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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의 새 정의, 뉴 미니멀(New Minimal)을 개척하다.
2019년 04월 22일 (월) 13:54:45 신선영 전문기자 ssy@newsmaker.or.kr

‘뉴 미니멀(New Minimal)’의 작가 김형식을 소개한다. 뉴 미니멀의 태동을 알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바탕으로부터 분리되어 온 그는, 미니멀의 계보를 잇는 뉴 미니멀 아티스트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니멀과의 일체성, 그 안에서의 객관성, 그로부터의 존재성을 부각하는 새로운 미술 사조로 해외 평론가 및 기획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신선영 기자 ssy@

구상에서 추상으로
사실 김형식 작가는 구상화가였다. 대학 시절부터 자연에 입각한 실경화가로 자리매김하며 괄목할 만한 수준의 금강산화를 남기기도 했다. 그만큼 정밀한 묘사와 꼼꼼한 텍스처로 정평이 나있던 그가 십여 년 전 추상화가로 전향했으니, 이름 해서 뉴 미니멀 회화다.

국내 십여 개의 미술대학과 대학원에서 이론과 실기를 가르치고 국제현대미술연구소를 운영하는 그는, 미술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구축하는 데 열의를 다하고 있다. 그는 “미술사조는 급격하게 변하는 게 아니라 조금씩 향상되는 것”이라며 “표현주의, 신표현주의, 구상표현주의, 추상표현주의도 서로 맞물려서 진보했듯이 뉴 미니멀도 미니멀에서 모색된 또 하나의 사조”라고 설명했다.

 

   
▲ 김형식 작가

여기서 그는 “존재성”을 강조했다. “자기만의 조형언어가 없으면 작가로서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그것은 그냥 그림 그리는 사람에 불과하다”고 단언하는 그는 “장르의 다름을 찾기 이전에 자신만의 존재성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제했다. 이것이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추상화가로 전향한 이유다. 구상을 하면서도 늘 추상을 연구할 만큼 추상은 그의 오랜 숙원이었다. 

그렇게 미니멀을 만났다. 미니멀 아트라는 명칭을 처음으로 사용한 영국의 철학자이자 비평가 볼하임은, 그림에 대한 우리의 경험을 ‘안에서 보기’라고 규정짓고 ‘구분할 수 있으나 분리할 수 없는 두 개의 국면을 가진 하나의 단일한 경험’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이 “자연에 대한 사유와 정신적인 사유를 하나의 존재로 일체화 하는” 그의 작품세계와 일치해 있었다.

 

   
▲ 김형식, (좌) New Minimal-BI1810, 2018, Mixed Media, 193.9x130.3cm, (우) New Minimal-B1811, 2018, Mixed Media, 53.0x33.4cm

하지만 이것을 도출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었다. 최소한의 표현으로 대상을 환원함으로써 실재의 본질에 도달하는 것은 맞지만, 표현의 장식성을 배제하고 평면의 절대성을 강조하는 것에서 오는 탈인간적이고 비감성적인 부분은 맞지 않았다. 그래서 네모와 원형을 입체적으로 조형해서 사유에 대한 함축을 도드라지게 하고 뉴 미니멀로의 진입을 유도했다.

여기서 중요하게 사용된 것이 젤스톤이다. 사실 젤스톤은 온도와 습도에 민감해서 건조가 까다롭고 기초 작업에 손이 많이 간다. 그가 시간성에서 오는 표면 질감을 요하는 만큼 번거롭고 복잡한 작업들이 뒤따르는 것이다. 하지만 핸디코트나 석고에 비해 수축성이 좋고, 입자 차이에 따른 마티에르가 용이해 젤스톤을 고수하고 있다. 그래서 젤스톤을 주재료로 화면에 일체감을 조성하는 한편, 네모와 원형의 ‘존재’를 입체감 있게 떠올려서 몰입됨 속에 깨달음을 얻는 표현력을 높일 수 있었다.

 

   
▲ 김형식, New Minimal-B1809, 2018, Mixed Media, 72.7x60.6cm

색면과 번짐
앞서 말했다시피 젤스톤은 건조가 관건이다. 이것이 채도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그가 추구하는 단순성과 단일성, 반복성과 즉자성이 형태뿐만 아니라 색채로도 발현되기 때문이다. 그가 주조로 사용하는 색은 빨간색, 파란색, 검정색이다. 이것으로 나타낸 색면은 “세계, 자연, 우주 등을 나타내는 대상의 단면”으로서 위에 언급한 ‘존재’와의 상존을 지향한다.

그는 대상의 단면에 존재를 조우시켰다. 평면과 입체뿐만 아니라, 대칭과 비대칭으로도 서로 다른 층위를 연결한 것이다. 이렇게 두 축을 단절하거나 소외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구조한 것은 자연과 인간이 주체와 객체로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을, 주체와 객체가 다른 세계로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위함이다.

 

   
▲ 김형식, (좌) New Minimal-CB1806, 2018, Mixed Media, 387.8x260.6cm, (우) New Minimal-BI1810, 2018, Mixed Media, 324.4x224.2cm

다시, 미니멀이다. 그는 이것이 가지는 내재율을 번짐으로 확장했다. 국민대학교 조명식 교수가 그의 작품을 “뉴 미니멀의 하이브리드 구현”이라고 평론한 것도 이 탓이다. 그래서 동일성의 해체를 넘어 다원성으로 전개되는 시대에서 새로운 미니멀로의 도약을 꾀한 그의 작품을 수작으로 꼽는 것이다. 이는 백색의 고유한 정신세계와도 맞닿아 있고 존재의 유일한 정신세계에도 가닿아 있다. 그만큼 유동성을 가지고 변혁으로 나아간다.

고로 번짐은 만물의 공간과 통합을 시도하는 그의 작업 의지인 동시에, 정체되지 않고 나아가는 그의 실천 의지다. 그가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활동하는 것도 전 세계적으로 색면 회화가 주목받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의 가능성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다. 그가 국제적인 미니멀 작가들과 견주고 있는 만큼 ‘뉴 미니멀’은 족적을 남기는 미술 사조로 기록되고 있다.

 

   
▲ 김형식, (좌) New Minimal-YR1811, 2018, Mixed Media, 65.1x50.0cm, (우) New Minimal-BU1810, 2018, Mixed Media, 90.9x65.1cm

김형식 작가는 경희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서양화)와 동대학교 미술대학 일반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국민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박사학위를 수료했다. 서울, 미국, 스위스, 독일 등에서 19회의 개인전을 열고 다수의 아트페어와 단체전체 참가했다. 동국대학교 미래융합대학 융합문화예술 최고위과정 주임교수, 협성대학교 및 대학원, 인천대학교 및 대학원, 숭의여자대학교, 국민대학교 겸임교수, 춘천교육대학교 및 대학원 초빙교수, 백석예술대, 경희대학교 외래교수, 중앙대학교, 동국대학교 강사를 역임했다. 현재 국민대학교 겸임교수이자 국제현대미술연구소 대표이며, 세계미술협회와 강남미술협회 회장,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 NM

 

   
▲ 김형식, (좌) New Minimal-R1805, 2018, Mixed Media, 100x80.3cm, (우) New Minimal-BYR1210, 2012, Mixed Media, 145.5x89.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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