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내 유일한 시립도서관인 ‘서울도서관’의 계단식 열람석에 앉아 시민들이 책을 읽고 있다.

(뉴스메이커=정기철 기자) 서울에 있는 총 1,178개 도서관 가운데 서울도서관이나 국립중앙도서관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소규모 도서관이다.

이로인해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에서는 전문 서적을 구하기가 어렵거나 강의·교육 프로그램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서울의 공공도서관당 서비스 인구는 5만6,449명으로 미국의 1.6배, 영국보다 4배 많은 수치로 도서관 인프라는 주요 OECD 국가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다.

서울시가 시민 누구나 집 가까운 곳에서 양질의 정보와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도서관 네트워크를 새롭게 짠다.

지역별 특성 반영 전문 도서관·10분 거리 촘촘히 확충

서울의 도서관 인프라를 혁신적으로 개선·확충하기 위해 공공도서관의 질적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5월 발표한‘도서관 발전 5개년(’18~‘22년) 종합계획’의 핵심사업인 권역별 시립도서관 건립을 우선적으로 추진한다.

시 예산 3,100억 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건립하는 권역별 시립도서관 5곳은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해 서남권 2곳을 비롯해 동북·동남·서북권 각 1곳이다.

현재 유일하게 있는 시립도서관인‘서울도서관’이 본관이라면 새로 건립될 시립도서관은 서울시 도서관 네트워크의 대동맥에 해당하는 분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단순히 책만 읽는 ‘공부방’이 아닌 책을 매개로 지역 주민들이 만나고 토론하고 전시·공연을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창작·연구공간을 비롯해 사랑방 역할까지 할 수 있도록 도서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로 했다.

특히 각 도서관은 지역의 특성과 수요를 반영해 체코 ‘자연과학도서관’, 뉴욕 ‘과학·산업·비즈니스 도서관’ 같은 특화 전문도서관으로 만든다.

동북권(도봉구 방학동 713-13)은 전국 최대 대학과 인적자원을 갖고 있는 강점을 살려 교육·문화·사회과학을 주제로 하는 ‘인문·사회과학 도서관’으로 지을 예정이다.

대학출판물과 연구서적을 주요 장서로 하고 대학과 연계한 인문독서교육과 평생학습 같은 특화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상지는 현재 도봉 청소년독서실로 사용되고 있으며 방학역과 가깝고 주요 노선 15개가 지나는 버스정류장 위치해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뛰어나다.

서북권(서대문구 북가좌동 479)은 디지털미디어 관련 기업체와 주요 언론사가 밀집해 있고

'디지털미디어시티(DMC)’가 위치한 지역 특성을 고려해 창의·창작문화 지원을 위한‘디지털·미디어 도서관으로 조성한다.

다양한 멀티미디어와 전자자료를 주요 장서로 하고 영상·미디어 창작공간을 마련해 디지털리터러시 교육 등을 제공한다.

서남권(강서구 내발산동 743)은 서울식물원과 다수의 근린·생태공원이 입지한 주변 환경과 연계해 생태·환경·과학 중심의‘과학·환경 도서관’으로 짓는다.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생태 체험·교육을 진행하고 AI와 로봇 같은 4차산업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시민공작소)도 들어설 예정이다.

청년인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또 다른 서남권(관악구 신림동 544)에는‘창업·비즈니스 도서관’을 건립해 취·창업 청년을 위한 무료상담과 직업정보 제공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송파구 위례택지지구 내 들어서는 동남권 도서관은 잠실종합운동장 등 대중문화와 한류를 대표하는 복합문화예술시설의 지역 특성을 살려 ‘공연·예술 도서관’으로 활용키로 했다.

시민 예술가 활동공간을 만들고 한류 디지털 아카이브 등을 제공해 신도시 초기 문화·공공시설 부족 현상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모든 시민들이 집에서 도보 10분 거리 이내에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25년까지 1,252억 원을 투입해 구립도서관 66개관을 추가 건립한다.

공공 건립의 작은 도서관도 1,005개에서 1,200개까지 확충하고 시설이 낙후된 기존 도서관 70개소는 35억 원을 투입해 시민 친화형 특화공간으로 꾸민다.

이렇게 되면 서울의 도서관 네트워크는 현재 1,178개 관에서 1,444개 관으로 더 촘촘하게 완성된다는 것이다.

앱 하나로 모든 공공도서관 이용‘모바일도서관’

서울시는 도서관 서비스를 혁신하기 위해 하나의 앱으로 시·구립·교육청 도서관 자료를 검색·대출하는 ‘모바일 도서관’을 새롭게 시작한다.

또 25개 자치구별 1개 공공도서관을 ‘정보취약계층 지원센터’로 운영하는 등 도서관 이용 문턱을 낮추고 생애주기별 맞춤 프로그램도 본격화한다.

모바일 도서관‘언제나 서울’은 현재 도서관별로 제각각 운영되고 있는 홈페이지와 앱을 통합해 하나의 앱으로 자료검색부터 전자책 대출, 문화프로그램 정보 확인까지 가능하다.

’18년 기준 시민 1인당 1.4 권이었던 장서수도 ’25년 이후 1인당 2.4권으로 늘려(미국·영국·일본·프랑스·독일 5개국 평균 : 2.4권) 시민의 도서관 장서 확충에 대한 욕구를 선진국 수준에 맞게 해소할 예정이다.

서울에서 태어나는 모든 출생자에게 그림책과 가방, 손수건 등이 든 ‘북스타트 꾸러미’를 선물한다.

육아·여성·가족 정책 정보 서비스를 통해 사회적 육아를 지원해 첫 탄생부터 도서관과 친숙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50+α 세대를 대상으로 치매예방 및 건강정보를 제공하고‘어르신 이야기책’ 활동, 북스타트 책놀이 활동가, 방과 후 매니저 등 고령화 시대 맞춤형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서관 이용과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외국인·노인 등을 위해 권역별 도서관과 자치구 공공도서관 각 1관을 ‘정보취약계층 지원센터’로 운영한다.

장애인복지관·다문화가족지원센터·남북하나재단·지역자활센터 등 유관 기관과 협력해 지역밀착형 서비스를 발굴할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새롭게 건립될 권역별 시립도서관은 정보·문화 향유권을 보장하기 위한 서울의 핵심 도서관 인프라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서울도서관과 권역별 시립도서관으로 연결되는 공공도서관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완성해 서울 전역 어디서나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세대가 책과 토론을 통해 정보를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시민문화 활동의 장(場)으로 운영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