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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는 자신과의 싸움이자 새로운 도전이다”
2020년 03월 05일 (목) 01:14:26 윤담 기자 hyd@newsmaker.or.kr

서예는 쓰는 사람의 마음의 덕행과 사상에 근원하는 정신 함양의 예술로, 우리 조상들은 세상사 모든 것을 자신의 내면의 문제라는 깨달음에 스스로를 깨우치고 한 획에 담아 세상과 소통하고자 했다.

윤담 기자 hyd@

수천 년을 대한민국의 역사, 생활과 함께 발전해 온 가장 고귀한 전통예술의 하나인 서예. 그러나 하지만 서양식 미술과 그 교육이 이 땅에 힘을 과시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서예는 예술의 중심권에서 벗어나 늘 소외돼 왔다.

올곧은 선비 정신 담아낸 서예의 정신적 가치 재조명
열하일기를 남긴 조선시대 실학자 연암 박지원은 자신의 좌우명을 가장 눈에 잘 띄는 병풍에 써놓고 늘 가까이 했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글귀라도 스쳐 지나가면 그저 좋은 글귀에 그치지만, 반복적으로 보고 되새기면 자신의 삶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이유로 과거 우리나라는 집집마다 가훈이나 계서(戒書)를 적은 병풍을 가까이했다.

▲ 고하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풍헌 고하윤 선생은 한국의 예술성을 담은 병풍서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서예계의 원로작가다. 한국서예가협회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호남미술대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대한민국 미술전람회 심사위원을 지냈고 호남미술대전 고문, 정수 서화 미술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 서도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서예문인화 원로총연합회전 이사를 역임하고 있는 그는 행서, 초서, 전서, 예서, 해서 등 서예의 오체를 섭렵했다. 특히 이상적 가치 추구와 올곧은 선비정신을 담아낸 조형언어로서의 서예를 선보임으로써 모든 가치가 물질로 판단되고 평가되는 시대에 서예의 정신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94년부터 2014년 5월까지 무려 21년간 제작한 병풍서는  전서 900폭, 예서 1,698폭, 해서 258폭, 행서 6,411폭, 초서 2,238폭, 한글 204폭 등 총 길이 1만6,275m, 1만1,709폭, 1,335질의 병풍서를 제작해 2015년 대한민국 최다 병풍서 기록을 공식 인증받았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세계기록인증기관인 EU(유럽연합) OWR(Official World Record)로부터 최고기록 인증을 받는 쾌거를 거두었다.

풍헌 선생이 제작한 이 병풍서에는 전서·예서·해서·행서·초서·한글 등 서체별로 분류해 집대성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대학, 중용, 예기, 명심보감, 반야심경, 제갈량의 전출사표, 소동파의 적벽부, 굴원의 이소경, 주자의 권학문 등 주옥같은 동양의 훌륭한 경서들이 모두 담겨 있으며, 해석을 달아 한자를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수많은 병풍서를 체계적으로 보관하고 매 글에 대한 자신만의 해설서를 작성하는 것과 전서·예서·해서 등 정확한 서체를 구현한 데에는 풍헌 선생의 땀과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한다. 풍헌 고하윤 선생은 “한국 최다 병풍서와 세계 최대 병풍서로 기록 인증을 받아 서예가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라며 “작품 활동을 열심히 전개하며 후학 양성을 위해 매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예술혼 불사르며 매일 도전을 이어 나가다
평생을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온 풍헌 선생. 강원도 정선에서 양구군청 문화공보실장, 정선 화암면장, 여량면장, 북평면장 등을 지내며 공직에 몸담았던 그는 서예 작품활동을 해오며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정선아리랑 복원에 성공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풍헌 고하윤 선생은 강원도 문화상, 공무원 문화상도 수상했다. 은퇴 후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규당 오상순 선생과 해정 박태준 선생을 사사하며 유려한 서체를 완성했으며, 초서와 행서에 능한 중국 서예가 왕희지의 작품을 연구했다.

대학, 중용, 예기, 명심보감 등 동양의 훌륭한 경서들을 자신만의 작품으로 표현한 풍헌 선생은 불교사상을 설한 경전 ‘묘법연화경’을 왕희지체로 교본을 따라 2,292폭을 완성한 바 있으며 최근 한문성경보감 1천928폭 초안이 완성되어 왕희지 필체로 작품을 준비 중이다. 이러한 그의 독창적인 작품은 대한민국정수미술대전 서예부문 대상, 전국공무원서예대전 대상, 강원서예대전 대상 등 150여 회 이상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그의 뛰어난 예술성은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중국 계림시에서 세운 계림국제화평우호비림에도 풍헌의 작품이 선정되어 석각(石刻)되었다. 지금도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일 하루에 1000자 이상의 글씨를 쓰고 있다는 풍헌 선생은 “서예는 자신과의 싸움이자 새로운 도전이다”며 “모든 것을 이겨내겠다는 의지, 열정을 불태우는 뜻이 있어야 하나의 작품을 완결할 수 있다. 저의 열의를 담은 작품이 탄생한 순간 서예가로서 최고의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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