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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기술로 ‘천비’ 조각도의 세계화 실현하겠다”
2019년 05월 07일 (화) 15:11:44 황태일 기자 hti@newsmaker.or.kr

지난해 7월,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퇴근 후 여유로워진 저녁시간을 활용해 취미나 자기 계발에 나선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취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 이와 관련된 물품을 구매하는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황태일 기자 hti@

해마다 참가자가 늘고 목공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이제 목공은 소수의 취미가 아닌 다수의 취미이자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다. 이에 김상수 동방이기제작소 대표의 행보가 화제다.

명장과 명인이 믿고 쓰는 조각도 ‘천비’
“칼의 생명은 날이다. 생명인 날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 열처리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어떤 용도에 쓰이냐에 따라 강도를 맞추어야 한다. 옛날 대장간에서는 같은 제품이어도각각 강도가 다르게 나와서 불량률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열처리가 생명이다.” 조각도, 조각끌, 서각도, 스카시톱날, 구두칼, 기능성 낫, 작두, 낚시용 얼음끌 등의 제품을 생산해온 동방이기제작소는 목조각용 공구전문업체다. 각각의 제품마다 필요한 강도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 기술이 바로 동방이기제작소의 대표 김상수의 노하우다. 지난 1970년 설립된 이곳은 국내 유일의 전문조각도 제작사로 49년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비자를 위한 우수제품 생산에 자부심을 가지고 총력을 기울여왔다.

▲ 김상수 대표

동방이기제작소를 운영하는 김상수 대표는 사실상 이 분야 최고의 장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기라성 같은 무형문화재와 예술 장인들이 동방이기제작소의 브랜드인 ‘(천비天飛)’를 고집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수많은 기능인과 장인들이 사용하는 조각도를 직접 만드는 그는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아 제46회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다양한 모양으로 구성된 조각도 중 가장 제작이 어려운 것은 바로 삼각도다. 삼각의 모양으로 정확하게 60도를 이루는 삼각도는 튼실한 열처리 과정을 거치는 것은 물론, 안쪽은 강한 쇠를, 바깥쪽은 무른 쇠를 사용하여 초보자도 손쉽게 갈아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튼실해야만 한다. 일반적으로 둥그런 날이나 평평한 날은 좋은 재료로 정성을 들여 제대로 된 공정을 거칠 때, 쇠를 만지는 사람이라면 제작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삼각도는 제작 난이도가 높아 아직까지도 삼각도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김상수 동방이기제작소 대표는 “삼각도는 삼각의 날 각도가 정확해야 하는데 가공하고 열처리를 하고 나면 갈라지며 날 각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우리도 초창기 개발에 성공했을 때에도 10개를 만들면 2개의 불량품이 나왔을 정도다”고 말한다. 이후로도 김 대표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 및 보완을 통해 이제는 1000개를 만들어도 단 한 개의 불량품도 나오지 않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국내 최고의 조각도 제작 장인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제품을 의뢰하는 문의도 쏟아진다. 때로는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맞춤형 조각도 의뢰도 받는다. 김상수 대표는 “맞춤형 조각도의 경우 제작해도 돈이 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절실하게 필요한 조각도를 만들어야 할 때도 있다. 그것이 바로 이기가 필요한 이유다”고 강조했다.

기술 개발에 매진하며 국내 최정점에 서다
대패 날을 사다가 대패집에 끼어 넣고 만들어 파는 일을 했던 작은형을 보며 대패날을 직접 만들고자 철공소에 취직해 쇠의 특성과 열처리 기술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던 김상수 대표. 그곳에서 6개월을 일했지만 6개월은커녕 6년을 일해도 기술을 배우기 어렵다는 판단에 김 대표는 작은형, 큰형과 함께 3형제가 대장장이를 고용하고 서대문에서 동방이기제작소를 열어 본격적으로 연장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사업 초창기에는 대패와 끌을 만들며 성장했다.이후 김 대표는 목공예 조각도에 눈을 돌렸다. 김상수 대표는 “당시 일본에는 집집마다 불단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는데 그 불단을 장식하는 조각하는 일거리가 한국에 많았다”면서 “일본보다 한국이 인건비가 싸니 불단을 조각하게 했는데, 조각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소모품인 조각도의 수요가 늘어나 조각도를 개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때로는 어려움도 겪어야 했다.

모든 국민이 어려웠던 IMF 시절에는 공장에서 일하던 30여 명의 기술자들을 내보낼 수 없어 근무시간을 줄여 인력을 유지하며 기술개발에 매진해온 결과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명인과 명장들이 찾는 ‘천비’로 국내 정점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다. 이제 김상수 대표에게는 이뤄야 할 또 다른 목표가 있다. 바로 천비 조각도의 세계화로 최근 동남아 판로를 확보해 향후 전망이 밝다. 중국 교통대에서 신문방송을 전공하는 아들이 공부를 모두 마치면 전통을 계승할 것이라는 김 대표는 “항상 기술력만큼은 세계 최고가 되자는 다짐을 한다”면서 “최근 개발한 제품이 목선반 칼로, 지금까지는 주로 영국 제품을 많이 사용했지만 천비의 목선반 칼이 나오면 더 이상의 수입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제 뛰어난 품질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아닌 세계의 정점에 서게 될 ‘천비’의 비상을 기대해본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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