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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녹이는 감동 실화 ‘나의 특별한 형제’
“강자는 혼자 세상을 살지만, 약자들은 함께 살아간다“
2019년 05월 08일 (수) 02:14:45 신세영 기자 syshin@newsmaker.or.kr

“<나의 특별한 형제>는 우리 모두의 ‘약함’에 대한 영화다. 우리 모두가 신이 아닌 약한 인간으로 이 세상에 태어나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해보는 영화다. 강자는 혼자서 세상을 산다. 하지만 약자들은 함께 살아간다. 같이 사는 건 약자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약한 사람은 함께 할 수 있어서 사실은 강자보다 더 강하다.”

신세영 기자 syshin@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머리 좀 쓰는 형 ‘세하’(신하균)와 몸 좀 쓰는 동생 ‘동구’(이광수),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살아온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린다. 지체 장애인 세하는 어린아이 수준의 지능을 가진 동구를 위해 생각과 판단을 대신해주고, 지적 장애인 동구는 목 아래로는 움직일 수 없는 세하의 손과 발이 되어준다. 오랜 세월을 한 몸이 되어 살아온 두 사람은 서로의 부족함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서로에게 필요한 것은 찰떡처럼 알아내며 곁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다. 이들의 이야기는 <형>, <그것만이 내 세상>, <언터처블: 1%의 우정> 등 기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를 다룬 영화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각각 다른 장애를 지닌 두 장애인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새롭다. 또한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이 주로 그들이 처한 상황에서 장애인의 특징이나 약점을 영화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었다면, <나의 특별한 형제>는 장애를 가진 두 사람이 하나가 돼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강조하며 따뜻한 삶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배우 신하균은 “모든 감정을 담아내면서 몸을 제어해 연기하는 게 너무 어려웠다. 세하는 어릴 적 상처 때문에 공격적이고 거친 면도 있지만 삶에 대한 의지, 동생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을 가지고 있다. 그 내면에 담긴 따뜻한 면들에 집중해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광수는 “동구가 느끼는 감정을 눈빛과 표정으로 전달하려 노력을 했다. 동구가 매 상황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낄지에 대해서 감독님과 현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동구를 표현하기 위해 고민과 연구를 거듭했음을 밝혔다. 영화는 5월 1일 개봉한다.

장애인복지정책 3대 요구과제
장애인 단체는 장애인복지정책의 3대 요구과제로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 탈 시설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2018년 3월 정부에서 발표한 제5차 장애인 정책 종합 계획에 따르면 장애등급제 폐지는 올해 2019년 7월부터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 예정이다. 기존 1-6등급 체계를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중증)과 ‘심하지 않은 장애인’(경증)으로 단순화하고 장애등급이 아닌 장애인 개개인의 서비스 필요도에 대한 종합조사를 통해 개별 서비스 목적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지원기준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취약계층에 대한 기본생활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생계급여·의료급여 수급자를 선정할 때 장애인연금 수급자와 기초연금 수급자에 대해서는 부양의무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장애인연금·기초연금 수급자가 부양의무자에서 빠지게 되면서 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되지 못했던 저소득층은 국가로부터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를 지원받게 된다. 다만, 의료급여 수급자를 선정할 때 기초연금을 받는 가족을 부양의무자에서 제외하는 정책은 2022년부터 시행한다. 탈시설화 관련해서는 시설거주 장애인이 시설에서 나온 후 지역사회에 자립할 수 있도록 중앙과 각 시도에 ‘탈시설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공공임대주택과 자립정착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을 위한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계획(가칭),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도 이행될 예정이다. 반면, 장애계는 장애등급제 폐지는 중증장애인에 대한 역차별의 소지가 있으며, 등급이 아닌 종합검사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해도 이는 또 다른 서비스 선정기준을 만드는 것 일뿐, 여전히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반쪽짜리 법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장애등급제 폐지에 맞춰 부양의무제 완전 폐지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지난해 예산편성 과정서 장애인 탈시설 지원 관련 예산과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 연계지원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의 장애인 복지예산, 즉 GDP(국내총생산)의 2%를 장애인 예산으로 편성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른 장애 가진 두 남자의 인생 실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10여 년을 한 몸처럼 살아온 지체 장애인 최승규 씨와 지적 장애인 박종렬 씨의 실화에서 출발해 극화한 이야기로, 6년여 간의 개발과정을 거쳐 완성된 프로젝트다. 1996년 광주의 한 복지원에서 처음 만나 별명이 ‘강력 접착제’였을 정도로 매일 붙어 지낸 두 사람은 한 명은 머리가 되고 다른 한 명은 몸이 돼 부족한 것을 서로 채워주며 친형제나 다름없이 생활했다. 2002년에는 광주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 최승규 씨를 위해 박종렬 씨가 4년 동안 휠체어를 밀고 강의실을 함께 다니며 책장을 넘겨줬고, 그 도움으로 최승규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실화를 모티브로 하기에 더 진정성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 제작진은 3년여의 시간 동안 시나리오 작업에 매달렸다. 육상효 감독과 함께 나현 작가(<화려한 휴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마당을 나온 암탉> 각본), 이수아 작가(2012년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 대상작 <관능의 법칙> 각본), 정일 작가(명필름랩 시나리오 전공)와 협업해 나갔다. 장애를 가진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더욱 신중을 기했다. 시나리오 개발 단계부터 노들 장애인 야간학교 (노들야학), 일산사랑 장애인 자립센터 등 장애인 단체 관계자들에게 장애인들의 실생활을 비롯해 시나리오 세부 장면에 대한 지속적인 자문을 구했고, 편집 과정에서도 모니터링을 받아 최종본을 완성했다.

육상효 감독은 언론사 문화연예부 기자로 일하다가 전직, 1994년 <장미빛 인생>의 시나리오 작가, 연출부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장미빛 인생>으로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 각종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USC) 대학원에서 시나리오를 전공한 후, 2002년 <아이언 팜>으로 장편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그후 <달마야, 서울 가자>(2004), <방가? 방가>(2010),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2012) 등에서 비주류에 대한 코믹하고 따뜻한 시선을 통해 가치 있는 코미디를 추구해왔다. 현재 인하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

Q. <나의 특별한 형제>는 어떤 영화인가?
- 약한 사람들이 서로 도와서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다. 이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없고 우리 모두가 약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 서로를?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영화 속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같이 살아갈 용기를 얻고 싶었다.

Q. ‘가족이라는 자체가 혈연으로만 형성되는 게 아니라 그 이외로도 형성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내포된 것 같다. 가족에 대한 어떤 관점을 제시하고 싶었는지?
- 가족은 기본적으로 혈연적으로 이뤄진 것이지만 ‘굳이 혈연이 아니어도 서로 사랑하고 돕는다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 영화를 만들었다. 우리 모두가 조금씩 약한 부분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같이 힘을 합쳐서 살아가자는 생각을 담고 싶었다.

Q. 장애인이 주인공인 다른 영화들과 달리 <나의 특별한 형제>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보다는 약점을 가진 두 사람이 서로 도우며 사는 모습을 그렸다. 우리들도 눈에 띄든 안 띄든 약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듯 장애도 그들에게 주어진 것이다. 장애를 일반적인 관점에 구속시키지 않는 시각을 유지하려 했다.

Q. 어디까지 실화이고, 다른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과 차별화된 부분은 무엇인가.
- 실제 영화에 나온 ‘세하’, ‘동구’와 같은 분들을 모델로 해서 시나리오를 썼다. 그분들과 밥도 먹고 시간도 많이 보냈다. 기본적으로 두 분의 장애 유형과 세하의 똑똑함, 동구의 순수함을 이들에게서 따왔다. 다만 하나의 상업영화로서 어떤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중반 이후에는 제가 가공한 부분이 있다. 다른 영화들과의 특별한 차이점이라기보다 제가 영화를 만들며 항상 취하는 관점이 있다. ‘유머란 무엇이냐’하는 유머적 관점의 실화 재현에 많이 신경 썼다.

Q. 각 배우들의 캐스팅 이유는?
- 세하는 항상 앉아있는 사람이고 대사가 굉장히 많다. 발성이나 대사 능력이 좋은 배우가 필요했고 신하균 씨를 캐스팅하게 됐다. 세하가 몸이 마비된 사람이라 가슴이 움직이지 않게 숨 쉬는 것 하나까지 세세하게 요구했는데 신하균 씨가 흡족하게 해냈다. 심지어 ‘아’, ‘어’ 같은 조사 하나까지도 정확하게 연기했다. 운동신경이 뛰어난 동구 역할은 아주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이광수 씨가 실제로 만나보니 키도 크고 체격이 좋았다. 지적장애인 연기에 대해 이광수 씨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제가 생각한 것과 굉장히 비슷했다. 특별히 얼굴 표정을 과하게 짓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하자고 했다. 이솜 씨는 <소공녀>에서 굉장히 인상 깊었다. 상당히 안정되게 연기를 잘했고, 실제로 만나보니 건강하고 풋풋해 보이는 모습이 미현 역에 제격이라 생각했다.

Q. 완성된 영화를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 저는 영화를 수십 번, 수백 번 봤는데 우리 스태프들이 아닌 분들과 같이 극장에서 영화를 본 것은 처음이라 내내 좀 긴장됐다. 제 능력보다도 좋은 배우들이랑 일해서 영화가 더 잘 나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지난해 여름 같이 지냈던 생각들이 많이 나서 감회가 새로웠다. 감사드린다.
                                                                                     
Q. 관객들에게 어떤 영화로 남길 바라나?

- 우리 모두처럼 약하고 약점이 있는 사람들은 서로 도와서 이 험난한 세상을 견뎌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하와 동구 그리고 미현의 모습을 보고 많은 분들이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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