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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 문화계 올 스톱…예술인들 어쩌나
공연 취소 속출…문체부, 긴급 지원 나선다
2020년 04월 06일 (월) 00:10:06 신세영 기자 syshin@newsmaker.or.kr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타격을 입은 곳 중 하나는 문화계다. 세종문화회관은 3월 자체 기획한 공연을 모두 취소했고, 예술의전당도 예정된 공연 상당수를 취소한 상태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의 통계를 보면 2월 공연 매출액은 206억4000여 만원으로, 1월 매출액 규모의 45%에 불과했다. 관련 산업계 침체는 물론 문화예술인의 생계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 예술인복지재단의 창작준비금 지원에는 정원 6000명에 총 1만2000명이 신청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예술인들이 긴급생활자금 융자를 위해 30억 원 규모의 자금지원에 나섰다.

신세영 기자 syshin@

코로나199(COVID-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의료, 산업뿐만 아니라 문화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사망자가가 1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학교 개강이 연기되고 경제활동이 위축됐으며, 사회적 활동이 둔화됐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고 조속히 생활 방역으로 전환해 국민의 피로를 덜 수 있도록 15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3월 22일∼4월 5일) 실시하며 모든 국민이 동참하기를 강력하게 당부했다. 특히 다중문화시설에 포함되는 공연과 전시장이 임시 휴관에 들어가면서 각종 문화계 행사는 멈춰 섰으며, 3·4월에 개봉을 예정했던 영화 중 개봉이 밀리거나 취소돼 아직 개봉 날짜를 잡지 못한 작품만 50편이 넘는다. 5월 12일부터 개최 예정이었던 칸국제영화제가 6월 말 혹은 7월 초로 연기됐다. 대중음악, 클래식, 뮤지컬, 연극 등 공연계 역시 사상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세계 공연계 양대 산맥인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1~4월 공연·전시  2500여 건 취소, 피해액 523억
코로나19 사태로 공문화예술계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술문화단체종연합회(회장 이범헌·한국예총)가 지난 18일 발표한 ‘코로나19 사태가 예술계 미치는 영향 과제’에 따르면 올해 1~4월 사이 취소·연기된 현장 예술행사는 2500여 건이다. 이번 조사는 3월 9~12일 한국예총의 10개 회원 협회와 전국 광역시도·시군 156개 연합회 등 전체 130만 회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취소·연기된 예술행사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16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최대 피해 지역에 해당하는 경북 156건, 부산 150건 순이었다. 피해액은 약 523억 원에 달하며, 예술인 10명 중 9명은 전년 대비 수입이 감소했다. 지역별 수입 감소 응답은 서울 100%, 경남 94.1%, 충남·전북 93.3%, 강원 90.9%, 충북 90.0%였다.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된 이후에도 수입에 변화가 없거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는 비율은 84.1%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범헌 한국예총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는 크게는 국가적 위기이지만 현장예술인들에게는 직면한 생계 위협”이라며 “현장 예술인과 단체의 피해에 따른 생활·운영자금 지원 등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조속한 추경 편성과 집행을 130만 예술인의 이름으로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 [국립극단]명동예술극장_외관

공연장·박물관·도서관 등 휴관 연장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국립중앙극장, 국립중앙박물관 등 국립문화예술시설의 휴관 기간을 연장하고 공연업계에 대한 추가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국립중앙극장, 국립국악원 등 5개 국립공연기관과 국립중앙박물관 등 문체부 소속 24개 박물관·미술관·도서관의 휴관 기간을 추가 2주간(~4월 5일) 연장하고, 국립극단 등 7개 국립예술단체의 공연도 같은 기간 추가로 중단한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이번에 휴관이 연장되는 5개 국립공연기관은 국립중앙극장, 국립국악원(서울 본원과 부산, 진도, 남원 등 3개 지방국악원 포함), 정동극장, 명동예술극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이다. 휴관 연장되는 24개 박물관·미술관·도서관은 국립중앙박물관, 지방박물관 13개(경주, 광주, 전주, 대구, 부여, 공주, 진주, 청주, 김해, 제주, 춘천, 나주, 익산), 국립민속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4개(과천, 서울, 청주, 덕수궁), 국립중앙도서관 3개(서울, 세종, 어린이청소년) 등이다. 공연이 중단되는 7개 국립예술단체는 국립극단,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현대무용단, 국립합창단, 서울예술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3일 코로나19 경계경보의 ‘심각’ 단계 격상에 따른 1~2차 휴관(2월 25일~3월 22일) 조치 이후에도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추가 휴관과 공연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4월 6일 이후의 국립문화예술시설의 재개관과 국립예술단체의 공연 재개 여부는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보며 결정할 예정이다.

▲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월 2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를 방문해 코로나19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긴급생활자금 융자, 소규모 공연장 소독·방역용품 지원
문체부가 코로나19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공연업계 긴급생활자금 융자 등 지원에 나섰다. 피해 기업이 경영 애로나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예술경영지원센터 안에 ‘코로나19 전담창구’도 운영한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2월 20일 대학로 소극장을 방문해 코로나19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공연업계 긴급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공연계는 코로나19 확산경보가 ‘경계’로 격상된 이후 예매건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어린이 전문 극장이나 단체 관람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장에서는 당분간 공연을 할 수 없어 공연 기회를 잃어버린 공연예술인들도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박양우 장관은 대학로 소극장 예그린씨어터와 드림씨어터를 찾아 매표소에서부터 공연장까지 관객의 동선을 따라 걸으며 감염증 예방수칙 안내, 체온계와 손소독제 비치, 소독·방역 상황, 비상대응체계 구축 현황 등을 확인했다. 이후 공연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어려운 현장 상황을 직접 청취했다. 문체부는 공연의 취소·연기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들이 긴급생활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도록 3월부터 총 30억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관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민간 소규모 공연장 430곳에 소독·방역용품, 휴대형 열화상 카메라 등(약 2억2000만 원 규모)을 지원한다. 4월부터는 코로나19 확산기간 동안 피해를 받은 공연단체에 대한 피해 보전 방안(총 21억 원 규모)도 현장과 소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지원방안에 포함된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2500억 원 규모의 정책금융 지원, 피해 우려 업종 금융 지원 프로그램, 국세·지방세 신고·납부기한 연장 등 각종 정책을 예술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알기 쉽게 안내할 예정이다.


문화계 ‘언택트’ 바람‘…무관중 공연’ 중계 잇따라
코로나19로 문화계 풍경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무관중 공연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VR(가상현실)·AR(증강현실)을 접목한 실감형 콘텐츠들이 등장하는 등 언택트(Untact) 바람이 불고 있는 것. 접촉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콘텍트(contact)’와 부정의 의미를 담고있는 접두어 ‘un’을 합성해 만든 단어로, ‘비대면’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공연을 중단하는 대신 생생한 공연 현장을 유튜브 라이브로 전달하려는 시도가 늘어나며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관객을 받을 수 없게 된 음악계와 연극·뮤지컬 공연계는 잇달아 온라인 무대에 콘텐츠를 올리고 있고, 할리우드는 극장과 VOD(주문형비디오) 서비스 동시 개봉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소속 일부 가수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연했고, 지난 12~14일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사이먼 래틀 지휘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이 무관중 온라인 중계로 진행됐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당초 예정됐던 오프라인 공연 대신 ‘신화와 현실의 어딘가에, 대금’을 페이스북 라이브와 유튜브를 이용해 지난달 29일 라이브 중계했다.

▲ 경기도예술단공연 VR중계 확대

경기아트센터는 ‘사회적 거리두기, 예술로 다가가기’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무관중 공연을 열고 이를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지난 12일 유튜브로 생중계된 연극 ‘브라보 엄사장’은 조회수 1만 회를 돌파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경기아트센터는무관중 공연을 가상현실(VR)로 생중계한다. VR콘텐츠를 사전제작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VR로 공연실황을 생중계하는 것은 매우 드문 시도다. 통신사 LG유플러스와 협업해 손안의 휴대폰을 통해 VR생중계를 즐길 수 있도록 확대했다. 3월 21일 오후 4시 경기팝스앙상블콘서트를 시작으로 31일 오후 4시 도무용단 공연도 이어 선보인다. 90% 이상의 3월 공연을 취소한 롯데콘서트홀도 무관중 온라인 공연에 동참한다. 무대 장치와 연주자들의 악기 보관실 등 무대 뒷모습을 소개하는 ‘스테이지 투어’를 녹화해 관객과 만난다. 예술의전당은 ‘삭 온 스크린(SAC On Screen)’을 사업을 통해 제작해 온 영상을 유튜브로 스트리밍 한다. 해당 영상들은 3월 20~27일 평일 오후 3·8시, 토요일 오후 1·3시에 예술의전당 유튜브 채널 ‘Seoul Arts Center’를 통해 송출된다. 이 밖에도 많은 공연단체가 취소된 공연들을 ‘무관중 공연’으로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술관이나 갤러리들은 관람객들이 VR(가상현실) 등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도록 하고, 미술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진정되면 300만 명에 8000원씩 관람료 지원
정부가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한 공연 취소로 존폐 위기에 처한 공연계를 살리기 위한 관람료 지원 대책을 추진한다. 문체부는 지난 2월 공연의 취소· 연기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과 예술단체에 총 3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발표했다. 융자금리를 2.2%에서 1.2%로 인하하고 지원한도를 500만원에서 1000만원 늘리는 등의 내용으로, 이에 따라 3월 10일까지 지원 신청을 받았는데 총 394명이 36억원을 신청했다. 3월 19일에는 코로나 19 사태가 진정되는 대로 예매처별로 1인당 8000원 상당의 ‘공연관람료 할인권’을 300만 명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원 예상액은 240억 원이다. 소극장 200곳을 대상으로 한 곳당 최대 6000만원까지 공연 기획·제작·홍보비를 지원하고, 공연예술단체 160곳을 선정해 규모에 따라 2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운영비를 지원한다. 예술인·예술단체에 공연 제작비를 지원해 공연 제작이 위축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코로나19의 확산추이를 지켜보며 적절한 시기에 공연 관람객 대상 관람료도 지원해 위축돼있는 공연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 열감지기가 설치된 경기문화의 전당 로비

하지만 극장 소유주나 단체들 위주로 피해보상이 돌아가기 때문에 개별 예술인들은 이런 지원 정책의 수혜를 받을 수 없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 일명 메르스 때에도 공연이 취소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티켓 한 장을 구매하면 다른 한 장은 국가가 지불하는 ‘티켓 원 플러스 원(1+1) 지원제도’를 실시했으나 국가보조금을 챙기기 위해 일부 제작사가 사재기를 하는 악용의 사례가 생기면서 의미가 퇴색됐다. 이에 전염병이 계속 발생함에 따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대비와 예술인들의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실질적인 지원, 공연 생태계가 건강해질 수 있도록 위기 대응 자금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연 취소·축소로 인한 도의적 책임을 지려고 해도 이행할 여력이 있는 단체가 많지 않기에 코로나19로 피해 입은 제작사들에게 자립할 수 있게 좋은 조건으로 금융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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