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적이게도 죽음은 삶의 중요한 테마다. 죽음을 어떻게 맞을 것인지, 죽음을 예비하며 돌아보는 삶은 어떻게 기억될지, 죽음 이후엔 또 무언가가 있는 것인지…. 동서고금의 인류가 끊임없이 고민해 왔던 물음이다.

장정미 기자 hayap@

흔히 우리의 인생살이를 여행에 비유하곤 한다. 인생의 여정, 여로에서 우리는 어느 순간 고비를 맞이하기 마련이다. 중요한 순간과 고비를 기념하기 위해 여러 추억거리를 만든다. 상장례는 망자의 시신을 깔끔하게 처리해 주는 기능이 있다. 고인의 혼을 위로해 줌으로써 사람들의 두려움을 극복하게 하는 기능도 있다. 죽음에서 오는 충격을 완화해 주는 정신적, 물질적 도움의 기능과 사회공동체 결속 강화의 기능도 있다.

교회진흥원과 함께 장례학교 개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재조정 국면을 도모하는 값진 시간이다. 장례문화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실천할 일이다. 이에 신성호 지구촌교회 장로의 행보가 화제다. 최근 신성호 장로는 교회진흥원과 함께 장례지도학교를 개설, 주목을 받고 있다. 40여 년 전부터 교회 경조팀에서 봉사하며 장례위원직을 역임하고 있는 신성호 장로는 지금까지 5천여 회에 걸쳐 장례식 현장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온 인물이다. 교인들은 물론 전국 어디서나 상을 당해 언제라도 도움을 요청하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또 하던 일도 잠시 접어두고 제일 먼저 장례식장으로 달려가 모든 장례 절차를 도와주고 있는 신 장로는 상주가 원할 경우 임종시부터 장례 준비, 장례물품 구입, 장지와 매장, 마지막 하관예비에 이르기까지 장례식 전 과정에서 도우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일체의 사례비도 받지 않고 그가 봉사를 하는 이유는 하나다. 바람직한 장례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다. 신 장로가 최근 장례학교를 개설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 신성호 장로

신성호 장로는 장례학교에서 ▲장례를 앞둔 가정 (암환우 부모를 모시고 있는 자녀) 본인이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선진화된 장례식 등을 강의하는 일반반 ▲교회장례지도를 위한 지도자반은 장례 예배인도, 장례상담, 장의용품 구입, 장의차량, 장례식장 이용방법, 선진화된 장례식과 절차 등을 강의하는 지도자반을 운영하고 있다. 신성호 장로는 “선진화된 장례는 돈이 들지 않고 빈부와 권력의 위화감 없는 장례로 누구나 돈이 들지 않아 가볍게 부담 없이 부모 형제를 하늘나라로 마음 편히 보낼 수 있다”면서 “수많은 상조회가 생겨났다 사라지면서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보며 한탄하는 일도 이젠 사라져야 한다. 일부 TV방송을 통해 사은품을 준다하여 사행심을 일으키는 행위도 사라져야 한다. 상조회사가 자선사업 하는 것도 아닌데 앞으로 정부는 법을 만들어서라도 재재하여야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장례학교를 나오면 존엄한 죽음 준비와 장수행복유언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장례수첩, 장례지침서 등을 준다.

장례준비에 관한 모든 것 안내하는 저서 출간
80이 다 된 고령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기독교 장례문화 보급에 힘써온 신성호 장로. 그간 여러 교회에 강연회를 통해 교회진흥원과 협의한 신성호 장로는 만방샘 목장교회에서 지난해 10월13일부터 매월 첫째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장례학교 일반반을, 오후2시부터 저녁9시까지는 지도자반을 강의해왔다. 앞으로도 이 과정을 계속 운영하면서, 교회 신학대학 암환우 사회단체 아파트단지주민 노인회 등 초청하는 곳은 어디든지 성심성의껏 강의를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는 최근 장례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경험한 중요 사례를 모아 집대성해 국내 목회 부문 우수상에 선정된 <교회가 꼭 알아야 할 장례지침서>에 이어 두 번째 저서인 <죽음에서 천국까지의 섬김>을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교회가 꼭 알아야 할 장례지침서>는 축복 속에 건전한 장례문화를 집행할 수 있는 자세한 설명과 유언장 작성 등 사후에 대한 장례 절차 문제 등 장례준비에 관한 모든 것을 안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 장로는 “<교회가 꼭 알아야 할 장례지침서>는 현재 장례비용의 1/3이면 어려움 없이 장례를 마칠 수 있게 하는 장례의 길잡이로서 기독교인은 물론이고 일반 가정에서도 꼭 비치하면 좋다”며 “장례는 망자와 산 자가 이별하는 과정으로 망자가 본향으로 편안히 돌아갈 수 있도록 존엄하고 아름다운 행위로 승화시켜야 한다. 여생을 힘닿는 대로 장례교육을 해서 많은 사람이 장례의 소중함을 깨닫고, 장례봉사에 참여하도록 하고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