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인구 841만 6,000명 중 재학·휴학생을 뺀 졸업자는 452만 1,000명이며 졸업자 중 미취업 상태인 청년은 126만 1,00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황태일 기자 hti@

대학 졸업자가 미취업 졸업자 중 53.8% 그리고 나머지 46.2%는 고졸 이하로 조사되고 있다. 특히 졸업한 미취업자 4명 중 1명(25.4%)이 취업시험 준비나 구직 활동 자체를 포기해버리는 이른바 ‘쉬었음’ 인구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호떡계의 살아 있는 전설’ 되다
대한민국 청년들의 삶이 위태롭다. 생존을 위한 엄청난 경쟁과 압박을 견디며 대학까지 졸업했지만, 간절히 원했던 일자리는 신기루처럼 보일 뿐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일자리는 청년들의 인간다운 삶을 가능케 하는 최소한의 물질적 기반임과 동시에 사회참여와 통합을 촉진하는 출발점이다. 졸업했지만 일자리가 없는 ‘청년 백수’가 무려 약 126만명에 달하는 우리의 현실은 일차적으로 기형적인 일자리 구조와 생태계 문제이기도 하지만, 낮은 임금에 일까지 어려운 업종을 회피하는 청년 구직자의 선택과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경기 둔화로 인한 고용시장의 위축과 맞물리며 청년 취업의 문을 더 좁게 만들고 있다.

▲ 김민영 대표

김민영왕호떡 김민영 대표의 행보가 재조명되고 있는 이유다. 차별화된 마케팅과 서비스로 소자본 프랜차이즈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김민영 대표는 ‘호떡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한다. 1평도 안 되는 노점에서 호떡 장사를 시작한 이래 김민영 대표는 호떡을 판매하지만 ‘나비넥타이를 매지 않고서는 절대 장사를 하지 않는다’는 신념 아래 철저한 이미지 관리, 오감 자극, 배달서비스 등 문화마케팅 전략으로 호떡에 ‘김민영’이라는 네임 밸류로 기존의 호떡과는 차별화된 콘셉트를 가진 호떡으로 승부해 프랜차이즈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김민영 대표는 “나는 호떡에 미친 남자다. 내가 하는 일에 미치면 성공하고 지치면 실패한다”면서 “잠자는 거인보다 일하는 난장이가 훌륭하듯이 일터가 아닌 놀이터로 소풍가는 마음으로 오전 8시30분에 출근하여 저녁 7시30분에 퇴근한다. 보기 좋은 가게도 아닌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호떡을 굽고 있지만 나 자신한테 대단한 놈이라고 칭찬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김민영 왕호떡은 계피 등 8가지의 속 재료를 사용하며,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김민영 대표의 ‘왕호떡 믹스’로 반죽을 만든다. 반죽에 쓰일 밀가루 제작을 국내 유수의 밀가루 제조업체에 맡기기로 결정하고 발로 뛴 결과 결국 한 업체와 밀가루 주문 제작 계약도 맺었다. 이렇게 맛의 차별화가 이루어지자 고객의 수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대량 주문하는 고객, 단골고객도 늘어났고, 100장 이상의 호떡은 지방까지 배달하기도 했다. 

절망의 끝에서 호떡 장사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다
지금은 성공한 CEO로 인정받고 있는 김민영 대표. 하지만 그가 실패 없이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오늘의 자리에 오른 것은 아니다. 1985년 한국통신 공중전화(현KT링커스)에 공채로 입사한 엘리트였던 그는 지난 1997년 동료의 권유로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 12억원을 상회했던 주식의 보유자가 되었으나 2001년 초 12억 원의 주식이 몇 백 만원도 되지 않는 수준으로 폭락하자 빚까지 짊어졌다. 가진 대부분의 자산을 처분하고 빚을 갚기 위해 결국 2000년에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이후 막노동과 퀵서비스 일을 전전하며 가장으로서의 생계를 책임졌던 그는 착실히 모은 돈으로 새 삶을 살기로 결정하고 호떡 장사를 시작했다. 레크리에이션,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보유한 김 대표는 자신이 배운 유무를 응용해 퀴즈를 내거나 취미로 배운 100여 가지의 마술을 고객들에게 선보이며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호떡 장사를 시작한 지 2-3년 후에 빚을 청산하고 이제는 유수의 대학과 기업에서도 초청받아 강연도 진행한다.

김민영 대표는 “한때 주식으로 12억을 날리고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던 날도 있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리석은 짓이었을 뿐이다”면서 “요즘 사람들은 일을 안 하려고 한다. 무조건 한탕주의 허황된 생각으로 가득차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플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어 “내 나이가 68이다. 그런데도 할 일이 많고, 갈 곳이 많고, 불러주는 데가 많다. 사람은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을 때가 온다”면서 “호떡 하나를 웃음과 희망으로 구웠더니 인생이 행복해졌다”면서 “제1의 인생은 KT에서, 제2의 인생은 호떡장수로, 제3의 인생은 행복한 호떡 나눔과 인생 역경 강의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고객들에게 기쁨을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