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하고 아름다운 꽃을 한 송이, 한 송이 정성껏 골라 자신만의 개성적인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플로리스트는 최근 그 매력을 인정받으며 떠오르고 있는 직업이다. 특히 결혼과 육아로 직장을 떠난 여성들에게도 재취업 및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플로리스트는 꽃에 디자인을 담아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힐링’을 선물한다.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며 사무실, 회의실 등에선 직원들의 업무향상 뿐만 아니라 기분 좋은 시간까지 갖도록 도와준다.

꽃과 전통의 접목 통해 꽃예술의 매력 알려
“꽃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아름답지만 미학적인 요소들을 다양하게 배합하면 그 아름다움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꽃은 예나 지금이나 특유의 색과 자태, 그윽한 향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플로리스트는 꽃의 최종 소비단계에서 꽃을 용도에 적합하게 변화시키고, 아름다운 형태로 연출하는 일을 한다. 고객의 요청에 따라 꽃을 포장판매하거나 웨딩, 파티 등 각종 행사장을 장식함으로써 꽃을 더욱 활용적이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에 따라 꽃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것 뿐 만 아니라 꽃의 경제적 효용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꽃의 재배, 유통, 소재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 박춘영 회장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박춘영 화인꽃예술중앙회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손꼽히는 플로리스트로 전국 41개 지부가 운영 중인 화인꽃예술중앙회를 설립해 우리나라의 꽃예술과 화훼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지금까지 개인 꽃꽂이 전시회 6번, 단체 전시회 22번을 개최한 박춘영 회장은 2권의 작품집과 1권의 꽃꽂이 교재를 발간했으며 월간 플레르에 2016년부터 ‘박춘영의 오리엔탈스타일’이란 제목으로 꽃작품과 해설 그리고 작품에 관한 시를 계속 연재해 오고 있는 중이다. 현재 박 회장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기명절지화, 일지화, 다화 등이다.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 또는 기명절지화(器皿折枝畵)는 조선시대 장승업이 중국의 청공도 등을 참조하여 새롭게 창안한 것으로, 고동기(古銅器) 등의 진기한 기명이나 도자기에 꽃가지, 과일, 채소 등을 곁들인 정물화의 일종을 가리키는데, 최근 이러한 기명과 절지 등을 이용하여 화훼장식의 새로운 분야로 발전시킨 것을 기명절지화(器皿折枝花)라고 부른다. 이 작품은 예스러운 분위기의 2층 화대와 조각된 도자기 화로에 도자기 다관과 항아리를 곁들여 진귀한 기명의 면모를 갖추게 하였다. 2층 화대 위에 도자기 화로를 화기로 사용하여, 고색창연한 질감의 이끼 낀 매화 가지와 꽃이 핀 매화 가지를 함께 기울여 꽂았다.

일지화(一枝花)의 양식은 인공적인 기교를 부리지 않고 다른 소재와의 섞임도 없이 담담하게 표현한 병화장식으로서 조선시대 사대부의 정신을 표현한 것으로 수수한 백자에 특별한 기교 없이 던져 넣은 고매의 자태처럼 자연스럽게 표현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이경윤의 인수인물도와 해인사 대적광전 벽화와  김홍도의 오륜행실도 등에서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다화(茶花, 찻자리꽃)는 손님에게 차를 대접하면서 함께 꽃을 감상하거나 화기 또는 다기 등에 대한 정담을 주고받으며 서로 존경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정신적 차원의 분위기를 중요시한다. 따라서 다화의 소재는 소박한 것이 좋으며, 다향 보다 짙은 향기를 가진 꽃은 피하도록 한다. 전통다화는 꽃과 화기가 어우러져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 박춘영 화인꽃예술중앙회장은 “동양화를 연구하다 보니 전통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면서 “전통적인 작품과 젊은이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재구성한 작품들을 구상해서 많은 사람이 전통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꽃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플로리스트 양성
어릴 때부터 꽃을 좋아해 가까이했던 박춘영 회장은 1973년 부산여성학원에서 리본플라워를 배웠고, 이어 생화 꽃꽂이를 시작했다. 한국전통꽃꽂이와 일본 이께노보 이께바나를 함께 공부해 이께바나 정교수를 취득한 그는 독일 FDF 플로리스트 마이스터 과정을 수료하고 수석 강사 자격을 취득했다. 2015년 고양국제꽃박람회 전통꽃꽂이부문에서 장관상을 수상한 박 회장은 자신이 설립한 영화훼장식디자인학원에서 화훼 전문 지식과 탁월한 미적 감각을 토대로 꽃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플로리스트 양성 과정을 운용하며 한국전통꽃꽂이 지도자과정 등 민간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 한편 2003년부터 노숙자 전용 교회를 세우며 이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만들어주며 따뜻한 사회 조성에 이바지하고 있는 박 회장은 “꽃은 하나님의 아름다운 창조물의 하나로 우리의 사랑과 감사를 표현하는 데 탁월한 도구이다”면서 “앞으로 전통꽃꽂이 연구가로서 다양한 전시회를 통해 한국의 아름다운 꽃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고, 더 많이 연구해서 후세에 물려줄 수 있는 교재와 많은 작품을 남기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