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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들이 기다리던 간호사 전용 어플리케이션 널스노트
2019년 12월 07일 (토) 00:57:30 차성경 기자 biblecar@newsmaker.or.kr

지난 10월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019 간호정책 선포식’에는 이처럼 간호사들의 열악한 현실을 알리고 개선을 촉구하고자 전국에서 5만명(주최측 추산)의 간호사와 간호 대학생이 모였다. 이들은 간호인력 기준 개선 등 간호계의 열악한 근무환경 해결을 촉구하는 ‘2019 간호정책 선포식’을 열고 별도의 ‘간호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오늘날 국내 간호 현장은 해외와 비교하면 매우 열악하다. 임상에서 활동하는 국내 간호사 수는 인구 1,000명당 3.5명으로 OECD 국가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평균 근속기간은 6.2년으로 해외 간호사 평균인 18.1년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태움’ 같은 관행 역시 개인의 잘못뿐 아니라 충분한 교육 기간조차 없이 바로 신입 간호사들을 현장에 투입해야 하는 현실이 더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 오성훈 대표

‘태움’의 원인 중 하나는 의료현장의 시스템 문제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의 생명을 지킨다는 부푼 꿈을 안고 시작했던 간호사의 길.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현장에 투입된 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감당해야 일들은 너무나 많았다. 몸이 힘든 것은 둘째치더라도 바쁜 업무 탓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도 어려웠다. 자칫 실수라도 한다면 환자의 건강과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그 일상과 감정을 만화로 그려 SNS에 올리기 시작했다. 큰 기대를 가지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올라온 만화에 공감하는 이들은 예상보다 많았다. 댓글이나 다이렉트 메시지로 상황을 공감하는 간호사들의 사연 제보와 응원도 이어졌다. 그들의 반응을 보며 “아, 간호사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구나”하며 생각을 가지게 됐다.

지난 2018년, 스물일곱 살의 오성훈 간호사가 병원을 그만두고 동료와 함께 창업에 나선 이유다. ‘태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으로, 간호사들 사이에서 서열에 따라 행해지는, 일명 군기 잡기다. 누군가는 이 괴롭힘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기도 하지만, 오성훈 대표는 이 태움의 원인 중 하나는 시스템적인 문제라고 보고 있다. 간호사 한 명당 보아야 할 환자 수가 많고, 제대로 교육을 받기 어려운 현실에서 태움과 같은 문제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당장 인력 충원이 어렵다면, 간호사들이 조금 더 수월하게 교육을 받고 업무에 적응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널스노트는 이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렇게 매주 60만명에서 150만명까지 도달되는 인스타그램 웹툰 작가로 활동하면서 사연도 받고, 소통하다면서 간호계의 교육 시스템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오성훈 대표. 전국 간호학 강연회(서울, 부산, 광주, 대전, 대구 등 간호학 멘토링 강연회 총 2000명 이상 진행)를 다니면서 오프라인에서도 현장에 있는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더욱 뚜렷해졌다.

간호사들의 애로사항 해결해줄 ‘널스노트’ 개발
평소 간호사들이 부정적이고 힘든 인식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오성훈 대표는 지난 8월 ‘Nurways With You, 우리와 함께하는 간호사를 존중해주세요.’라는 주제로 와디즈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간호사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했다. 당시 간호사들과 약속한 내용이 간호사 인식개선을 위한 컨텐츠 제작, 실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간호사 업무능력 향상 및 적응을 돕는 스마트 노트 개발, 희귀 난치성 질환 환아를 위해 지지서명 1명당 1000원을 기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간호계의 분위기가 좋지 않죠. 간호사 어플 꼭 만들어서, 많은 분들이 도움 되게 해주세요!!’ ‘이런 활동과 간호사를 위해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군가가 간호사를 위해 이런 활동을 하는 거 자체만으로도 힘이 됩니다. 어플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실제 간호사를 위한 활동을 본 구독자들의 댓글) 그렇게 약속하고 3개월의 시간이 흐른 뒤 결과를 돌아보니 간호사 인식개선 캠페인에 약 1,000명 이상이 응원 인증샷 촬영이 이루어졌고, SNS 도달률이 100만 회 이상, 유투브 크리에이터, 아나운서, 인플루언서들도 참여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응원에 힘입어 지난 11월 11일 실제 간호사들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완료되어 테스트 버전을 출시하였다. 희귀 난치성 환아를 위한 기금도 지지서명 1명당 1000원씩 한국 메이커위시에 전달하여 기부증서를 수여받았다.

오성훈 널스노트 대표는 “11월에 베타서비스로 출시 된 ‘널스노트’는 병원 부서별로 업무 내용이나 교육 자료, 실무 지침서와 같은 내용들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 지침서 같은 것들은 대부분 엄청 오래되어서 업데이트가 안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종이로 두껍게, 몇 백 페이지씩 되어 있어서 업무 실효성도 없다. 오 대표는 “신규 간호사는 모르는 게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걸 자기 교육자(사수)에게 물어보면 혼이 난다. ‘알려줬는데 왜 모르느냐’는 거다”면서 “혼이 나면 압박감이 심해진다. 그게 변질이 되면 태움이 된다. 그걸 예방하기 위해서 ‘전자 지침서’를 만든다는 느낌으로 앱을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널스 노트는 쉽게 말하면, ‘밴드’처럼 부서 사람들이 업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교육자료 뿐만 아니라, 부서 내 앨범, 공지사항, 근무표, 지참약 조회 등 병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병동 내 커뮤니케이션에 필요한 기능들을 탑재했다. 그간 체계화된 지침서와 교육자료 등의 부재로 힘들어했던 의료현장의 간호사들 사이에서는 이미 화제다. 11월 11일 실제 베타 서비스 출시 3일 만에 서울대학교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심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대학병원을 비롯한 1,200명 이상의 현직 간호사 및 간호학과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고, 의학 분야 급상승 랭킹 1위를 달성하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간호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널스노트를 개발, 간호사를 간호하는 간호사인 널스노트 대표 및 팀원들이 앞으로 어떤 활동을 통해 또 그들과 소통하고, 도움을 줄지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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