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경제가 발전하고 소득수준이 높은 선진국일수록 산업구조상 서비스업의 구성비가 높게 나타난다는 점과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수년간 턱걸이하고 있는 우리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관광산업은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

▲ 고재용 공정관광문화포럼 상임대표/청운대학교 교수

1975년부터 국가전략산업으로 선정된 관광산업은 4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국가의 전략산업이 아닌 곁가지 산업으로서의 명맥을 이어오면서 외래 관광객 1천만 명을 달성한 것은 대단한 성과라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는 2017년 외국인 관광객 2천만 명 이상을 유치하여 관광대국이 되려는 비전을 가지고 관광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관광대국은 전 국민의 서비스마인드셋에 달려 있어
지난 12월5일 국회에서 ‘2020 관광대국 실현을 위한 관광문화 활성화’ 방안에 대한 심포지엄을 개최한 공정관광문화포럼 상임대표 고재용 교수는 “관광대국은 관광업에 종사하는 관광인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며,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의 정신문화를 바꾸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재용 상임대표는 “공정관광문화란 진심어린 서비스로 공공선을 추구하여 모든 인간을 감동시키는 행동이며, 그 본질은 인간관계에서 서로에 대한 올바르고 예의바른 타인을 위한 봉사의 실천”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그러한 행동의 지향점은 모든 국민이 만나는 상대가 누구이던 간에 상대방에게 감동을 주어 ‘만남이 기다려지고 감동을 주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연간 2천만 명 이상을 유치하는 관광대국의 실현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광산업을 바라보는 국민 개개인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즉 세상을 바라보는 개개인의 프레임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 프레임은 세상을 보는 안경이라 할 수 있다.

이제 관광산업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관광인들만이 해야 하는 변방의 부분산업이 아니다. 2012년 외래 관광객 1천만 명 돌파를 기점으로 우리는 연간 외래관광객 2천만 명 이상이 오는 관광대국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갖게 되었다. 고재용 교수는 모든 국민이 관광산업에 대한 관심을 갖고 모든 국민이 관광서비스인이 되었을 때, 누구를 만나던 “대한민국은 친절한 나라, 정감이 있는 나라, 안 보면 보고 싶은 나라”라는 이미지를 포지셔닝 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전 국민의 서비스마인드셋(Total National Service-Set)은 세계 무역 규모 8위, 국민소득 2만불이 넘는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고려할 때 관광에 종사하는 직·간접적 조직만으로는 관광대국 실현이 불가능해 보인다. 인간은 감정이 있기 때문에 마음과 마음이 진실로 하나가 되는 공유의식을 느낄 때만 감동을 받아 재방문이 쉽게 이루어지고, 재방문이 많을수록 관광대국의 실현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전 국민의 서비스마인드셋은 공공질서가 무너지고 떼법이 난무하는 현재와 같은 사회적 환경에서는 불가능하다.

무너진 공공질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도덕성의 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도덕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인간성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도덕적으로나 인성적으로나 사람사이의 관계가 무너진 사회에서 매우 위험한 생존게임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고재용 교수는 “우리는 인간성 회복을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인간성(人間性)은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상대방에 대한 인정과 배려, 존중 등의 가치와 연관될 때 그 진가가 발휘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고재용 교수는 나눔(aropa)에서 행복감을 얻도록 사람들의 철학을 바꾸는 일이 매우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일깨운다.

그는 미국의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도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 처지를 고려해보려는 공감능력을 향상시킬 때 인간은 더욱 친밀해질 수 있다고 말하였음을 상기시켰다. 이러한 유산을 갖기 위해서는 가정교육에서부터 유치원, 초·중·고·대학 뿐 아니라 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 기업체, 종교단체 등 모든 조직에서의 인성교육이 지속적으로 반복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했다.

행복지수 향상은 아로파 정신의 실천에 달려
고재용 교수는 “모든 국민이 행복지수를 높이는 바람직한 방법은 가진 자들이 나보다 덜 가진 이웃을 위해 기부와 후원활동을 적극적으로 실천함으로써 나눔(aropa)에서 행복감을 얻도록 보통 사람들의 철학을 바꾸는 일이 매우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일깨운다. 프랑스 기 소르망교수도 이러한 기부문화가 , 무너져 내릴 것 같은 미국 자본주의를 지탱해주고 있다고 칭찬하였다는 것을 상기할 때 매우 시의적절한 아젠다이다.

고 대표는 “인간이 경쟁 없이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역사를 지속할 수 없다”며 “인간은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기본 조건으로 일을 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을 얻기 위해서는 실력을 갖추어야만 한다. 그러나 각기 타고난 재능이 다르기 때문에 앞서는 자와 뒤처지는 자가 구별될 수밖에 없다. 능력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불균형을 바로잡고 불합리함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정책으로 실현되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복지정책이다.

복지는 동정이 아니라 뒤처지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다. 고재용 대표는 “우리 사회는 뒤따라오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낯선 사람들에게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면서 “부족국가시대에는 이웃나라의 공격에 대비하여 이웃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지만 이제는 세계가 하나되는 ‘노마드’의 시대”라고 덧붙였다. 이어 “세계인이 하나가 되는 노마드의 시대에 이웃에 대한 경계를 우리의 DNA에서 몰아내고 친절을 베푸는 체질로 진화해야 하며, 이것이 관광대국으로 가는 첩경”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 공정관광문화포럼활동에 전 국민의 전폭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