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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물 활용한 파킨슨병 조기 진단법 개발, 머지않았다
2020년 03월 05일 (목) 12:40:01 최선영 기자 csy@newsmaker.or.kr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은 뇌 기능의 이상으로 운동 조율 장애를 일으키는 병이다. 치매 다음으로 많이 발병하는 노인성 퇴행성 뇌 질환으로 국내 연구 자료는 미비한 편이다. 특히 파킨슨병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기술 연구가 시급한 상황이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교실 조석현 교수는 네이처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 게재된 ‘비강세척액에서 후각 및 파킨슨 마커 발굴’ 연구를 통해 획기적인 파킨슨 환자의 조기 진단 방법을 제시했다.

최선영 기자 csy@

전문의가 환자의 병력을 확인하고 신경학적 검사를 하는 것이 보편적인 파킨슨병 진단 방법이다. MRI나 CT 검사를 병행하는 이유는 다른 질환과 파킨슨병을 구분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파킨슨병은 초기 진단이 중요하지만 SEPCT, PET 등은 보조 진단 검사로 활용하고 전문의의 검사 소견에 의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교실 조석현 교수는 ‘비강세척액에서 후각 및 파킨슨 마커 발굴’ 연구를 통해 파킨슨 환자의 조기 진단 마커로서 콧물액의 전사체가 효율적으로 이용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보고했다.

환자의 콧물과 후각장애가 상징하는 것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이비인후과교실 조석현 교수는 앞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2년 동안 미국 존스홉킨스 이비인후과 연수를 다녀왔다. 당시 알레르기 비염 동물실험을 하며 바늘구멍만 한 마우스에서 콧물을 일정하게 채취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굴했다. 귀국 후 환자의 콧물과 인체의 질병 관계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후각은 동물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퇴화한 기관이며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하는 영역이다. 후각장애의 기전 이해, 후각 소실의 정량적 측정 등을 할 수 있다면 후각 자체 뿐 아니라 연계된 다양한 질환의 진단과 이해에 대해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조석현 교수

조 교수는 한양대학교 신경과의 김희태 교수, 성균관대학교 기초의학 이연종 교수와의 협업을 통해 모험적인 도전을 시도했다. ‘콧물에서 후각장애 및 파킨슨 질환을 대변할 수 있는 마커’가 있는지에 대해 연구했고, 그 결과로 파킨슨 환자의 조기 진단을 통한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감기, 두부외상, 부비동염, 종양 등 다양한 원인에서 후각장애가 발생하지만, 파킨슨병의 조기 증상으로도 냄새를 잘 못 맡는 증세가 나타납니다. 실제로 파킨슨 질환 진행 초기에 많은 환자(80~90%)는 후각장애를 보입니다. 비강에 후각점막이 있으므로 콧물에는 후각의 기능을 대변할 수 있는 숨어있는 마커가 있을 수 있다는 가설에서 출발한 이번 연구는 분명한 목적이 있습니다. 질환 특이적인 그리고 정량화할 수 있는 콧물액 전사체를 발굴하여 제시하는 것입니다.”
연구방법은 환자들에게 후각검사를 시행하여 정상후각군/후각감퇴군/후각소실군으로 분류하고 차별적으로 발현되는 마커가 있는지 mRNA 수준에서 탐색하는 것이다. 콧물에 포함된 극미량의 mRNA를 잘 다루기 위해 성균관의대 이연종 교수가 참여했다.
이번 연구를 파킨슨 환자 진단까지 확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감별 진단이다. 신경과 및 이비인후과 임상파트와 기초의학 연구진의 지속적인 협력 연구가 뒤따른다면 분명 믿을만한 추가 마커를 완성할 수 있다. 이는 지적재산권 활용, 기술이전 등으로 산업화할 수 있고 후각장애 평가가 필요한 병원, 제약업계 등에 판매돼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의사이자 연구자의 본분에 충실할 것            
조석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현재 콧물에서 파킨슨병의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마커를 개발하고 특허등록을 마쳤다. 추가로 SWEDD 등 파킨슨병의 다른 아형의 진단에 도전하며, 후각장애 및 퇴행성 질환 마커에 성능과 정확성을 계속 확인 실험하고 있다. 파킨슨 환자의 콧물액을 대변할 수 있는 세포 모델에서 전체 전사체 분석을 통해 추가 마커 발굴 및 임상 연계성 검증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조석현 교수는 연구자이면서 환자를 돌보는 의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 그동안 큰 관심을 못 받았던 콧물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 그의 모든 연구테마는 질병으로부터, 환자로부터 출발한다. 코에서 발생하는 염증뿐만 아니라 후각장애와 퇴행성 뇌질환 모두 콧물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오늘도 조 교수는 연구에 매진 중이다. 다중 마커의 개발을 통해 다양한 질환들을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진단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개인적 연구 외에도 대한이비인후과 학술위원과 대한비과학회 간행이사로 활약하며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결과가 빛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국내학술지인 대한비과학회지가 국제적 학술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습니다. 꿈은 사람마다 다르고, 매우 개인적인 것에서 출발합니다. 소수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사회, 각자의 소망을 탐구하며 실현하는 여건이 조성되는 사회가 된다면 대한민국은 큰 발전을 이룰 것입니다.”
조 교수에게 의학은 가치 있는 일을 실현하는 수단이다. 그가 세상에 발현하고자 하는 연구의 가치가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 수 있길 기대해본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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