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성수’라 불리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커피는 어느덧 일상을 영위하는데 꼭 필요한 현대인들의 필수품이 되었다. 과연 우리의 삶에서 커피 없는 하루를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커피 한잔에서 느껴보는 삶의 멋과 낭만은 바쁜 일상의 작은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열쇠가 된다. 때론 혼자만의 사색을, 연인과 함께할 때면 변치 않는 사랑을, 그리고 친구와 함께라면 가슴 뭉클한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커피전문점 ‘버니 빈(www.bunnybean.co.kr)’ 박청희 대표를 만나 향기가 있는 커피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진정 커피를 사랑하고 그 맛을 즐길 수 있는 곳
바쁜 하루를 보내고 한 여자가 퇴근길에 커피 한잔을 찾는다. 항상 앉는 그 자리에서 늘 마시던 커피 한잔을 시키고 사색에 잠겼다. 향수를 자극하는 향기와 맛에 매료된 그녀는 바쁜 일상의 무거운 짐을 커피 한 잔에 살짝 내려놓는다. 늘 부담 없이 마음을 열고 찾아올 수 있는 그런 오랜 친구 같은 커피전문점. 그렇게 그녀는 버니 빈에서 작은 행복을 느껴본다.
화려한 인테리어나 거품 없이 오직 고객들의 입소문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버니 빈은 해운대에서 첫 발을 내딛은 후 부산대 2호점에 이어 최근 송정 3호점을 오픈했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 그들 삶의 향기를 맡으며 커피 한잔의 인연을 만들고 싶어 버니 빈을 시작했다’는 박 대표는 요즘 그렇게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매일 원두를 소량으로 볶아 고객들에게 신선한 커피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철칙으로 삼는 그녀는 송정 3호점 막바지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커피 볶는 일로 여념이 없다. 많은 양의 원두를 볶아 조금은 편하게 일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원두커피 볶는 집으로 잘 알려진 버니 빈의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다. 2008 람사르총회에서는 대형커피브랜드들을 제치고 당당히 ‘버니 빈’커피를 납품시킨 저력을 궁금해 하는 취재진에게 열 마디 말보다 이러한 모습들이 해답을 찾아준다. 버니 빈에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화려한 실내 인테리어보다는 맛과 가격으로 승부하기 위해 커피의 가격 거품을 제거한 것. 더불어 고객이 원하는 커피 잔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맛의 즐거움을 더했다. 고급 원두커피를 저렴하게 마시면서 커피의 멋과 낭만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진정 커피를 사랑하고 그 맛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을 위한 쉼터가 되고 싶다는 박 대표의 바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 바쁜 일상 속 삶의 여유와 오랜 친구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커피전문점. Bunny Bean 박청희 대표

삭막한 일상에 운치 있는 작은 쉼터 되고파
최근 문을 연 송정 3호점은 여느 커피전문점과는 사뭇 다른 색을 지녔다. 많은 이들이 모이거나 대형 건물들이 들어선 번화가가 아닌, 다소 삭막하다는 느낌이 먼저 들 수 있는 도로가에 자리해 있다. ‘삭막한 이곳에 운치가 있는 작은 쉼터가 되고 싶어 문을 열었다’는 박 대표는 바쁜 출근길, 혹은 퇴근길 운전 중에 부담 없이 들러 커피는 물론, 신선한 원두를 저렴하게 포장해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흔한 편의점 하나 없는 삭막한 이곳에서 과연 누가 이러한 도전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녀에게서는 도전이 아닌 배려가 느껴진다. 마치 바쁜 일상에 치여 삭막함마저 느껴지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이곳에 따뜻한 단비를 내려줄 것 같다.
한편, 처음 커피를 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는 박 대표는 시간과 속도보다는 진정 커피를 사랑하는 자만이 고객의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표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버니 빈의 성공 열쇠일 것이다. 이미 8기 바리스타 교육생을 두고 있는 그녀는 더 많은 이들에게 커피의 향기를 전하기 위해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대구 모 대학의 유명한 교수님들의 제의로 로스팅 논문을 준비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가을에는 이태리 커피 박람회에 초청받아 해외 유명 커피들을 접하고 올 계획이다.  

커피를 내리는 사람의 마음과 정성
“국내 바리스타 교육을 보면 커피 기계에 대한 교육, 혹은 커피를 잘 만드는 법 등을 많이 가르치는데 저는 고객들에게 커피를 내놓는 마인드를 많이 강조해요. 진정 고객이 원하는 커피를 내리겠다는 마음으로 커피 한 잔에 사랑과 정성을 담는 사람. 그 마음이 깃든 커피 한잔에는 고객과의 묵언의 대화가 담겨 있을 뿐 아니라, 삶의 작은 행복 그리고 진심이 담겨 있어요. 그것이 진정한 바리스타의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커피에 대한 박 대표의 지론이다. 커피는 그 어떤 공식이 있기보다는 커피를 내리는 사람의 마음과 정성이 중요하다는 것. 새내기 창업 준비생들이 입소문을 듣고 조언을 구하고자 그녀를 찾아오면 늘 이러한 마인드에 대해 강조한다. 어느 일이든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진심이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일이지만, 사람들은 쉽게 잊고 살아간다. 혹은 너무 당연한 일이라 생각만 할뿐 실천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바로 이 길을 선택한 초심일지라도. 하지만 버니 빈의 초심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오랜 친구 같은 편안함으로 커피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함은 물론, 꾸준히 바자회를 통해 고객들로부터 기증받은 물건으로 불우이웃 돕는 일에도 열성인 이곳. 버니 빈의 나눔의 드라마는 계속되기 때문이다. 인터뷰 내내 커피 이야기를 하면서 마치 사랑의 열병에 걸린 소녀처럼 들떠 있는 박 대표의 모습이 곧 사람을 변화시키는 커피의 매력이 아닐까. 바쁜 일상 속에서 삶의 여유와 오랜 친구의 편안함을 찾고자 한다면 이제 버니 빈에서 그 향수를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