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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 국악기의 살아 있는 자존심!
2019년 06월 05일 (수) 17:21:19 윤담 기자 hyd@newsmaker.or.kr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아픔을 겪었던 우리 민족은 근대화와 산업화를 통해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는 쾌거를 이뤘다. 문화적으로는 k-pop 등 한류의 세계적 확산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윤담 기자 hyd@

오늘날 급속한 사회구조의 변화를 거치며 변질, 훼손돼 계승 단절 위기에 놓인 전통공연예술이 전국에 산재해 있는 실정이다. 전통예술은 우리 선조들의 삶과 정신이 담겨있는 문화적 산물이다. 전통예술을 지킨다는 것은 우리의 민족적 자긍심을 지키는 것이자 우리의 문화를 지키는 것이기도 하다.

100년 전통의 명맥 잇는 기술로 국악기 제작
“이제는 국가가 중심이 되어 확고한 교육적 틀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음악이 서양음악에 귀속되거나 배경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현실을 정확히 파악해 한국 전통음악만의 독자적인 길을 개척해야 한다.” 전승명가의 서인석 명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

▲ 서인석 명인

투철한 장인정신을 발휘하며 전통방식을 고수하면서 국악기를 제작하고 있는 서인석 명인은 지난 1996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보유자 지정에 이어 2015년 무형문화재 제12호 악기장 기능보유자로 지정됐다. 전라북도 정읍에 자리한 전승명가는 우리의 소리를 사랑하는 마음, 조상들의 얼을 지키며 보존하는 곳으로, 전통 방식의 국악기 제작 전승과 함께 지역의 가락인 정읍우도판굿을 보존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는 제1대 서영관 명인, 2대 서남규 명인, 3대 서인석 명인, 4대 서창호 명인으로 100년 전통의 국악기 제조 기술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전승명가의 대표인 서인석 명인은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변했지만 변화에 앞서 우리의 근원에 대한 이해 없이는 외래문화의 수용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국악기도 마찬가지다. 전통방식이어야만 100개의 악기를 제작했을 때 100개가 모두 좋은 소리가 난다. 전통 방식으로 만들지 않을 경우 외형은 같아도 나오는 소리는 모두 제각각이 되어버린다”고 강조한다. 아무리 첨단기술이 발전되었다 하더라도, 우리의 전통악기가 가진 고유의 음색을 살리는 데에는 역부족이다.

국악기의 원재료가 나무이다 보니 나무의 성질을 알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장구를 만드는 나무는 오동나무나 소나무를 쓰는데 그 무게만도 80~120kg에 달하는데, 아무리 장비가 개선되고 작업환경도 좋아졌다지만 작업은 힘든 과정의 연속이다. 보통 장구가 3도막에서 5도막의 나무토막을 깎아 밭인 뒤 통을 연결하는 것과 달리 서인석 대표는 하나의 통나무를 통째로 깎아 만든다. 특히 30~50년 이상의 긴 세월을 보낸 오동나무를 재료로 사용하고, 악기로 다듬기 전 3년 이상을 노천에서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장구에 들어가는 가죽작업은 최고난이도를 자랑한다. 소, 말, 개, 양가죽 등을 사용하는데 가죽 상태에 따라 약품에 담그는 시간, 공기노출 등이 다 다르다. 10년 이상 숙련자들도 종종 실패할 정도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최근에는 중국에서 만든 저렴한 양산형 장구들도 나온다. 그러나 중국에서 만드는 보급형 악기들의 경우 노천에서 숙성시키는 과정 없이 공장에 넣고 나무를 건조시키고 깎는 방법으로 제작되는데, 이 때문에 중국에서 만들어진 악기들은 모양은 그럴 듯해도 소리는 제각각으로 난다. 하지만 서인석 명인이 만드는 장구는 한 치의 틈도 없이 소리를 단단하게 가둘 수 있어 일관되고도 깊은 소리의 울림이 난다. 장구를 제작하는데 들이는 정성에서부터 비교할 수 없는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서인석 명인이 전통방식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

마을굿 복원 통한 전통문화 보존에 힘써
(사)한국중요무형문화재기능보존협회원, (사)전북전통공예조합원,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원, (조달청)문화상품협회원, 정읍 재인청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는 서인석 명인은 현재 정읍우도판굿 외에도 사라져가는 마을굿을 복원하고 전통을 지켜나가고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그 일환으로 ▲마을마다 특색 있는 ‘마을굿’을 유지 또는 복원을 통한 정읍 전통 문화 발굴, 보존 및 계승 ▲중국, 일본과 전통악기 제작기법 관련 교류, 정읍문화탐방 프로그램 등을 통한 정읍 전통 문화 교류 ▲전통 국악기 제작 전수 ▲체계적인 정읍우도판굿 전수 프로그램으로 전국의 학교, 기업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읍우도굿 전수 ▲민간 예능 재인인 뜬쇠들의 쉼터를 마련하여 서로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행정적 관리를 통하여 개개인이 직업적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읍 재인청 운영 ▲지역문화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하여 도자기, 한지, 한과, 자수, 매듭, 전통의상, 장승, 솟대 등 정읍 토속 공예 체험장 운영 ▲보다 체계적인 문화사업 및 정기적으로 전통문화를 공연하는 전승명가 문화센터 운영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구전으로만 전승되어 오던 전통악기 제작을 이론으로 정립하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여왔다. 특히 국내 최초로 장구 제작기법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며 구전식 교육 탈피에 큰 힘을 실어주었다.

당시 그가 발표한 논문에는 나무의 채취, 절단, 파기, 깎기와 가죽의 채취, 무두질, 늘리기, 재단, 재봉과 기타 부속재료로 사용되는 줄, 고리, 부전, 채의 제작 과정을 논문에 담아 현재까지 전수되고 있는 장구의 제작기법을 고찰함으로써 전통 국악기 제작 연구를 이론적으로 확립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장구와 북을 수공업으로 제작하고 있는 서인석 명인은 “가업을 잇는 것에 대해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면서 “저의 뒤를 잇고 있는 아들들도 아버지가 최고라고 말해주어서 그런지 더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우리나라 악기가 유출되는데, 그러면 중국/베트남에서 똑같은 악기가 나오지만 전승명가에서 만드는 악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면서 “기술 전수, 악기 체험 등을 통해 한국에서 이런 악기들이 만들어지고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살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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