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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재팬’ 운동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
역대 최대 규모의 일본 불매운동 자발적 참여 경향 강해
2019년 11월 06일 (수) 17:13:20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안사고, 안가고, 안입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4개월째에 들어섰다. 일본 정부의 무역보복 조치로 촉발된 ‘NO 재팬’ 운동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일부에서는 일본제품 구매가 다시 재개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지만 여전히 ‘노 재팬’ 운동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으로 일본 제품이 좀처럼 끼어들 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황태희 기자 hth@

노 재팬 운동으로 사실상 퇴출된 품목은 아사히 맥주 등 일본산 맥주다. 일본 맥주의 퇴출은 편의점과 슈퍼 등 소매채널이 앞장선 ‘안사고, 안파는’ 불매 운동의 힘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다. 10월8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9월(잠정치) 일본 맥주 수입액은 6000달러(약 700만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대비 99.9% 감소한 수치로, 일본 맥주가 사실상 수입 중단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수입 국가별 순위도 1위에서 28위로 추락했다.

주류, 여행, 의류에서도 일본 제품 맥 못 춰
일본 맥주는 올해 7월 불매운동이 시작된 직후 3위로, 8월에는 13위로 급락한데 이어 러시아, 터키 맥주에도 순위가 밀렸다. 아사히 맥주가 2009년 이후 10년 만에 겪는 ‘수치’다. 일본맥주 퇴출은 국내 맥주 시장 지각변동을 낳았다. 일본 맥주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전체 맥주 수입량도 올해 9월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이 자리를 국산 맥주들이 차지해 반사이익을 얻었다. 편의점에서 맥주 판매 1위는 카스, 3위는 테라가 차지했다. 국산맥주는 편의점에서 7월 39% 점유했으나 8월에는 48.7%까지 상승했다. 롯데주류는 불매운동 불똥을 맞았다. 롯데칠성음료가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롯데주류의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클라우드가 직격탄을 맞자 최근 편의점에서 4캔(500㎖) 1만원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클라우드가 편의점 할인 행사 품목에 들어간건 이례적이다.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도 불매운동 대상에 올라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롯데주류는 일본 관련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는 등 엄정대응에 나섰다. 일본 여행도 타격이 컸다. 여행 성수기인 추석 연휴 대목이 끼었던 지난 9월 일본행 항공기 승객은 1년 전보다 30% 감소했다. 수요 감소를 예상한 항공사들의 노선조정에 따른 결과다. 10월 예약률도 마찬가지로 줄어든 좌석을 못채우고 탑승률은 60%에 그쳤다. 일본여행 보이콧은 일본 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7~8월 한국 관광객의 급감(27.6%↓)으로 인한 일본의 생산 유발 감소액은 3500억원에 이른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의 생산유발 감소액 399억원의 9배에 달하는 규모다. ‘안입기’ 운동의 대표사례는 ‘유니클로 보이콧’이다. 유니클로는 7월 불매운동 시작 이후 유니클로 매장은 월계, 종로3가, 구로, 구리점 등 4곳이나 폐점했다. 회사측은 매장 재계약 문제 때문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사실상 7월 이후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뚝 끊긴 상황이어서 불매운동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유니클로 매출도 급감했다. 8개 카드사의 유니클로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59억4000만원에서 7월 넷째 주 17억7000만원으로 70.1% 급감했다. 브랜드 가치도 떨어졌다. 브랜드스탁이 발표한 ‘2019년 3분기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서 유니클로는 99위까지 떨어지며 순위권 탈락을 예고했다.

일본산 자동차 불매운동도 거세져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불매운동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지난 10월4일 발표한 ‘9월 수입승용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일본산 승용차는 지난 9월 1103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9.8% 감소세를 나타냈다. 일본산 승용차는 8월까지만 해도 유럽에 이어 수입차 판매 2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9월 들어 미국에 밀려 3위로 내려섰다. 9월 유럽산 승용차 판매는 1만7649대(점유율 87.4%)로 압도적 1위를 나타냈다. 미국산은 1452대(7.2%), 일본산은 1103대(5.5%)다. 일본산 승용차의 전년 동월 대비 판매감소폭은 지난 6월 17.2%, 7월 32.2%, 8월 56.9%에 이어 지난 9월 59.8%까지 상승하며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닛산의 판매감소폭이 가장 컸다. 닛산 브랜드는 9월 한달간 전년 동기 대비 87.2% 감소한 46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인피니티 브랜드 역시 48대 판매되며 69.2% 판매감소세를 보였다. 혼다 역시 166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에 비해 82.2% 판매가 줄었다. 토요타의 타격은 상대적으로 덜했다. 렉서스 브랜드의 경우 전년 동기에 비해 49.8% 증가한 469대의 차량이 판매되며, 수입차 판매 8위를 유지했다. 토요타 브랜드는 61.9% 감소한 374대가 판매됐다. 9월 수입 승용차 등록대수는 2만204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17.3% 증가했다. 1~9월 누적 등록대수는 16만7093대로, 전년 동기보다 15.2% 감소했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7707대 판매되며 1위를 유지했다. BMW는 4249대, 아우디는 1996대, 미니는 1031대가 각각 판매됐다. 뒤를 이어 볼보(996대), 지프(928대), 랜드로버(492대), 렉서스(469대), 포드(392대), 토요타(374대) 재규어(317대), 푸조(290대), 폭스바겐(174대), 포르쉐(171대), 혼다(166대), 캐딜락(132대), 마세라티(125대), 시트로엥(53대), 인피니티(48대), 닛산(46대), 람보르기니(34대), 롤스로이스(14대)순이었다. 9월 베스트셀링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E 300(1883대), 아우디 Q7 45 TFSI 콰트로(1513대), 메르세데스-벤츠 E 300 4매틱(1210대)순이었다. 2000cc 미만은 1만5290대(75.7%), 2000cc~3000cc 미만은 3800대(18.8%), 3000cc~4000cc 미만은 818대(4.0%), 4000cc 이상은 259대(1.3%), 기타(전기차)는 37대(0.2%)를 각각 나타냈다. 국가별로는 유럽 17,649대(87.4%), 일본 1,103대(5.5%), 미국 1,452대(7.2%) 순이었고 연료별로는 가솔린 14,670대(72.6%), 디젤 4,466대(22.1%), 하이브리드 1,031대(5.1%), 전기 37대(0.2%) 순이었다. 수입자동차협회 윤대성 부회장은 “9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은 일부 브랜드의 신차효과 및 물량확보에 힘입어 전월보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완성차 브랜드 닛산이 최근 불거진 ‘한국 시장 철수설’을 부인하고 “한국 시장에서의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닛산은 지난 9월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략적으로 중요한 한국 시장에서의 활동을 앞으로도 지속해나갈 것임을 확실히 하는 바”라며 “한국의 소중한 고객들을 위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닛산이 사업 운영을 최적화해야 할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 또한 사실”이라며 "기존의 사업 운영 구조 재편을 통해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고, 한국닛산의 사업 파트너사들과 함께 다시금 건전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닛산은 “이와 같은 노력들이 필요한 가운데 소중한 고객들에게 항상 최고 수준의 제품 판매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어지면서 판매량이 급감하자 업계에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의 보도를 인용하며 ‘닛산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왔지만, 당시 닛산은 한국 시장에서 판매를 이어간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한국닛산은 지난 9월17일 한국 시장에 플래그십 세단 ‘2019 뉴 맥시마’를 공식 출시하며 분위기 반전을 도모했고, 허성중 한국닛산 대표는 “뉴 맥시마의 출시는 소중한 국내 고객에게 최선의 제품과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한국닛산의 다짐”이라고 밝혔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한국 시장이 중요하다는 내용은 예전부터 공식적인 자리에서 항상 강조했던 부분”이라며 “그동안 철수설 등 추측성 보도가 많았는데 이로 인해 불안해하는 고객들을 위해 한국 시장에서의 확실한 판매 지속 계획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노 재팬’ 운동 습관적 불매, 거부 태도로 안착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어난 일본 불매운동이 역대 최대 규모에 자발적 참여 경향도 강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지난 10월13일 디지털 마케팅 업체 엠포스의 ‘일본 불매운동 현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SNS에서 ‘불매’가 언급된 횟수는 118만3,825건을 기록했다. ‘일본불매’ 언급은 103만8,982건이었다. 이는 지금까지 역대 최대 규모의 불매운동으로 회자되는 2013년 일본 ‘다케시마의 날’ 행사로 촉발된 불매운동 당시 SNS에서 언급된 ‘불매’ 10만3,476건, ‘일본 불매’ 1만2,772건의 10배가 넘는다. 이후 2015년과 2018년에도 롯데그룹 불매운동,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와 관련된 일본 불매 운동이 각각 벌어진 적이 있다. 그러나 ‘불매’라는 단어의 SNS 언급 건수가 각각 13만8,058건, 35만7,210건이었고 불매운동 대상이 국내 기업이었다는 차이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촉발된 이번 불매운동을 전례 없이 가장 큰 규모라 볼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불매운동의 자발성도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트위터를 기준으로 올해 7~8월 일본 불매와 관련한 게시물 128만여건 중 남의 트윗을 공유한 리트윗(RT) 비중은 93.3%, 자기 의견 제시는 6.7%를 각각 차지했다. 리트윗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두 달 동안 자신의 의견을 낸 게시물도 8만5,000여건에 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2013년 SNS 전체 게시글보다 8배나 많은 수치다. 엠포스가 ‘네이버 쇼핑인사이트’를 통해 불매 대상 업종의 쇼핑 클릭 지수를 분석한 결과 여행·의류·잡화·생활용품·화장품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클릭 횟수가 떨어졌다. 건강식품은 유일하게 7월 중순을 기점으로 다시 클릭이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 가운데 SNS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불매 대상은 ‘유니클로’와 ‘일본 여행’이었다. 일본 여행 취소의 여파로 일본과 비슷한 가까운 거리의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실제 인천국제공항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8월 일본 여행은 7월 대비 24.9%,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26.6% 감소한 반면 중국, 베트남, 러시아를 비롯해 대만, 마카오, 사이판 등의 출국자가 크게 늘었다. 맥주 역시 유니클로, 여행과 함께 불매 대표 품목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일본 맥주 수입액은 지난 6월 790만 달러에서 7월에는 45% 떨어진 434만 달러, 8월에는 7월 대비 95% 급감한 22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보고서는 한 일본 방송에서 “일본 맥주 수출을 막아 버리자”고 말한 내용이 국내 SNS에서 회자되며 일본 맥주 불매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했다. 한창 반일 정서가 끓어올랐던 7월에는 일본 불매운동 관련 SNS 언급량이 하루 7만건이 넘기도 했지만 점차 다른 이슈에 묻히며 감소세가 확연했다. 그럼에도 8월 말 기준 하루 평균 6,000여건의 언급량이 유지되면서 관심은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불매운동 관련 글이 줄어드는 시점에서 ‘장작’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여론의 관심을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자극 요소를 서로 공유하는 것으로 기존의 불매운동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표현이다. 보고서는 “중·장년층, 시민단체가 주도한 강성의 불매운동과 달리, 불매운동도 일종의 놀이처럼 하는 젊은층의 인식과 태도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매운동 초기의 기세와 화제성은 점차 약화되는 것이 분명하나 이미 낮았던 소비 심리와 맞물리며 습관적 불매, 거부 태도로 안착했다”며 “회복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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