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에 있어서 오랜 경험과 지혜의 축적으로 이뤄진 향토문화는 그만한 타당성이 있어 형성되었고 우리 조상들이 공감하고 전승해 왔기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화·정보화에 따른 격변한 사회변화 속에서 무분별한 외국문화의 도입은 우리 고유의 향토문화 가치를 퇴색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물질 만능사상으로 인한 생활양식의 변화는 향토사적 문화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구본만 여주박물관장의 행보가 화제다. 지난 1998년부터 여주군향토사료관의 학예연구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구본만 관장은 사료관 시절부터 유물의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유물 구입 및 기증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여주의 옛 문서>, <여주 남한강>, <언론 기사로 본 여주 100년사>, <여주 독립운동사 개관>, <천년의 울림 여강의 노래>, <여주의 옛글을 읽다>,  <여주목고적병록성책> 등의 학술연구 도서 발간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여주의 역사·문화·사회·정치 등 전 분야에 대하여 당시 새로운 시군지 편찬 경향에 맞춰 전 7권으로 분철하여 <여주군사>를 발간하고, 이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료를 접할 수 있도록 전용 홈페이지를 구축하였다. 또한 2010년 여주군향토사료관 리모렐링 공사를 통해 현재의 황마관(구관)에 전시실 4개를 확보하고, 이를 계기로 여주군향토사료관은 경기도의 심사를 거쳐 1종 전문박물관으로 승급돼 ‘여주박물관’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다.

여주의 과거와 현재 아우르는 문화 체험 공간

▲ 구본만 관장

1997년 ‘여주군향토사료관’으로 문을 연 여주박물관은 여주의 역사와 유물 등을 조사·수집·전시·교육하고, 새로운 학술자료를 발굴하며 여주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6년 7월 14일 새롭게 개관한 여마관(신관)의 건립으로 각지에 흩어졌던 여주지역 발굴출토 국가귀속유물을 한자리에 모았다. 기존의 여주박물관은 황마관으로 기획전시실, 류주현 문학전시실, 남한강 수석전시실, 조선왕릉실로 활용하고 있으며, 신관인 여마관은 여주역사실, 카페테리아, 학예연구실, 강의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여주박물관은 매년 다양하고 특색 있는 특별기획전 개최, 지역주민이 참여한 기획전시 개최, 성인대상 전통문화교육 및 박물관대학과 시민역사문화 강좌  운영, 여주시 유적지 답사 프로그램, 지역축제연계 체험프로그램, 여주시 청소년 문화재 지킴이, 여주시 공사립 박물관 연합체험 한마당, 체계적인 유물 수집·보존·관리, 학술연구 및 책자 발간 등 여주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다양한 문화 체험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제’ 평가에서 우수 인증기관으로 선정되었고, 교육부가 주관하는 ‘교육기부 진로 체험 인증기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었다. 올해 2019년에는 3·1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특별기획전시 「그날의 함성을 기억하다」 및 전시연계 교육, 체험, 행사 등 9종 72회를 운영해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국민참여 기념사업’에 신청하여 공식 인증을 받았다.

여주박물관 신관(여마관) 건립과 여주시 미술관 「아트뮤지엄 려」조성
지난 2010년부터 여주박물관장 직을 수행하고 있는 구본만 관장은 기존 구관 건물의 규모와 시설 수준으로는 여주를 대표하는 공립박물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었기에 여주박물관 신축 계획을 수립하였다. 계획 수립 후 약 6여년간 각종 사전심사, 현상설계공모, 건축 및 전시 공사 등을 추진하여 드디어 지난 2016년 7월 여주박물관의 신관(여마관)을 개관했다.이를 계기로 여주박물관은 보물 제6호 원종대사탑비 비신을 비롯하여 연양리구석기유적, 흔암리청동기유적, 매룡리고분군, 파사성, 중암리고려백자가마터, 원향사지, 고달사지 등 그동안 각지에 흩어져 있던 여주의 중요유적에서 출토된 국가귀속유물들을 총망라하여 전시하게 되었고, 카페테리아와 강의실을 마련하게 되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박물관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구 관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 2017년에는 여주박물관 여마관(신관)을 더욱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각종 건축상에 도전한 결과 한국건축가협회상 수상 및 올해의 건축 베스트 7 선정을 시작으로, 경기도건축문화상 1위 대상(경기도지사상), 한국건축문화대상 2위 본상(설계-국무총리상, 시공·건축주-국토부장관상) 수상 등 우리나라 대표 건축상 3개를 수상하는 쾌거도 거두었다.
하지만 구 관장은 여주박물관이 나아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고 말한다. 현재 여주박물관 황마관(구관)은 1997년 여주군향토사료관으로 개관했는데, 20년 이상 노후된 건물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인 내진보강, 엘리베이터 설치, 기존 전시실을 포함한 전체적인 전시 개편 등 전면적인 리모델링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최근 많은 관람객의 요구에 따라 국립박물관과 지자체 공립박물관들은 어린이 체험공간을 지속적으로 설치·확장하는 추세이다. 이에 구 관장은 타 박물관 어린이 체험공간과의 차별화를 위해 2층에 전시공간을 더 확보, 증강현실· AR·3D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하여 아이들과 부모들이 체험을 통해 여주 역사를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체험실 형태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여주시의 공립 박물관 및 미술관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구본만 여주박물관장은 “여주시에는 여주의 미술 작가와 예술인들이 그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전문적인 전시공간이 부족하다”면서 “이에 문화예술인들의 전시공간 마련과 여주시민의 문화수요 충족 및 여주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여주시 미술관 「아트뮤지엄 려」를 조성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현재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퍼블릭마켓내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추진하고 있는 구 관장은 오는 11월15일 오픈을 목표로 내부 공사와 개관 기획전 준비 등 사업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구 관장은 “여주시 미술관 「아트뮤지엄 려」가 개관되면 국내 최초 대형 아울렛내에 지자체 공립미술관이 운영되는 사례로서, 여주시민 뿐만 아니라 아울렛을 찾는 많은 방문객들이 여주의 미술을 함께 감상하고 공유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관내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미술창의교육을 실시하여 공립미술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