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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문화인 등채를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
2020년 04월 05일 (일) 11:10:05 윤담 기자 hyd@newsmaker.or.kr

자연스러움에 바탕을 둔 한국의 미가 세계문화의 중요한 한 축으로 주목되고 있는 오늘, 참다운 계승과 발전이 이루어져 더 나은 미래 문화유산으로 보존, 발전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윤담 기자 hyd@

모두가 미래를 바라보는 현시대에 과거 우리 전통 문화의 명맥을 이어나가기란 쉽지 않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재의 25%가 전승 단절 위기에 처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묵묵히 전통 문화 보존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완전히 명맥 끊겼던 등채를 상당부분 재현해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등채부문 대한명인 금관 김한섭은 ‘등채’ 복원에 총력을 기울여온 인물이다. 현재 금관 김한섭 갑주연구소 대표인 김 명인은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명인명장 공예대전, 전통공예대전, 대한민국 문화관광 상품대전, 대한민국 전통공예대전 등에 등채와 투구를 비롯한 각종 무구를 출품했고,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굵은 등나무로 만든 긴 막대기 형태의 머리 쪽에 물들인 녹피나 비단 끈을 다는 등채는 평상시에는 물들인 사슴가죽이나 색이 있는 비단 끈을 달고, 왕이 중요한 국가적 행사를 치를 때에는 왕권을 상징하는 지휘봉으로 사용되었다.

▲ 김한섭 명인

조선시대 무관이 융복(조선시대의 군복)이나 구군복(조선시대 무관들이 갖추어 입던 군복)을 입고 궁중 출입 또는 외부 공무를 볼 때 지휘봉이자 말채찍으로 사용했던 등채는 등편이나 등책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렸으며, 포도대장, 병마절도사, 수군절도사 등 한 부대의 수장(首長)이 되어야지만 지닐 수 있었다. 김한섭 명인은 “이 때문에 등채는 신분의 상징이기도 했다”면서 “놋쇠 장식을 붙인 등채는 권위와 힘을 상징했다. 손가락 굵기 만한 막대에 두른 청홍의 두 가닥 천과 술은 전통 공예품의 멋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과거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착용구로 사용됐던 등채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그 명맥이 완전히 끊어졌다. 도검 제작을 위해 자료를 찾던 중 우연히 문헌에서 등채를 발견했던 김한섭 명인은 등채가 명맥이 끊어져 더 이상 계승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소명의식을 느끼고 등채를 복원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등채의 원형을 문헌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완벽한 복원도 불가능하고, 김한섭 명인도 무형문화재가 아닌 ‘명인’의 단계에 그칠 수밖에 없다. 김한섭 명인은 “등채는 원형 복구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형문화재로 등록시킬 수 있는 기준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김 명인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명맥이 끊겼던 등채를 상당부분 재현해 낼 수 있었다.

김한섭 명인이 제작하는 등채는 그야말로 장인정신의 결정체다. 오랫동안 건조한 엄지손가락 굵기의 비틀어짐을 바로잡은 등나무나 대나무를 준비하고, 75cm 정도 길이로 절단하여 나무 표면을 사포질한다. 그 다음 천연 옻칠을 여러 번 하면서 건조시키고 장식을 단다. 장식은 주로 백동 판, 신주 판을 이용하여 제작한다. 이후 용접과 판금 기술 등 전통방식으로 제작한 여러 장식을 붙인다. 끈매기로 마무리를 짓는다. 손잡이 부분은 녹피(사슴 가죽을 불에 그을리는 작업)를 하여 타공한다. 바느질을 거쳐 마감하면서 적색, 청색, 황색의 수치를 단다. 이로써 생명과 기를 내포한 등채가 완성된다.

전통 무구에 대해 알리고자 다양한 활동 펼쳐
대기업 샐러리맨, 언론사 기자, 무역 회사 경영 등을 거치는 사회생활 중에서도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는 김한섭 명인. 그는 “도검을 제작하던 과정에서 우리 전통의 등채가 일제강점기 때부터 명맥이 끊겼다는 안타까운 사실을 알고서부터 등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면서 “등채 제작과 배포를 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계승과 전수에 더 큰 사명감이 있다”고 말한다. 대구 수안역 박물관 갑주 및 도검전시, 전주국립박물관 조선후기투구 복원 전시, 육사박물관 조선후기 어피 투구 재현에 참여했던 김 명인은 현재 다대포 첨사 투구를 재현 중이며, 전쟁기념관 플래툰컨벤션에서 조선 갑주를 전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통공예분야 전시와 재현에 50여 회(코엑스, 킨텍스, 프랑스, 이태리 등지) 이상 참가했으며, SBS <별에서 온 그대>,<풍문으로 들었소>, MBC <로봇이 아니야>에 협찬하기도 했다. 현재 사단법인 거북선 연구소 부소장,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전통공예 산업분과 회장, 세계한인재단 문화예술위원이며, 세계무술인총연합회 문화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그는 한국 전통공예 산업진흥협회, 정부조달 문화상품 협회, 한국공예예술가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앞으로 등채를 해외 재단이나 옥션, 인터넷과 SNS를 통해 널리 알리는 한편, 미국과 중국 등 해외진출을 추진 중인 김한섭 명인은 최근 명맥이 끊어지지 않도록 사명감을 갖고 제자 양성에도 노력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현재 여러 명의 제자가 체계적인 수업을 받고 있다. 의욕도 충만하다”면서 “다년간 연구해 왔지만 안타까운 것은 현존하는 유물이 적고, 관련 자료가 별로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제자들과 함께 열심히 조사하고, 찾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앞으로 군사 무기 박물관을 만들 계획이다.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면서 “아울러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여 일반인들도 쉽게 등채를 비롯한 전통 무구를 접하도록 할 생각이다.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의 전통공예 무구 유물을 되찾는 운동도 펼치고자 한다. 우리 전통문화인 등채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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