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는 승화에 도달해 마음에 떠오른 수많은 환상을 예술로 표현, 새로운 현실을 전달하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사람이다. 예술가는 창의력을 충분히 발휘하면, 환상의 세계에서 다시 승화된 현실의 세계로 돌아오는 자유자재의 방법을 찾아낸 사람이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예술가가 대상의 집착에서 자유로운 표현으로 치환시키면 애착이 사랑으로 변하면서, 자유로운 마음의 표현으로 승화된다. 내면의 힘이 응축된 예술작품은 감상자의 마음에 전달되어 불안한 감정들을 승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예술품이 예술가와 감상자를 연결하는 감정의 승화라는 놀라운 기재는 예술이 인류문명과 함께 강력한 이유다.

▲ 유현민 작가

‘고슴도치’는 행곡감과 공감대 형성하는 전도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모모로이 유현민 작가는 독일의 문학가 미하엘 엔데의 <모모>의 따스한 정, 환상의 세계, 행복한 감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철들지 않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모모에서 따온 ‘모모로이’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전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온 작가다. 대중들에게는 감천문화마을의 핫플 중 핫플인 어린왕자 포토존 바로 앞에 내려다보이는 ‘LOVE GAMCHEON’ 벽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유현민 작가와 고슴도치가 등장하는 스토리가 있는 ‘LOVE GAMCHEON’이 그려진 곳은 유현민 작가의 공방 옥상이자 인종, 성별, 나이의 경계를 없애는 장소다.

모모로이 유현민 작가는 “우연한 기회에 처음으로 키운 반려동물이 고슴도치였다”면서 “여기로 갈까? 저기로 갈까? 갈까? 말까? 그냥 돌아갈까? 가끔은 망설이는 고슴도치의 모습을 보며 나를 바라보게 되었고 마냥 예쁘고 귀여운 고슴도치가 아니라 그 안에서 내 자신을 찾아 반갑기도, 슬프기도, 신나기도, 아프기도 했다”고 말한다. 유 작가에게 있어 고슴도치는 위안이자 마음 속 평화를 이루는 주문이었다. 그렇게 소소하고 평화로운 일상의 소중함이 글과 그림으로 표출되면서 <안녕, 호랑이야!>(2019)도 출간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고슴도치를 키웠지만 고슴도치의 수명이 길지 않았던 탓에 유 작가는 결국 자신의 반려동물이었던 고슴도치를 떠나보내야 했다. 그렇게 떠나간 고슴도치를 잊지 못했던 유 작가는 자신의 작품 속에 그가 모든 애정을 쏟았던 고슴도치를 소환했다. 그래서일까. 유 작가의 고슴도치 작품은 대중들은 물론 감천지역을 찾는 방문객들에게도 행복감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하나의 전도체가 되어주고 있다. 유현민 작가는 “대중과는 전시와 SNS를 통해 소통하고 있는데, 작품과 일을 병행하다보니 생각만큼 쉽진 않다”면서 “가끔 제대로 하는 것이 있는지 제 자신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그래서 우울하다가도 우리 고슴도치와 강아지만 생각하면 행복하다”고 전했다.

대중들에 위로와 여운 선사하는 작품 선보여
이화여자대학교 정보디자인과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유현민 작가는 디자인대학원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학원을 졸업 후 결혼과 동시에 부산으로 내려가게 된 유 작가는 대학에 출강을 나가게 되었고, 그때 알게 된 카투니스트 안기태 교수의 권유로 카툰일러스트에 발을 들였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지금까지 11회의 개인전과 40여 회의 그룹전, 8번의 페어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유 작가는 국제현대미술대전 공모입상, 대한민국창작미술대전 공모입상에 이어 2022 중앙회화대전 공모입상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 ‘대한민국을 빛낸 예술가’, TV조선 ‘다큐속으로’-감천문화마을편, 부산KBS 문화예술프로그램 ‘감천의 작가’에 출연한 바 있으며 인제대, 동주대, 부산예술대에 출강했다.

현재 감천문화마을 카툰공방 선정 작가, 부산미술협회 회원, 카투니스트네가지 대표로도 활동 중인 유현민 작가는 “한 생명과의 인연으로 우주를 달리 느끼게 된다. 누군가를 위로하고 위로 받는다는 건 진정 행복한 일이다”면서 “내 가슴 안에 행복이 가득히 담긴다. 그리고 나는 그림으로 행복을 이야기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림을 통해 대중들에게 따스한 위로의 시간과 여운을 선사하는 작품 활동과 함께 두 번째 책을 기획중이라는 유현민 작가는 “제 자신의 내면과 주변을 관조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인지하지 못했던 생의 즐거움과 평화로움에 대해 현실과 상상을 넘나들며 이야기고 싶다”면서 “그것은 행복을 느끼는 일상이기도 하고 그림을 통해 제가 들려주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결국 고슴도치는 저의 페르소나이다”라고 강조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