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운동 건강 등을 위한 마사지가 대중화되면서 관련 종사 인구가 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들 마사지는 대부분 불법이어서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현행 법률상 안마업은 시각장애인에게만 허용을 해주고 있어서다.

윤담 기자 hyd@

불법 마사지 행위를 두고 마사지 업체들과 시각장애인들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마사지사들 위해 총력을 기울여 온 김상규 한국마사지사총연합회장의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마사지업의 제도화에 총력 기울여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김상규 회장은 불법으로 분류된 마사지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마사지업의 제도화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마사지 관련 업계에선 마사지 행위가 이뤄지는 업소 수가 8만여 개, 관련 종사자 수는 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2018년까지 등록된 마사지 업체 수는 1368개소, 안마사 수는 9943명이다. 약 1만 명을 제외한 대부분 마사지 관련 종사자들은 사실상 불법 영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이 아닌 자가 영리적인 목적으로 안마·마사지 행위를 하는 건 ‘불법’이다. 현행 의료법에선 시각장애인만 안마사가 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한 차원이다. 시각장애인이 아닌 자가 마사지를 하다가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 등의 처벌을 받는다.

▲ 김상규 회장

김상규 한국마사지사총연합회장은 “현행 의료법은 시각장애인만 안마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시각장애인이 운영하는 안마원이나 안마시술소가 아니면 모두 불법이라는 의미다. 문제는 안마사 자격을 취득하고 싶더라도 비장애인이라면 자격 취득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고 지적한다. 이에 그 일환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에게 현재 우리나라의 마사지산업의 현 실태에 대한 공문을 수차례 발송하는가 하면 여당과 야당 대표를 방문해 현 안마사제도에 대한 부당함을 토로하고, “소수의 맹인 안마사의 생계를 위한 대책이 아직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100만여 명의 범법자를 양성하는 현 제도는 일본 식민지 시대에 만들어진 100년이 넘은 안마사제도로서 이제 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2006년에는 과천청사 전국 집회를 통해 한차례 합헌을 받아내는 쾌거도 거두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의 생존권 문제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김 회장은 다시 한 번 현행 마사지업의 제도권 진입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회장은 “죄 아닌 죄명 의료법 82조의 규칙 위반으로 단속되어 한 집 걸러  고액의 벌금과 형사처벌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100만 명이 넘는 스포츠마사지업 종사자가 사업장을 닫고 일을 그만 둔다면 당사자뿐 아니라 수백만 명의 가족과 국가경제, 이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적 비용은 어찌될 것인가? 정부는 이 상황을 심각하게 고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 세계서 안마 불법화 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
‘일반 마사지업의 제도권 진입’이라는 목표에 대해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상규 회장은 “현재 전국적으로 영업 중인 각종 마사지숍의 수는 1만여 개, 업계에 종사하는 안마사는 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20여 년 전에 비해 대략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충분히 공존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시각장애인의 독점권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김상규 회장과 한국마사지사총연합회가 요구하는 것은 현행 의료법 제82조의 삭제다. 이를 통해 현재 불법으로 분류되어 있는 마사지사들과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바로 최종 목표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 안마를 불법화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다. 공급과 수요가 있으며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합법적이지 않다는 사실은 많은 국민들도 공감하지 못한다.

김상규 회장은 “시각장애인만이 마사지사가 될 수 있다는 의료법 82조가 고령화, 웰빙, 녹색성장, 자연건강 등을 추구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분위기와는 맞지 않다”며 “독일 등 외국의 경우 마사지 관련 정책이 합법적으로 진행되면서 고용과 경제, 관광, 건강 등의 산업이 활성화되어 가고 있다.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건전하게 시설을 운영하는 마사지사는 건강전도사로 활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행 안마사 제도의 개정을 요구하는 것이 시각장애인들의 생존권을 빼앗는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며 “우리는 마사지업계의 다양성과 건전함을 발전시키고자 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누구나 직업의 선택의 자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실현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김 회장은 “연합회에서 재단을 설립해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시각장애인들의 ‘안마 바우처(시각장애인 안마사의 소득 증대를 위한 정부 사업)’ 확대 요구에도 힘을 실을 것”이라고 전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