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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언론사 테러 시작으로 연쇄 테러 발생
전 세계로 확산되는 테러 공포
2015년 02월 04일 (수) 17:50:53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프랑스를 공포에 떨게 한 사흘 간의 테러는 지난 1월9일 경찰 특공대의 진압 작전으로 막을 내렸다. 주간지 만평가와 기자 등 12명이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살해당했고, 이후 벌어진 인질극 중 시민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프랑스 경찰도 3명이 숨졌다.

프랑스 파리에서 대낮에 발생한 주간지 테러 사건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캐나다, 호주에 이어 프랑스도 공격을 받으면서 공포가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테러 당한 언론사 ‘샤를리 에브도’는
무장 괴한들이 파리 도심 ‘샤를리 에브도’ 본사 2층 사무실에 들이닥친 것은 지난 1월7일(현지시간) 오전 11시20분쯤. 당시 사무실에서는 편집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얼굴을 가린 3명은 편집장인 스테판 샤르보니를 조준 사격한 뒤 다른 기자와 만평가들에게도 무차별적으로 총을 난사했다. 경비원들이 나서 총격전을 벌였지만 이들을 막지 못했다. 괴한들은 10여분 뒤 건물에서 나온 뒤에도 출동한 경찰에 총격을 가한 뒤 현장을 떠났다. 프랑스 경찰은 이들이 편집장을 사살하고, 신속하게 움직인 것으로 보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테러는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사상에 영향을 받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범행으로 추정된다. 목격자들은 공격자들이 총격 도중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 ‘무함마드를 위한 복수다’라고 외쳤다고 전하고 있다.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만평이 샤를리 에브도 트위터에 게재된 지 몇 분 뒤 테러가 발생한 것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샤를리 에브도는 ‘아직 프랑스는 공격을 받지 않았다’는 제목의 만평에서 알바그다디가 “기다려라. 1월 말까지는 새해 인사를 전하겠다”고 말하는 모습을 그렸다. IS는 프랑스가 IS 공습에 참여한 뒤 지속적으로 무슬림 젊은이에게 “성전을 벌이라”고 선동해왔다. 지난해에도 외로운 늑대의 소행으로 보이는 일반 시민 대상 테러가 잇따랐다. 한편 테러를 당한 샤를리 에브도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풍자 전문 주간지다. 유명인사, 종교인, 정치인 등 가리지 않고 비꼬는 그림을 그려왔다. 발행부수는 5만5000∼7만5000부 정도다. 1970년 11월 9일 프랑스의 영웅이었던 샤를 드골 대통령이 사망했다. 주간지 하라키리는 ‘콜롱베의 비극적인 무도회:사망자 1명 발생’이라는 제목으로 대통령의 죽음을 전했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몇 주 전 드골이 살던 콜롱베에서 발생한 나이트클럽 화재사건에 빗대 ‘조롱’한 것이다. 당국은 하라키리를 폐간시켰다. 프랑스 역사상 마지막 언론 검열이었다. 그러나 기자들은 즉각 새로운 매체를 창간했다. 그 매체가 바로 이번 테러로 12명의 직원을 잃은 샤를리 에브도이다. BBC는 지난 1월7일(현지시간) “저항과 선동, 성역 파괴와 무례, 폭로와 포르노 사이에서 외줄을 탄 주간지”라고 샤를리 에브도를 평가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온갖 추문을 캐내 앙시앵레짐(구체제) 타도의 전기를 마련한 프랑스 언론의 DNA를 유감없이 발휘했지만, 표현의 자유를 극단으로 몰아붙인 ‘문제적 언론’이라는 것이다.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매주 커버를 장식하는 만평이었다. 이번에 숨진 샤를리 에브도 직원 5명이 유명 만화가이다. 이들은 2011년 ‘아랍의 봄’ 기념 특별호 표지에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의 모습과 함께 ‘웃다가 죽지 않으면 태형 100대에 처하겠다’는 내용의 말풍선을 그린 만평을 실었다가 방화를 당하기도 했다. 무슬림은 무함마드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 자체를 모욕적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들은 2012년에도 무함마드 누드를 묘사한 만평을 게재했다. 샤를리 에브도는 지난해 12월 소니 해킹 사건과 관련해 ‘퍼니 김정은’이라는 트위터 만평에서 김정은을 조롱하기도 했다. 이 밖에 참수된 이민자의 목을 든 경찰, 콘돔을 낀 교황 등 그들의 만평은 늘 논쟁적이었다. 샤를리 에브도가 주목을 받은 것은 2011년 무함마드 캐리커처와 함께 이슬람 율법 ‘사리아’를 조롱하며 '샤리아 엡도'라는 제목으로 만평을 그리면서부터다. 당시 이슬람 비하 동영상 ‘무슬림의 순진함’으로 반서방 시위가 벌어지는 상황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이로 인해 폭탄 방화 공격을 받았다. 2012년에는 무함마드가 유대교 랍비가 미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그림을 실었다. 제목은 '아무도 손댈 수 없다'는 뜻의 ‘Intouchables2’(앵투샤블2)로 달았다. 이슬람계는 잡지를 고소하는 등 반발했으나 샤를리 에브도는 “표현의 자유”라며 풍자 만평을 계속 그려왔다.

이슬람극단주의자들에 의한 인질극 2건 동시 발생
프랑스에서 1월9일(현지시간) 이슬람극단주의자들이 벌이는 인질극이 동시에 2곳에서 벌어지며 프랑스 현지는 물론 전 세계가 전례 없는 사태의 심각성에 경악했다. 지난 1월9일(현지시간) 프랑스 군경은 지난 1월7일 샤를리 에브도에서 테러를 일으키고 파리 부근 다마르탱 엉 고엘르에서 인질극을 벌인 형제를 사살했다. 또한 파리 동부에서 또 다른 인질극을 벌이던 남성도 사살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테러범 진압작전은 서로 42km 떨어진 두 장소에서 진행됐지만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경찰과 테러 진압군의 대응은 과감하고도 신속했다. 먼저 다마르탱 엉 고엘르에서 인질 1명을 잡고 대치하던 사이드 쿠아시(34), 셰리프 쿠아시(32) 형제는 인쇄공장에서 투항을 거부하며 경찰과 협상을 벌였으나 이날 오후 5시께 군경 합동 진압작전 과정에서 모두 사살됐다. 쿠아시 형제에 붙잡혔던 여성 인질은 무사히 풀려났다. 이로써 지난 1월7일 오전 11시께 파리 시내 한 가운데에 위치한 풍자전문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에 침입해 12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이슬람 극단주의 형제의 테러는 이틀 만에 막을 내렸다. 같은 시간 파리 동부 ‘포트 드 벵센’의 생망데에 위치한 코셔(Kosher·유대교 율법에 따른 음식 제조) 식품점 인질극 현장에도 군경 합동 진압작전이 진행됐다. 무장괴한인 아메디 쿨리발리(32)는 아동이 포함된 6명의 인질을 잡고 저항했으나 끝내 사살되며 테러 행각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는 전날 파리 남부 몽루즈에서 자동소총을 난사해 여성 경관 1명을 살해하고 시청 공무원에게 부상을 입힌 인물과 동일인물로 추정된다. 다만, 진압 과정에서 인질 4명이 숨지고 경찰관 2명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인질들의 안전 여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또한 쿨리발리의 여자 친구로 알려진 공범 하야트 부메디엔(26세)은 진압작전이 시작되기 전에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여성에 대해 공개 수배령을 내렸다. 현지 경찰은 이날 숨진 쿠아시 형제와 쿨리발리가 서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쿠아시 형제가 진압되기 전 자신들이 예멘 알카에다 소속이라고 밝혔다는 점에서 쿨리발리와 부메디엔도 모두 알카에다와 연관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지에선 이번에 발생한 인질극 2건의 범인들은 ‘파리 제19구네트워크’(뷔트 쇼몽 네트워크)라는 자생 테러조직 출신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쿨리발리와 셰리프 쿠아시는 이 같은 인연으로 서로 아는 사이였으며, 지난 2010년엔 함께 수사를 받았던 전력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지난 이틀간 지구촌을 놀라게 했던 2건의 인질극은 일단 막을 내렸다. 하지만 테러범 중 1명인 부메디엔이 아직 검거되지 않았다는 점에선 아직 사건 자체가 완전하게 종료된 게 아니다. 또한 이번 테러 사건을 통해 해묵은 종교적 갈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수많은 무고한 생명들이 희생당하는 등 프랑스와 전 세계에 또 한 번의 깊은 상처를 남겼다.

佛 정부, 추가 테러 가능성에 촉각 곤두세워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 1월7일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이 1월9일에는 동시다발 인질극으로 변했고, 용의자들이 모두 사살당하면서 끝났다. 테러 사건 용의자 사이드 쿠아치, 셰리프 쿠아치 형제는 파리 인근 다마르탱에서 인질극을 벌였다. 오후에는 파리 동부 식료품점에서도 인질극이 벌어졌다. 양쪽의 인질범에 맞서기 위해 프랑스 경찰은 해당 지역을 모두 폐쇄하고 헬기, 저격수 등을 대대적으로 동원했다. 파리 내외는 숨죽인 채 급히 오가는 중무장한 병력들로 가득 찼다. AFP통신은 식료품점 인질극을 벌인 아메디 쿨리발리가 셰리프와 친분이 깊고, 2010년에는 탈옥사건으로 함께 조사받은 적도 있다고 전했다. 쿨리발리는 쿠아치 형제의 탈출을 돕기 위해 인질극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쿠아치 형제의 행적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정보당국은 사이드가 2011년 예멘으로 건너가 알카에다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것 같아 수년간 감시해 왔다는 정보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예멘의 알카에다 조직을 알카에다 분파 가운데 가장 위험한 조직으로 지목했다. 2011년 드론 공격으로 이들 대장 안와르 아울라끼를 사살했다. 이슬람국가(IS)와의 연계 가능성도 있다. 동생 셰리프는 10년 전 경찰 단속으로 무너진 파리 인근 급진 이슬람단체 ‘뷔트쇼몽 네트워크’에서 ‘아부 이산’이란 이름으로 활동한 핵심 인물이었다. 이 네트워크의 지도자급 인물인 부바키 알하킴은 2013년 튀니지로 가서 세속주의 정치인을 암살하는 데 관여하는 등 이슬람 극단주의 행동을 이어 갔다. 사이언스포 극단주의 연구원 장피에르 필루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알하킴이 IS와 연계된 인물이기 때문에 쿠아치 형제의 테러도 IS와 연결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필루는 “이런 정황 때문에 알카에다건 IS건 간에 이번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아치 형제의 이런 행적 때문에 미국과 프랑스는 진작부터 이들을 추적, 관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 금지 명단에도 이름이 올라 있었다. 문제는 왜 이 관찰이 느슨해졌느냐다. 인디펜던트는 “프랑스 당국이 이라크와 시리아에 관련된 젊은 무슬림에 집중하다 이들 형제를 놓친 것 같다”고 보도했다. 10~20대 청년에게 집중하다 보니 30대로 접어든 이들을 “한때 과격분자였던 인물”로 과소평가했다는 얘기다. 에릭 데니스 프랑스정보연구센터 연구원은 “언제까지나 모든 사람들을 다 지켜볼 수는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수도 파리가 최근 연이은 테러와 인질극으로 17명의 목숨을 잃고 충격에 빠진 가운데, 이보다 더 파괴력이 큰 테러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프랑스 정보당국도 추가 테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지난 1월12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보당국이 보다 심각한 수준의 테러공격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면서 “최근의 테러는 더 치명적인 공격을 알리는 ‘전주곡’일 수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의 해외정보기관인 대외안보총국(DGSE) 대테러 부문 수석 애널리스트 출신인 이브스 트로티농은 타임에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면서 그와 접촉하고 있는 프랑스 정보 당국자들 대부분이 “더 위험한 사건(테러)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AP 통신에 따르면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이는 10명 규모의 프랑스 테러조직 가운데 6명 가량이 경찰의 체포망을 피해 도주한 상황이다. 예멘 알카에다아라비아반도지부(AQAP)에서 군사훈련을 받고 돌아와 이번 테러를 주도한 쿠아치 형제의 공범들이라면, 이들이 또다른 테러 공격 계획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렵다. 때문에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프랑스 전역에 발령한 최고 단계의 테러 경계 경보를 유지키로 하고 “프랑스가 위협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 마뉘엘 발스 총리도 공범들에 대해 “(추가 테러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면서 강력 대응을 약속했다.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이번 테러와 달리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타깃으로 삼을 공산도 크다. 사람이 붐비는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대상으로 한 폭탄테러는 한꺼번에 막대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지난 2005년 런던 지하철 폭탄테러 사건에선 52명이 숨졌고, 2004년의 마드리드 열차 테러로 191명이 사망한 바 있다. 트로티농은 샤를리 에브도 테러범들이 “유럽 최악의 테러리스트는 아니다”라면서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해 주목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유럽 전역으로 이라크·시리아에서 돌아온 자생적 테러리스트, 이른바 ‘외로운 늑대’의 테러 공격이 활개를 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로티농은 “프랑스뿐 아니라 독일이나 다른 유럽국가들도 시리아 또는 이라크에서 오는 모든 사람을 감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허술한 감시 체계를 노린 외로운 늑대들의 역류가 잇따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영국 국내정보국(M15) 앤드루 파커 국장은 최근 영국 국방·정보 전문가들에게 “테러 단체들이 보다 복잡하고 교묘한 테러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시리아 알카에다의 핵심 테러리스트들도 서방을 대상으로 한 대량살상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파커 국장은 보안검색에 걸리지 않는 항공 폭탄테러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도주중인 테러 공범 국외로 탈출 했나
프랑스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파리 연쇄 테러가 범인 3명을 포함해 20명의 사망자를 낸 뒤 사흘 만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용의자 중 유일하게 아직도 도주 중인 하야트 부메디엔의 행방이 미궁에 빠졌다. 프랑스 경찰은 추가 테러를 막기 위해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그를 추적하고 있지만 이미 국외로 탈출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월10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부메디엔은 아메디 쿨리발리가 지난 1월8일 여성 경찰관을 총으로 살해할 때 함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늦은 밤 둘이 함께 택시를 타고 파리 시내에서 내렸다고 현지 언론이 목격자의 증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당국은 그의 인질극 연루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경찰은 부메디엔이 쿠아치 형제 중 동생인 셰리프의 부인 이자나 하미드와 지난해 500통이 넘는 전화를 주고받은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하미드도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부메디엔은 2009년 쿨리발리와 이슬람식 결혼식을 치른 뒤 극단주의에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듬해 쿨리발리가 셰리프와 함께 지하철 폭탄테러범 탈옥을 모의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을 때 함께 조사받기도 했다. 프랑스 언론들은 앳돼 보이는 부메디엔의 수배 사진을 전하며 “작고 가냘픈 여성이 프랑스에서 가장 무서운 1급 수배범이 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한 터키 당국자는 부메디엔과 이름이 같고 외모도 비슷한 여성이 지난 1월2일 스페인 마드리드를 거쳐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한 뒤 걸어서 시리아로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익명의 프랑스 경찰 관계자도 연쇄 테러 발생 당시 부메디엔이 터키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일 경우 부메디엔은 테러 당시에는 프랑스에 없었던 셈이 된다. 1월9일 쿨리발리가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일 때에도 부메디엔의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다. 한편 프랑스 파리의 유대인 식료품점에서 인질극을 벌이다 사살된 아메디 쿨리발리의 비밀 아지트가 경찰에 발각됐다. 쿨리발리가 단기 임대한 아파트에서 총, 기폭장치 등 무기와 ‘이슬람국가’(IS) 깃발들이 발견돼 IS와의 연관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월11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프랑스 라디오방송 RTL은 경찰이 10일 쿨리발리가 은신처로 사용했던 아파트를 파리 교외 지역인 장티이(Gentilly)에서 적발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쿨리발리가 지난 1월4일부터 11일까지 8일 동안만 임대하기로 돼있던 이 아파트에서 경찰은 자동화기 몇 정과 기폭장치, 현금 등을 찾아냈다. 이라크ㆍ시리아를 근거지로 활동하고 있는 수니파 무장단체 IS의 깃발들도 함께 발견돼, 쿨리발리가 IS 대원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앞서 쿨리발리는 테러 직전 자신의 집으로 보이는 실내에서 IS 깃발을 배경으로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아랍어로 충성을 맹세하는 동영상을 촬영한 바 있다. 쿨리발리는 또 인질극 도중 자신이 IS 일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경찰은 쿨리발리가 지난 1월8일 파리 남부 몽루즈에서 여성 경찰관을 살해하고 도주할 때 사용한 차를 버린 곳이 아르퀴유라는 점에 착안, 인근 주택가를 돌며 탐문수사를 벌인 끝에 은신처의 위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 각국 폭력적 극단주의와의 전쟁 선포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미국·프랑스·호주·캐나다 등 특정 국가를 상대로 추가 테러를 선동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월11일(현지시간) 전했다. CNN이 입수한 뉴욕시 경찰국(NYPD) 메모에 따르면 IS 대변인 아부 무함마드 알아드나니가 지난 10일 동영상 메시지를 이들 국가를 대상국으로 지목하면서 정보 요원들과 경찰, 군인, 민간인을 살해하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IS의 위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NYPD는 산하 경찰관에게 순찰 중 항상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작전 행동을 염두에 두라고 지시했다. CNN은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도 미국 전역의 사법 당국에 비슷한 공지를 했다고 덧붙였다. NYPD의 존 밀러 대테러 담당 부국장는 매일 1천명 이상의 경찰과 민간 분석가들이 대테러 임무에 배치됐고, 프랑스 테러 사건도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IS는 지난 9월에도 알아드나니의 녹음 메시지를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IS 격퇴를 위한 군사 동맹에 참가한 국가의 민간인까지 살해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CNN의 테러 분석가인 폴 크뤽섕크는 “IS가 지난 9월 공개했던 녹음테이프를 재생하거나 재활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IS는 파리 테러가 다른 서방에 대한 공격을 자극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외로운 늑대’의 공격을 촉구한 알아드나니의 명령은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이후 그가 언급한 캐나다나 미국, 호주, 프랑스에서IS로부터 자극받은 공격들이 잇따랐다”고 지적했다. 각국 정상들은 또다시 발생한 이슬람 세력의 무차별 테러를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테러 공격”이라고 규정하고 “가능한 한 강력한 어조로 테러를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어 “테러리스트들을 심판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비열한 공격”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영국은 테러 행위에 맞설 프랑스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이슬람신자협회, 터키 외무장관 등 이슬람권도 비난성명을 내고 “이슬람은 어떤 폭력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주도의 IS 격퇴전에 참여하고 있는 21개국 중 3개국이 테러 공격을 당하면서 추가 테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공격이 단순히 이슬람교를 모독한 잡지사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서방사회에 대한 경고성 테러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과 유럽 각국이 폭력적 극단주의와의 전쟁에 나서기로 했다. AFP, BBC 등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지난 1월1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2월)18일 ‘폭력적 극단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정상회의’를 개최해 극단주의자들의 급진화와 인력 모집, 선동 행위를 막기 위한 미국 및 외국 정부의 대응책을 점검한다”며 “최근 캐나다와 호주, 그리고 프랑스 파리에서 잇따라 발생한 비극적인 공격 행위들을 고려하면 폭력 행위 예방을 위한 노력이 시급해졌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을 비롯한 유럽 각국과 유럽연합(EU), 미국, 캐나다의 관계 장관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있은 프랑스 언론사 테러규탄 행진 행사에 앞서 테러대응 관계장관 회의를 개최해 프랑스 언론사 테러와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테러리즘에 맞선 국경 통제와 인터넷 감시 활동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프랑스 언론사 테러규탄 행진에 대해 “회의 참가국 대표자들이 테러리즘을 척결하기 위해 단호한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며 “주요 인터넷 공급업체들이 필요하면 테러와 증오범죄를 선동하는 콘텐츠를 삭제하는 등 정부의 감시활동에 긴밀히 협력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프랑스 언론사 테러규탄 행진에 대해 “EU 국경을 통해 나가거나 들어오는 유럽 국적 시민의 이동에 대한 적발 및 심사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며 “EU 회원국 간 여권 검사 등 국경 통제를 하지 않는 '솅겐조약'의 내용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프랑스, 영국, 독일, 스웨덴, 폴란드, 미국, 캐나다 등이 참여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프랑스 언론사 테러규탄 행진에 대해 “우리는 테러리즘에 맞서 싸울 각오가 돼 있다”며 “인터넷을 통한 급진화에 맞서 싸워야 하고 시리아와 이라크 등지로 향하는 테러리스트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각국 정부가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테러리스트 네트워크에 대한 대응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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