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보궐선거 출마에 따른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의 사퇴에 따라 정몽준 최고위원의 당대표직 승계가 예상된다. 이로서 정운찬 총리내정자에 이어 당,정의 수장이 모두 교체된 셈이다. 박희태 대표는 지난 1년2개월동안 촛불시위등 고비가 있었지만 대체로 무난하게 당 대표직을 수행 했다는게 당안팎의 중론이다. 

▲ 정운찬

그동안 계보나 조직없이 당 대표직을 수행하다보니 당,청 갈등과정에서 소외받고 정국주도권을 놓치기도 했으나 쌍방이 인정하는 합리적인 조정자로 평가받아 왔다. 또한 이명박 정부 초기 자칫 국정운영 동력이 흔들릴 수 있었던 친이, 친박 갈등에서도 박희태 대표 특유의 인화를 바탕으로한 소통으로 무난하게 양측의 간격을 메워왔다.

박희태 대표는 ‘공천이 확정된 후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피력해왔으나 당내 친이주류ㆍ쇄신파의 사퇴압력과 총리 교체 등 여권 전체의 지도부 재편 흐름에 따라, 예상과 달리 조기에 사퇴결정을 내렸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한후 2년만에 당 대표에 등극했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 역시 10월 재보궐선거와 잠복해 있는 당내갈등, 취약한 당내 지지기반으로 인해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다. 

공성진 최고의원은 7일 PBC 평화방송 라디오'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잘 못하시면 이분(정몽준 최고위원)이 갖고 있는 큰 꿈이 자칫하면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 최고의원은 “정몽준 최고의원은 현대중공업 같은 큰 사조직의 수장으로서 조직을 움직여본 경험이 있으니 이를 살려서 정당도 좀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며 “조심조심 잘 하셔야 하겠지만 잘 하실 거다”라고 말했다. 공 최고위원이 당내 친이계임을 감안할 때 이재오 전 의원의 입지를 염두에 둔 견제구의 성격이 짙다.

▲ 정몽준

연일 야당의 공세에 시달리던 정 총리 내정자의 세종시 발언은 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운찬 총리 내정자 개인의견에 불과하다며 선을 긋고 세종시는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야당의 지역감정을 바탕으로한 정략적 공세의 중지를 요구하며 파문의 일단락을 유도했다. 정운찬 내정자로서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셈이며 인사청문회 시점까지 청문회 준비와 함께 조심스런 행보가 예상된다.  

요동치는 한난라당 대선구도

대선후보 반열에 올랐던 두 사람에게 대표직 승계와 총리내정은 당내입지를 강화하고 자신의 정치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위기에 몰릴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다. 이미 한나라당 대권후보 경쟁은 기존 박근혜 전대표를 포함하여 정운찬 총리, 정몽준 최고위원등 잠룡들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등 지자체장들이 가세하는 다각구도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운찬 후보자가 국무총리로서 역할을 잘 수행해 국민들로부터 대통령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당연히 대권경쟁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는 유력후보가 여러 명이 있어야 앞으로 대선 경쟁할 때 흥행도 되고 승리도 확실히 보장된다”면서 “그러나 검증이 안 된 지금 이 상태에서 정운찬 후보를 대선후보로 미리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대권역학구도의 변화는 박근혜 전대표 진영을 긴장시키며 한나라당 대권판세를 예측하기 힘든 안개속 구도로 옮겨 가고 있다.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