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실용음악학부는 2020년 수시모집에서 총 3,576명의 입시생이 지원하고(정원내 평균 경쟁률 77.37:1),  정시모집에서는 총 2,444명이 지원하는 등(정원내 평균 경쟁률 53.6:1) 관련 전공분야에서 가장 많은 입시 지원자수를 나타내어 전국 최고 수준의 입시 경쟁력과 최우수 입학자원을 보유한 학과로 알려져 있다.

황인상 기자 his@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실용음악학부의 작곡전공은 양과 질 측면에서 성장세가 가파르고 입학을 희망하는 대기수요와 재학생 및 졸업생 수에서 관련 전공의 다른 대학을 압도한다. 이는 대학이 규모뿐만 아니라 내실 면에서도 끊임없는 내부혁신과 창의적 도전들을 통해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 냈고, 이것이 교육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인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진단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발전의 성과에 대해 구체적인 답을 찾기 위해 기자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를 찾아 작곡전공 교수이자 전공심화과정 실용음악학과장인 김건 교수를 만났다.

▲ 김건 교수

국내 내로라하는 수준 높은 인디 뮤지션 배출
김건 교수는 미국 버클리음대를 최우수(summa cum laude)로 졸업하고 뉴욕대학원에서 작곡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후 2003년 귀국하여 영화음악 작곡가와 대중음악 오케스트레이터로 활동했다. 윤종신, 박정현, 박효신, 김현철, 이소라, 더원, 015B, 신승훈, 김동률, EXO, 동방신기, 아이유, 성시경, 려욱, 다비치, 김범수, 이승기, SG워너비, 노리플라이 등 내로라하는 국내 아티스트들의 수백여 곡이 그의 손을 거쳤다. 2006년에는 동아방송예술대에 부임하여, 2006년 수시 입시 기준 101명이 지원하던 작곡전공을 2020년 수시입시 기준 600명으로 약 600% 증가시키고 재학생 규모 면에서도 첫해 40여명을 2019년 기준 125명으로 3배 이상 키워냈다. 2020년 수시입시에서는 전공 내 전자음악제작 모집단위의 경쟁률이 작곡분야에서 이례적으로 135:1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010년에는 싱어송라이터 체계적 양성의 필요성을 느끼고 국내 최초로 작사, 작곡과 연주, 노래를 융·복합한 싱어송라이팅 트랙을 신설하여 차원 높은 교육과 미래 아티스트에 대한 뒷받침을 통해 수준 높은 인디뮤지션들을 배출했다. 옥상달빛(2019년 MBC방송연예대상 라디오부문 우수상), 권순관(노리플라이), 곽진언(Mnet 슈퍼스타K6 우승), 안예은(SBS K팝스타5  준우승), 선우정아(제11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팝음반상), 안녕하신가영, 이설아(제24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 금상), 조소정(제25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 금상), 장희원(제27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 대상) 등이 이 대학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들로 알려져 있다.
같은 해에는 전공심화과정 실용음악학과를 별도로 인가를 받아 신설하고 학과 고유의 교수·학습모형인 ‘HENA(Humanities, Entrepreneurship & Leadership, New Media Paradigm, Apprenticeship) 교수·학습모형’을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적용함으로서, 그간 국내 실용음악 교육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바꾸었다고 알려져 있다. HENA 교수·학습모형은 학교가 기존의 재능과 기능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미래예술가에게 인문학적 소양과 기업가정신을 배양하고, 졸업생들이 제도권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더라도 1인 기업 개념의 인디아티스트로서 활동하며 뉴미디어 환경에서 음원 제작 및 유통을 통해 매출을 창출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영향력 있는 프로듀서가 1:1 매칭으로 돕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갖추었다.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로 실용음악학과는 지난해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로부터 전국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세상을 바꾸는 시도를 끊임없이 이어가다
그간의 성과의 배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건 교수는 “동아방송예술대는 개인의 재능을 공유와 전이가 가능한 지식으로 전환시켜 재능공동체를 만드는 학습조직 경영전략을 펼쳤고, 교수가 강의실과 연구실에 머물지 않고, 선생이자 디자이너이자 집사로서 학내 구성원들의 멘탈모델을 도출해내며 학생들의 삶을 빛내주는 조력자 리더십을 실천하려 노력한 것이 성장의 비결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학령위기 감소 추세와 관련해서도 김건 교수는 “각 대학이 위기를 맞아 생존전략을 모색하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대학이 주도적으로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면서 “대학교육은 가정경제에서도 리스크가 큰 투자인데 교육소비자들의 니즈는 보편소비에서 가치소비로 변화하고 갈수록 명품을 추구하게 되어 있으므로, 이럴 때일수록 대학이 교육의 본질을 지키며 매력적인 브랜드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김건 교수는 강의와 연구 외에도 지난 10년간 학생들과 함께 대학 인근의 소외계층 어린이청소년들을 위한 ‘DIMA 어린이청소년음악캠프’를 이끌고, 청각장애 어린이를 위한 음악교육 콘텐츠 개발과 인공와우 수술 기금 모금 플랫폼인 ‘청어노챌린지’를 만들어 미래뮤지션들이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환원시키도록 돕는 등, 세상을 바꾸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상시 콘텐츠 창작 지원 시스템인 CEP(Competency Enhancement Program)도 7년 넘게 가동되며 매학기 100여곡의 창작 콘텐츠가 세상에 발표되고 있다. 대학의 입시과정 또한 매우 독특한데, 보통의 대학들이 입시생 개인당 5분도 채 못 미치는 시간에 실기평가를 마치는데 반해, 동아방송예술대는 1,2차에 걸쳐 30분~1시간에 걸친 대면 면접과 차별화된 실기테스트를 실시한다. 초대형화면에 펼쳐진 영상을 바탕으로 음악적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훈련이나 최근 음악시장 트렌드를 반영하여 비트메이킹과 탑라이너 테스트 등 기존 실용음악 대학 입시의 문법을 창조적으로 파괴한 끊임없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수험생들에게 단순한 시험을 넘어 새로운 입시경험과 감동을 주었고, 이는 자연스러운 바이럴로 이어져 입시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그간의 성과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 실용음악 교육시스템의 플랫폼화(化)를 통한 대학의 초격차를 추진하겠다는 김건 교수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자신을 거쳐 간 학생들이 유학을 가지 않고도 한국의 교육 환경에서 성장한 후, 평생에 걸쳐 고독한 음악가의 삶을 든든히 감당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코치이자 멘토가 되고 싶다는 그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음악가이자 교수인 그의 도전과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