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리지>에 “상고 적에 지역이 백 리 되는 나라가 이 도 안에 매우 많았으나 신라가 건국하면서 통일하였다”라고 기록된 나라가 가야다. 가야는 서기 전후 무렵부터 562년까지 우리나라의 남단 경상남북도 서부 지역에 존재하던 국가들의 총칭이다. 또는 좁은 의미에서 보면 김해의 가야국이나 고령의 대가야국을 일컫는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가야에 대한 기록은 백제나 신라 혹은 왜의 역사 중에 단편적으로 언급된 정도다. 때문에 가야사는 항상 주변국의 관심과 입장에 의해 왜곡되어 왔다. 한국 고대사 연구에서 가야사의 위상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이유다. 다만 최근 가야유적에 대한 고고학적 조사와 연구성과가 급증하고 역사학계에서도 가야의 자체적인 역사를 집중적으로 논의해 온 결과, 삼국시대의 역사에서 가야의 역할이나 비중이 결코 작지 않았으리라고 여겨지고 있다. 특히 고대 가야의 문화는 주변국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주었으리라는 것이 최근 고고학적 발굴성과로부터 얻어낸 공통된 견해이다.

▲ 오세연 국립김해박물관장

고고학 중심의 전문 박물관으로 특성화
오세연 국립김해박물관장의행보가 화제다. 국립김해박물관은 가야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보존·연구하고 전시·교육하기 위해 지난 1998년 설립됐다. 오세연 국립김해박물관장은 “가야는 다른 고대 국가들에 비해 역사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유물·유적의 발굴을 통해 가야사를 복원할 수 있다”며 “이러한 점에서 국립김해박물관은 다른 국립박물관들과 달리 고고학 중심 전문 박물관으로 특성화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가야의 건국설화建國說話가 깃든 김해시 구지봉龜旨峰기슭에 자리한 국립김해박물관은 가야의 문화재를 보관·전시하고 있으며 아울러 부산·경남 지역의 선사시대 및 가야의 성장 기반이 된 변한弁韓의 문화유산을 전시하고 있다. 현재 김해박물관 본관에서는 1층 가야로 가는 길, 2층 가야와 가야 사람들을 주제로 상설전시를 진행하고 있으며 상설전시실 1층 중앙홀에서 특별전시와 테마전시 등도 함께 개최된다. 현재는 지난 6월12일부터 오는 12월29일까지 <웹툰으로 그린 가야 이야기>가 전시 중이다.

오세연 관장은 “국립김해박물관은 가야 특성화 박물관으로서 가야를 널리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 웹툰 공모전을 기획하였다. 2018년 6월부터 11월까지 ‘가야, 그리고 국립김해박물관’이라는 주제로 공모를 받았다”면서 “2018년 제1회 웹툰 공모전은 젊은 연령층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고자 하였다. 본 전시는 위의 입상작을 활용하여 가야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8년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 중 선별된 우수작 총 15점이 전시된다. 공모전 입상작 중 5작품은 패널로 제작되어 설치되었으며, 10작품은 컷애니메이션의 형태로 전시된다. 한편 국립김해박물관은 지난 8월1일부터 11월10일까지 두 번째 웹툰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오세연 관장은 “스토리 완성도와 독창성, 그림·캐릭터 개성과 감정 표현력, 구성력과 대사 처리 정확성을 기준으로 심사해 수상작 17점을 선정하며 총상금은 1천만 원이다”면서 “자세한 사항은 국립김해박물관 누리집(홈페이지)의 새 소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관람객과 함께 하는 ‘문화기관’의 역할 수행
올해 21년을 맞이한 국립김해박물관은 늘 관람객과 소통하며,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문화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심포지엄 개최 등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치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함안군과 김해박물관이 맺은 ‘마갑총 마갑복원을 위한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삼국시대 마주와 마갑의 연구 성과와 과제’라는 주제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공동개최한데 이어 9월에는 부산대박물관과 ‘가야 사람과 풍습 연구-편두’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편 지난 7월에는 소규모 기획전 <가야의 집>을 개최, 가야문화연구소가 금관가야 왕궁 터로 추정되는 김해 봉황동 유적에서 지난해 발견한 집모양토기를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매월 전시실 보물카드를 활용한 가야사 탐험 및 박물관 퀴즈로 진행되는 ‘박물관 속 숨은 보물찾기’와 함께 홀수달 마지막 주 수요일 학예연구사의 전시품 해설과 관람객과의 질의응답 시간으로 구성된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큐레이터와의 대화’도 관람객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오세연 관장은 “앞으로도 관람객이 배우면서 즐겁고, 국민과 함께 살아 숨 쉬는 박물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