기도’를 발표하며 솔로로 데뷔했다. 이후 ‘떠나야 할 그 사람’. ‘야생화’ 등 발표했다. 

이들의 ‘웃어보는 시간’은 일상에서의 갖는 작은 여유와 희망을 느끼게 해주는 노래다. (계속)

▲ 음악 동인 ‘예우회’ 회원들,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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