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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가 궁금해진다
2020년 04월 05일 (일) 23:56:25 이은주 밝은 성 연구소 원장 webmaster@newsmaker.or.kr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아주 오래 간다. 국지적이든 전국적이든, 코로나 관련 비상사태를 선포한 나라 수가 유엔 회원국 전체 숫자에 육박하고 있다. 인류는 2천년대 이후로도 ‘사스’니 ‘메르스’니 ‘지카’니 하는 바이러스로 여러차례 소동을 겪어보았지만, 이번처럼 세계 전 대륙이 동시다발적으로 시달리는 것은 거의 초유의 일이다.
이런 바이러스가 생겨나고 유행하게 되는 원인은 학자들이 다방면으로 조사를 하고 있으니 여러 가지 설명들이 곧 나오게 될 터이지만, 어디서 누구에 의해 최초로 발생되었는지가 크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이미 나오고 있는 여러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면, 이 신종 바이러스의 배후에는 근원적으로 멈출줄 모르고 치닫는 인류문명의 확산과 개발이 있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인류는 이미 쾌적한 생존환경을 잃어가고 있다. 미세먼지에 휩싸여 푸른 하늘을 보기 어렵게 된 지가 벌써 몇 년째인가. 바다는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북극의 빙하는 녹아내리기 시작한지 오래다. 바다와 육지 곳곳에서 방사능 오염이 진행되고 있다. 공기, 물, 흙. 그리고 먹거리까지 모두 병드는 가운데서 인류만이 홀로 무사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므로 이같은 바이러스는 ‘자연의 반격’ 또는 ‘가이아의 징벌’이란 성격을 띠고 있다는 데 많은 식자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 코로나는 좀더 다루기 어려운 바이러스의 등장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19가 자연으로부터의 ‘경고’에 그칠 수 있는가 아니면 더 이상의 경고를 넘어선 ‘반격’과 ‘재앙’의 시작인가에 대하여 생각해볼 때다. 경고는 앞으로 당할 수 있는 일을 ‘예고편’으로 보여줌으로써 여기서 반성하고 되돌아설 기회를 주는 것이고, ‘재앙’은 더 이상 돌이킬 겨를도 없이 발등에 와 닿은 처벌을 의미한다.
따지고 보면 현대 인류에게 자연으로부터의 경고는 이미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럼에도 인류가 개발 속도를 멈추거나 전쟁준비를 멈추는 등으로 돌이켜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너무 느리고 안이했다. 코로나19가 이미 경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해도, 누구를 원망할 염치가 있을까 싶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인류의 역사와 문명은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과 이후는 같지 않을 것이고, 이제는 자연의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당연하게 달라져야 한다.

‘코로나19 이후’에 대한 전망은 크게 두 가지 관점을 가져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이런 사태가 벌어진 원인으로부터 얻게 될 교훈이고, 다른 하나는 이 사태로 인해 겪게 된 전혀 새로운 경험들(국경봉쇄, 지역봉쇄, 집회나 통행의 금지 등을 포함한 차단과 격리의 경험)이 가져다 줄 영향이다.
사태가 주는 교훈은 너무 자명하다. 여기서는 반복을 생략하고, 후자의 관점에서 몇 가지 영향을 전망해보자면, 인류는 뜻밖에도 좀 흥미로운 방향으로 전진하는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대부분의 문명국 시민들은 불필요한 외출과 이동을 줄이기 위해 학교나 직장을 닫아두고 재택근무나 홈스쿨링 등으로 거의 두문불출하는 생할을 경험하고 있다. 이제는 서로 대면하지 않고 소통/거래하는 언택트(un-tact) 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다. 대다수 생산과 서비스 산업이 위축되는 가운데서도 인터넷 서비스와 택배산업쪽은 평소에 비해 몇 배나 많은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이것은 사회적으로 큰 실험의 성격을 갖고 있다.
그 결과 산업구조와 기업문화에 영향이 생기는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는 국가나 지방정부의 역할, 가족과 이웃의 의미, 사람과 사람 또는 개인과 공동체 사이의 소통방식에도 새로운 조명이 가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익숙할 뿐 아직 대중적 현실이 아니었던 비대면 접촉 방식의 ‘온라인생활’은 비약적으로 진전을 보이지 않을까. 온라인학습, 재택근무, 온라인회의, 온라인 쇼핑 등등…. 재택근무의 경험이 ‘사무실 없는 회사’로 이어질 수도 있고, 온라인 수업의 경험은 ‘홈스쿨링’의 기법을 발전시킬 것이며, 극장을 열지 못해 온라인공연/전시로 대신하는 문화예술계의 경험은 새로운 공연/전시의 기술발전으로 이어질 지도 모른다.
인간 개개인의 인생관이나 생활양식에도 영향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한동안 누려온 무병장수의 시대에 갑자기 늘어난 질병과 사망소식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지구상의 대표적 장수국가인 이탈리아의 한 지역신문은 주민의 사망소식을 알리는 부음란이 평소 2~3페이지에서 물경 10면 이상으로 증면되었다고 한다. 장기간의 도시봉쇄를 겪은 중국 우한에서는 이혼소송이 급증했다고 한다.
유사 이래 최고의 번영과 풍요를 구가하던 현대 인류 앞에, 대체 어떤 시험이 떨어진 것인가. 도도한 현대문명의 물길은 어떻게 달라질 것이며 인간의 정신세계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벌써부터 ‘코로나19 이후’가 궁금해진다. NM
[대화당한의원, 한국 밝은 성 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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