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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자사고 등 일반고 일괄 전환 작업에 착수
2025년 3월에 관련 시행령 전체 삭제하는 법령 개정
2020년 01월 06일 (월) 13:35:15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정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2025년 3월 이들 학교의 설립 근거 조항 등을 삭제한다’는 내용의 법령 개정을 올해 상반기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장정미 기자 haiyap@

지난해 11월20일 교육부는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재난공제회관에서 ‘제1차 고교 교육 혁신 추진단’ 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논의했다. 고교 교육 혁신 추진단은 지난 11월7일 발표된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추진을 담당하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단장으로 고교학점제 중앙추진단과 고교체제 개편 추진단으로 구성됐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은 일괄전환 방침에 반발
제1차 고교 교육 혁신 추진단은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설립 근거와 해당 학교들의 입학·선발시기 등을 규정한 시행령 전체를 오는 2025년 3월 삭제하기로 했다. 삭제되는 시행령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6조의3 (고등학교 유형 구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0조의제1항제6호 (외고·국제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의3 (자사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의4 (자율형 공립고등학교) 등이다. 아울러 전국단위 모집이 허용돼온 일부 자율학교 또한 타 일반고와 동일하게 입학전형을 실시하도록 관련 시행령 부칙을 삭제한다. 교육부는 지난 11월27일부터 40일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과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를 실시했다. 이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하고 규제 및 법제심사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까지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20일 추진단은 2025년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과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의 세부 실행계획도 논의했다. 유 부총리는 “앞으로도 공정한 교육이라는 국민과의 약속은 물론 고교학점제 등 미래교육으로의 변화까지도 꼼꼼히 챙겨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의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고가 정부의 2025년 일반고 일괄전환 방침에 반발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전국자사고외고국제고연합회’를 발족한 이들은 정부의 일반고 일괄전환 방침에 헌법 소원을 제기할 계획이다. 지난 11월27일 연합회는 공동 성명서를 내고 정부를 향해 “군사독재 정부와 같은 독단적인 고교 교육체제 개악 시도를 중단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연합회는 “개인의 능력과 재능의 차이에 따른 우열이 나타나는 것은 불가피한 자연법칙”이라며 “고교 학생들이 실력을 쌓고 좋은 직업을 가지기 위해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입 경쟁과 학벌 사회 문제의 주범을 자사고, 외고, 국제고에 돌리는 것은 또 다른 마녀사냥”이라며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부의) 일괄폐지라는 초유의 교육독재가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회에는 일괄 전환 대상에 오른 전국 79개 자사고, 외고, 국제고 대다수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고인 강원 민족사관고(전국)와 서울 대광고(광역), 인천외고가 주축이 돼 지난 11월16일 연합회를 결성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일괄폐지에 반대하는 마음은 전국 자사고·외고·국제고 100% 같다”면서도 “공립학교들이 포함되면 공동 법적 대응이 애매해지는 면이 있어서 79개 학교 모두가 참여하진 못했다”고 밝혔다. 연합회 관계자는 “헌법 소원이 우리의 유일한 생존수단”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행정소송감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승산 여부를 떠나, 정부의 ‘밀어붙이기’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방법이 이것뿐”이라고 말했다. 교육계 일각에선 정부가 시행령 삭제만으로 이들 학교를 모두 없애면 헌법의 ‘교육법정주의’에 어긋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헌법 제31조6항은 교육제도 및 운영 관련 기본 사항을 시행령이 아닌 법률로 정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현재 자사고·외고·국제고의 법적 지위는 시행령에만 규정돼 있다. 앞선 헌재 판결에서도 교육법정주의를 촉구하는 의견이 나왔다. 지난해 4월 헌재의 교육부의 자사고 후기학교 배정 및 중복지원 금지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조용호 재판관은 “고교 제도 등 기본적 사항은 파급효과가 매우 크므로 국회가 직접 법률로 정해야 한다. 백지식으로 행정입법(시행령)에 위임해서는 아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헌법 소원과 관련해 “법에 근거하지 않은 시행령 개정을 통한 일방적 폐지 외에도 사학의 자율권, 학생의 교육 선택권 등 다양한 논점을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외고 30곳의 교장이 모인 전국외국어고등학교장 협의회는 이날 서울 중구 이화외고에서 정부 방침에 반발하는 별도 기자회견을 가졌다. 협의회는 “외고는 오로지 절대평가인 중학교 영어 성적과 면접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으므로 사교육 유발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고교 3개년 교과 이수 180단위 중 외국어 관련 교과를 72단위 이상 편성해 설립 목적과 취지에 맞게 운영해왔다”며 “(일괄 전환은) 시대착오적이고 반교육적인 포퓰리즘”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이날 2025년 3월 자사고·외고·국제고의 법적 지위와 관련된 모든 초중등교육법 시행령·규칙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일몰제 방식으로 입법 예고했다. 입법예고 기간은 40일간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1월6일까지이지만, 반대의견으로 개정안이 철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지역 자사고와 서울시교육청 법정서 날선 공방
자사고 지정취소 처분에 불복한 서울 지역 자사고들과 서울시교육청이 법정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지난 11월2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학교법인 경희학당(경희고)과 한양학원(한대부고)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취소처분 취소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앞서 서울 지역 자사고 8개교(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이대부고, 중앙고, 한대부고, 경희고)는 서울시교육청의 재지정평가에 탈락한 것이 부당하다며 지난 8월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 대리인은 “이전 다른 학교들에 대한 재지정 평가 지표들이 누구든지 접근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14년 재지정 평가와 달리 올해는 감점항목이 추가됐지만, 공지가 되지 않아 부적절한 평가였다는 주장이다. 이어 원고 측은 “2015년부터 재지정평가 통과 기준점이 60점이다가 올해 다시 70점으로 오른 것도 원고에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경희고는 올해 재지정평가에서 62.5점을, 한대부고는 62.6점을 받았다. 원고 측은 “기준점이 70점이던 2014년엔 평가에 미달한 일부 학교들에 지정취소를 유보하고 시정기회를 줬다”며 “70점이 절대적 기준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시교육청 측 대리인은 “지난 평가지표는 이미 홈페이지에 다 게시돼 있다”며 지표 변화가 예측 가능했다고 반박했다. 재지정 점수 결정에 대해서도 교육청의 재량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또 피고 측은 “올해 재지정평가 기준점은 전북교육청을 제외한 모든 시도가 70점이었다”며 “서울만 예외적으로 기준점이 높은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변론기일을 오는 2월14일에 열기로 했다. 한편 자사고 측과 서울시교육청이 법정에서 맞서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11월21일 행정14부의 변론기일에서는 배재고와 세화고가 서울시교육청과 첫 법리 공방을 벌였다. 자사고 측은 무리한 처분이라고 주장했으나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의 목적에 맞춘 적법한 평가였다고 반박했다.

서울지역 외고 및 자사고 입학 경쟁률 하락
2020년도 서울 지역 외국어고등학교와 자율형사립고의 신입생 입학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중학교 3학년 학생 수 감소와 함께 정부의 외고·자사고 일반고 전환방침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12일 종로학원하늘교육 등 입시업계에 따르면 명덕·대원·대일·서울·이화·한영 등 서울 외고 6곳이 전날 오후 1시 2020년 신입생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1400명을 뽑는데 2032명이 지원해 1.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1.51대 1보다 다소 낮아진 경쟁률이다. 학교별로는 대일외고가 250명 선발에 437명이 지원해 경쟁률은 1.75대 1, 명덕외고가 250명 선발에 409명이 지원해 1.64대 1, 이화외고가 150명 선발에 219명 지원해 1.46대 1을 기록했다. 이어 대원외고 1.41대 1(250명 선발에 352명 지원), 한영외고 1.23대 1(250명 선발에 308명 지원), 서울외고 1.23대 1(250명 선발에 307명 지원) 등의 순이었다. 2018년 미달 사태를 겪었던 서울외고와 경쟁률이 두 번째로 낮았던 이화외고는 작년보다 경쟁률이 올랐지만, 나머지 4곳은 작년보다 경쟁률이 떨어졌다. 서울 지역 20개 광역단위 자사고 경쟁률은 7573명 선발에 7586명이 지원, 경쟁률은 1.0대 1로 집계됐다. 지난해 총 21개교, 7842명 선발에 8522명 지원했을 당시 경쟁률 1.1대 1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지원자가 미달인 사회통합전형을 빼고 일반전형만 놓고 보면 서울 20개 광역단위 자사고 경쟁률은 1.19대 1(6018명 선발에 7147명 지원)로, 역시 2018년 경쟁률 1.30대 1(21개교·6231명 선발에 8073명 지원)에 못 미쳤다. 이들 자사고 가운데 경희·동성·숭문·장훈·한대부고 등 5곳은 모집정원보다 지원자가 적어 미달이 됐다. 이대부고와 한대부고는 전체 지원자는 모집정원보다 많았지만, 남학생 지원자가 남학생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지원자가 미달한 자사고 중 경희·숭문·이대부고·한대부고는 올해 상반기 진행된 교육청 운영평가에서 재지정 기준점보다 점수가 낮아 지정취소 처분을 받았다가 법원의 효력정지 결정으로 자사고 지위를 유지한 바 있다. 이처럼 외고·자사고의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은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 숫자가 감소한데다 이들 고교가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육통계에 따르면 서울 지역 중학교 3학년생은 2018년 7만6202명에서 지난해 7만2775명으로 4.5%(3427명) 줄었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정부 정책으로 특목고생들이 유리하다고 평가받는 대입 전형인 특기자·학생부종합전형이 축소될 예정인 점이 외고의 인기를 떨어뜨렸고, 2025년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 결정된 점도 외고 지원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국단위 자사고인 하나고는 200명을 선발하는 데 478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2.39대 1로 작년 2.35대 1(200명 선발에 470명 지원)보다 올랐다. 서울대를 포함한 명문대 진학 실적이 뛰어나고 면학 분위기 등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선호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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