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현 세계경제위기가 얼마나 빨리, 어떤 모습으로 해결될 것인가에 대해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한다. 하지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있어서나, 위기극복 이후에나 농업의 중요성이 커진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 국립농업과학원 정광용 원장

기본적으로 농업은 태양과 물과 공기(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먹거리를 생산하는 녹색산업이요, 가치산업이다. 금융공학으로 만들어진 ‘가공의 부’가 줄어드는 만큼 가치산업의 비중은 커지고, 농업은 보다 많은 일자리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견된다. 농업은 대단한 장치산업이 아니고, 소득과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농산물수요는 꾸준하게 늘어나는 ‘안정된 산업’이기 때문이다.

인간과 환경이 조화된 농업·농촌 구현
농촌진흥청이 최근 정광용 국립농업과학원장의 취임을 계기로 변화의 물꼬를 트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정광용 국립농업과학원장은 “농촌진흥청 소속 기관 가운데 가장 큰 규모와 인력을 자랑하는 국립농업과학원을 책임지는 수장의 역할을 맡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국립농업과학원 직원들의 역량을 모아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변화에 대한 재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1962년 권업모범장을 모태로 출범한 농촌진흥청은 1970년대 주곡의 자급달성이라는 ‘녹색혁명’, 1980년대 사계절 신선한 채소를 즐길 수 있도록 ‘백색혁명’을 주도하는 등 한국농업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그러나 최근 세계자유무역협정을 통한 거센 농산물 시장 개방 압력 하에서 국내 농업은 그 어느 때보다 힘겹기만 한 상황이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국내 농업이 경쟁력을 갖추게 하기 위해 개혁을 시도하고 새로운 도약을 시도해왔다. 농촌진흥청의 산하기관인 국립농업과학원(이하 농과원, www.naas.go.kr)은 국가 농업 기초·기반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국가연구기관으로서 1962년 식물환경연구소로 출범한 이래 1973년 농업기술연구소와 1994년 농업과학기술원을 거쳐 지난 2008년 10월 농업과학기술원과 농업공학연구소, 농업생명공학연구원을 통합하여 출범했다. 농업환경부, 농업생물부, 농산물안전성부, 농업공학부, 농업생명자원부, 농식품자원부, 농업유전자원센터를 포함 6부 1센터 23과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원 508명(연구직 398명, 행정직 20명, 전산직 5명, 농업직 12명, 지도·별정직 2명, 기능직 71명)이 근무하는 유서 깊은 농업 연구기관으로 지난해에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조사·분석·평가 결과 우수연구개발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선정될 정도로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농과원은 인간과 환경이 조화된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의 구현을 위해 농업·농촌 환경자원 보전, 관리, 발전 등의 국가농업기반 구축 연구와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식품안전성 등의 국제 규범 대응, 농작물 병해충 종합관리를 위한 기반기술 개발 및 국가관리체계 구축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유기농업 기술개발 및 안전 농산물 생산에 관한 연구, 농업용 에너지, 생산자동화 등 농업공학 기술개발 및 농작업 안전 연구, 첨단 농업생명공학 및 융·복합 기술 접목 농업기술 개발, 한식 세계화, 농식품 개발 및 전통(발효)식품 산업화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국가 농업유전자원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 현장을 시찰하고 있는 정광용 원장

실무 능력 갖춘 국내 농업환경 분야의 전문가
정광용 국립농업과학원장은 1980년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연구소 토양화학과 화학분석실 연구원을 시작으로 농화학과, 환경관리과에서 19년간 환경분야 연구자로 재직했다. 이때 다양한 농업환경 매체에 대한 이해와 물리, 화학 및 생물환경에 관한 실무적인 전문지식을 습득했다. 1999년부터 5년간 농촌진흥청 연구행정 실무자로 활동하며 2001년도 정부업무심사평가 최우수기관, 중앙인사위 인사혁신 최우수기관으로 수상하는데 큰 공헌을 하기도 했다. 또 연구원 임용 및 승진제도 개선, 연구기관의 기관장 및 부서장의 순환보직제도 도입, 과장 등 보직자의 내부 공모제도 도입 등 혁신업무는 이제 국내의 타 연구기관에서도 활용이 되고 있다. 한편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호남농업연구소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호남 쌀 품질 고급화, 청보리 사료화, 국산 밀 고급화 및 새만금 간척지 친환경 개발 지원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다. 그 결과 호남지역 쌀은 품질경쟁력에서 수입쌀을 능가했으며 새만금 방조제도 완성되어 안정적으로 내부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었다. 특히 청보리 사료화와 국산 밀 브랜드화 사업은 농업인과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연구 성과로 평가받기도 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측정기준부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는 1000여 개의 환경측정 분석기관에 대한 정도관리(품질관리)기준을 확립하였으며 토양, 수질, 폐기물 등 248개 환경오염공정시험방법을 새로 마련했다. 또 미규제 환경오염물질에 대한 측정분석방법 등을 개발하는 등 정 국립농업과학원장은 국내 농업분야에 있어 다년간의 연구 및 실무경험을 갖추고 있는 전문가다.

▲ 포도따기 농촌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국립농업과학원의 역할은 더욱 증대
정광용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최근 기후변화, 에너지, 저탄소, 농식품 자원개발 및 안전성, 생물소재, GMO, 유전자원 등 농업과 관련한 일련의 키워드들이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며 “국립농업과학원은 이와 같은 분야에서 오랫동안 연구를 수행하고 있어 그 어느 조직보다 많은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원장은 “우리 농업·농촌은 늘 어려움에 처해 있다. 하지만 농업이 저탄소 녹색성장의 대표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우리 농업·농촌의 발전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이에 국립농업과학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때문에 무엇보다 책임감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 원장은 국립농업과학원에서 오랜 기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때로는 동료들이 이룬 놀라운 연구 성과에 함께 기뻐하기도 하고 때로는 조직의 뼈를 깎는 고통을 이겨내는 과정도 함께 지켜봐 왔다. 하지만 이전까지 기관의 한 연구자로서 동료들과 희로애락을 공유해왔다면 지금부터는 국립농업과학원장으로는 이전보다는 조금 더 무거운 책임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정 농과원장은 “지금껏 국립농업과학원에 대해 외부에서는 여전히 홍보가 부족함을 지적하고 있는데 이를 겸허히 받아들여 기획홍보를 강화함으로써 양 못지않게 질적으로 한 단계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또한 연구원과 시스템, 그리고 일하는 방식의 선진화를 조직 경영의 핵심으로 삼고 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통해 다양한 연구 성과들이 현장에서 조기 실용화됨으로써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 잘 사는 농촌으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계 일류 첨단농업기술개발기관을 꿈꾸며
농업?환경 분야는 기후변화협약, 생물다양성협약 등이 논의되며 최근 국제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분야다. 국내에서도 농산물의 안전성, 농업에너지 절감은 물론 농촌어메니티(rural amenities) 를 활용한 농촌 활성화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추세다. 21세기는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영역이 철저히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 관점에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는 시점으로, 이에 농촌진흥청은 2009년부터 어젠다 중심의 연구체계로 전환했다. 기관 부서 중심의 연구에서 기후변화와 같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농업환경, 식량, 원예, 축산분야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함께 과제를 기획·추진하고 결과를 평가하면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의 연구체제로 전환한 것. 정광용 국립농업과학원장은 “연구성과 제고를 위해 기관운영을 하위 그룹을 도태시키는 방식보다는 선도그룹을 발굴하여 우수사례를 확산시키는 방식을 선택해 칭찬과 격려를 바탕으로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이루고 있다”며 “농과원 내부직원은 물론 외부의 다양한 계층과 의견교환을 통한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기관운영방식을 유지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농과원은 미래 수요 기술 개발 등 기술응용을 위한 기초기반 연구를 강화하고 개발기술의 생산현장 적용을 통한 피드백 연구 등 현장 실용성이 우수한 연구 역시 강화함은 물론 국민이 만족하는 농업생산-가공-소비-폐기 연구 체계 구축하는 등 기술 수요자 중심의 연구 기획 및 연구 성과를 제공해 나갈 예정이다. 정 원장은 “튼튼한 기초기술과 맞춤형 응용기술 개발로 고객 수요를 충족하는 최고의 농업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하여 경쟁력 있는 농업, 찾고 싶은 농촌을 구현해 가고자 한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국립농업과학원은 또 국가 녹색성장의 기틀 마련을 위한 미래 핵심기술 개발, 농업생산 현장의 실용화 가속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 농업정책과 연계한 수요자 및 현장 중심의 연구를 개발·보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수요자 요구에 부응한 현장연구/실용연구, 대외적·미래지향적 열린 연구/미래연구를 강화하여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가농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국가농업기술개발의 최고 연구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연구원의 자기 계발과 연구하는 분위기 조성·사기진작 방안 강화 등을 통한 연구 활성화를 유도하여 조직의 역량 강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정광용 국립농업과학원장은 “농촌진흥청은 최근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을 통해 깨끗한 농촌 만들기, 안전한 농축산물 만들기, 농업인의 의식 선진화 운동 등 주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국립농업과학원은 ‘푸른농촌 희망찾기’운동에 앞장섬으로써 국가와 청의 미래비전을 달성하는데 선도적인 조직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또한 국가 최고의 농업연구기관이라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적 농업연구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의식·능력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한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