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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나무의 불모지 한국에서 ‘커피 재배’의 꽃 피우다
2019년 12월 07일 (토) 01:11:54 차성경 기자 biblecar@newsmaker.or.kr

인류는 커피를 정말 사랑한다. 세상에서 원유 다음으로 물동량이 많은 원자재라는 말이 커피의 위세를 실감나게 한다. 미국의 작가 마크 펜더그라스트가 1999년에 펴낸 ‘매혹과 커피의 잔혹사’에서 ‘커피가 합법적으로 거래되는 원자재로서는 지구에서 오일 다음으로 두 번째로 가장 가치가 높다’라고 한 적이 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한국인에게도 커피는 물처럼 많이 마시는 음료다. 지난해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연간 972잔에 이른다. 하루 한 잔꼴로 마신 셈이다. 세계 평균(132잔)의 2.7배에 달한다. 커피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커피전문점 매출액 규모로만 보면 한국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다. 가구당 소비지출에서 커피 관련 지출은 지난 2014년 월 7597원에서 지난해 1만5815원으로 5년 사이 2배(108.2%)가량 늘었다.

한국 기후에 맞는 커피나무 품종 개량에 성공
매년 커피 소비량은 증가하면서 최근 국내에서도 커피나무를 재배하려는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커피나무는 아열대 식물로, 겨울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우리나라의 경우 노지재배가 불가능하다. 영하로 떨어지면 나무가 얼어죽기 때문이다. 수입원두가 국내 커피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흥석 한국커피나무 대표의 행보가 화제다.

▲ 오흥석 대표

오흥석 대표는 우리나라 기후에서 생장할 수 있는 커피나무의 품종 개량에 성공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커피나무는 나무의 높이가 2m에서 2m50cm 까지 자라며 나무를 옮겨 심거나 삽목하지 않고 씨앗에서 발아하여 나무로 자라기까지 3년이 걸린다. 열매 수확 간격은 타나무는 20cm이지만 한국커피나무는 2-3cm”라는 오흥석 한국커피나무 대표는 “한국은 노지보다는 하우스에서 커피나무를 길러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에 굳이 뿌리가 굵고 튼튼할 필요가 없다”며 “새롭게 개량된 커피나무는 나무에 오르지 않고 쉽게 수확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많이 심는 종자는 아라비카로 잎과 잎 사이의 간격이 20cm이지만 새롭게 개량한 품종은 잎과 잎 사이의 간격이 매우 좁아 몇 배의 수확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며 나무를 심은 후 3년 정도 지나면 수확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기존의 커피나무는 최대 6m 가까이 자란다는 점 때문에 대량 생산을 위한 수확이 어렵고 비닐하우스 등에서 재배시 문제가 될 수 있었다. 이에 오 대표는 뿌리가 깊지 않고 수확이 간편한 묘목 개량과 저온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커피나무 품종 개량에 매달려 왔다. 그 과정에서 숱한 어려움도 겪어야 했다. 잠도 제대로 자지 않았고 나무에서 쪽잠을 자는 나날도 많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힘든 것은 커피나무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었다. 오 대표는 “주변에서도 한국에 커피나무를 심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를 만류했고, 비난도 들었다”면서 “3년 전에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대장암 말기판정을 받아 수술을 하기도 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도 많았지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당연히 힘든 것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회고했다.

커피나무, 농촌의 우수한 소득원 될 수 있어
경희대 체육학과를 졸업 후 한때 중등 체육교사, 대학 체육학박사, 서울 대학원 운동심리학과를 거친 전문체육인으로 활동했던 오흥석 대표는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 조찬에 참여했을 당시 참석자들이 국산차에는 관심이 없고 커피에만 관심을 갖는 것을 본 김 대통령이 커피가 한국에서 나올 수 있게끔 연구해달라는 주문을 한 것을 계기로 커피나무 개발에 매달려왔다. 이후 정부지원으로 서울대 사범대학 체육학과와 스코틀랜드 식품관련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본격적인 우리 땅에서 재배 가능한 커피종묘 연구를 시작한 그는 아프리카, 남미 등 세계 90여개 국을 돌며 적합품종 찾기에 나섰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그러다 네팔 2000-3000m 고산지역에서 생산되는 만델링이라는 품종이 영하 4도에서도 원두가 버틸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그는 우리나라의 기후에 가장 적합한 커피 품종이라 확신하고 덴마크 종자연구소를 통해 커피 원두를 수입, 묘목까지 키우는데 성공했다.

오 대표에 의하면 대한민국 커피나무의 80% 가량이 한국커피나무에서 생산한 묘목으로, 최근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는 장수와 평택의 커피나무와 천안, 논산 등지에서 기르고 있는 커피나무 역시 오 대표의 작품이다. 최근에는 호주나 중국에서도 커피나무 재배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오 대표를 찾아오기도 한다. 오흥석 대표는 “커피는 전 세계적인 기호식품인데다가 생산이 제한적이라는 장점이 있으며 열매를 수확한 이후 보관이 상당히 용이하기 때문에 시장의 흐름에 맞추어 판매량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 커피에 주목해야한다”며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이어 “돈을 많이 벌기보다 ‘커피’하면 ‘오흥석’이라는 이름 하나는 남길 수 있도록 향후 더욱 커피나무에 대해 연구 개발하고자 한다”면서 “커피나무는 잎과 줄기 등도 비누 및 다양한 용도로 재사용이 가능해 농업경제의 우수한 소득원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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