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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 정세는
문재인 대통령, 구원 투수로 등판하나
2019년 04월 02일 (화) 08:10:51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기대와 달리 ‘결렬’로 막을 내린 가운데 양국간 관계 개선을 위한 한미정상회담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북미 협상이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촉진자와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도 ‘구원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장정미 기자 haiyap@

지난 2월28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오후 6시50분부터 25분 동안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주요 결과 및 평가를 공유하는 한편, 후속 대책을 위한 한미간 공조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을 가졌다”며 이같이 전했다.

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25분간 통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이어 또 한 번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장시간에 걸쳐 심도 있는 협의를 가진 데 대해 평가했다. 이어 정상 차원에서 서로의 입장을 직접 확인하고 구체 사항을 협의한 만큼 후속 협의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회담 결과를 문 대통령과 가장 먼저 공유하고 의견을 구하고 싶었다”며 회담 내용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한편, 향후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타결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해서 그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알려주는 등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향후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실천적으로 이행해 나가도록 긴밀히 공조해 나가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한반도의 냉전적 갈등과 대립의 시대를 종식하고 평화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 역사적 과업의 달성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의지와 결단을 기대한다“면서 ”우리도 한미간 긴밀한 공조 하에 필요한 역할과 지원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안에 직접 만나 보다 심도 있는 협의를 계속 해 나가자고 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동의하고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주요 결과와 평가를 공유하고 후속대책을 위한 한미간 공조방안에 대해 심도 싶은 의견 교환을 가지고 결렬 이유 등에 대해 설명했다. 한미정상은 이날 오후 6시50분부터 약 25분간 얘기를 나눴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바로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올랐고, 이후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대통령 취임 후 한미 정상간 통화는 이번이 20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 바로 직전 통화는 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실무협상 내용 공유차 지난 2월19일에 이뤄졌다.

北美, 비핵화 수준 및 제재 완화 두고 이견
지난 2월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 내용과 합의문 도출이 불발에 그친 이유를 설명했다. 당초 비핵화 원칙에서 미국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입장을 고수했지만 북한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자 ‘FFVD(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사용했다. 최근 들어서는 이마저도 사용하는 일이 드물었다. 하지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CVID’ 입장에 대해 “협상하는 입장에서 그렇게 말하면 난처하다”고 했지만 “완전하고 비가역적인 비핵화가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저에게는 자명한 개념이다. 우리는 핵무기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제재에 대해서 양측은 상이한 인식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영변핵시설 폐기에 따라 제재완화가 아닌 전면 해제를 원한다. 하지만 미국은 비핵화가 비가역적 단계까지 도달해야 완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비핵화를 줘야지만 제재완화를 해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금은 많은 국가가 제재에 연루돼 있다”며 “동맹국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결정은 안 하려고 한다”며 제재를 푸는 것은 미국 독단으로 결정하기 힘든 것이며, 제재완화는 동시적, 단계적으로 취할 수 있는 상응조치가 아니라는 뜻으로 읽히는 입장을 보였다. ‘북핵의 심장’이라고 부르는 영변 핵시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이 대규모 시설인 것이 분명하지만 이것의 해체만으로는 미국이 원하는 모든 비핵화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미국은 더 많은 것을 원했다”고 말했다. 이는 영변시설 폐기로 북한 비가역적 폐기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 영변 이외의 지역에 어느 규모 이상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에 대해 북한도 놀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북한)은 우리가 원했던 한 지역에 대해선 (비핵화를) 하고 싶어하지 않아했다”며 “그들은 일부 지역을 우리에게 내줄 용의가 있었지만 우리가 원했던 곳들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북미 간 합의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해 북한은 영변폐기만 제시했지만 미국은 농축 우라늄 시설뿐 아니라 다른 곳도 포함되길 원한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영변 핵시설과 중요한 모든 범위의 것들(을 폐기하더라도), 여전히 미사일과 핵탄두와 무기시스템이 남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김 위원장은 핵을 일부 보유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저희 비전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1년 전보다는 많이 가까워졌고 궁극적으로는 서로 합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이견을 보였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영변 핵시설 외에 미사일, 핵탄두, 무기체계가 빠져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합의를 못 했다. 목록작성신고 등도 요구했지만 오늘 합의하지 못 했다”면서 핵·미사일 리스트에서도 북미간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정치권 반응
북미정상회담의 갑작스런 결렬 소식에 국내 정치권도 충격에 휩싸였다. 각 당은 일제히 논평을 내고 한 목소리로 아쉬움을 드러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4당과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 간 입장 차이도 극명하게 갈렸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북미회담이 결렬된 2월28일 기자들과 만나 “좋은 결과를 기대했는데 북미 양국이 하노이 선언이라는 합의에는 이르지 못해 아쉽다”며 “양측 간에 다양한 논의가 있었고 일부 진전된 사항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타결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적인 군사훈련이나 대북 제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는 않겠다고 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북한도 미사일 발사나 핵 능력을 증가시키지 않겠다고 한 점을 보면 북미가 현재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가운데 추후 회담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빠른 시일 내에 추후 회담을 통해 협상이 타결에 이르기를 기대하고 희망한다”며 “한국 정부도 북미 관계 개선과 비핵화 촉진을 위해 당정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건설적인 역할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주당과 함께 북미회담의 성과를 기대했던 정의당도 아쉬움과 함께 우리 정부의 역할을 주문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종결됐다”며 “획기적 진전이 이뤄지길 바랐지만 결론이 도출되지 못해 너무나 아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다만 “합의 불발이 평화 여정의 중단을 뜻할 수 없다”며 “우리 정부가 북미 대화의 재개를 위해 미국, 북한과 소통하고 설득하며 한반도 평화 촉진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삼화 대변인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할 절호의 기회는 북미 서로 간의 시각 차이만 확인한 채 합의문 서명도 없이 마무리됐다”며 “70년간 켜켜이 쌓여온 반목의 역사가 결코 만만치 않지만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는 포기할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회담 결렬이 완전한 비핵화로 가기 위한 생산적 진통이라고 믿는다”며 “북미회담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이뤄질 수 있도록 우리 당도 초당적인 협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당도 마찬가지로 아쉬움을 보였지만, 정부를 향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며 북미정상회담을 둘러싼 향후 공방을 예고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북한이 내놓을 수 있는 비핵화의 진전 내용과 북한이 원하는 제재 완화의 정도가 맞지 않았던 것 같다”며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돼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같은 당 황교안 대표는 “우리 정부는 장밋빛 환상만을 얘기했다”며 “그렇지만 실제 북핵 상황은 얼마나 엄중한지, 우리의 현실을 명확히 보여준 결과”라고 지적했다.

北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 관측
국가정보원이 지난 3월5일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복구 징후가 있다고 국회에 보고한 가운데 민간 위성을 통해서도 움직임이 포착됐다. 3월5일 미국의소리(VOA)는 일일 단위 위성서비스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동창리 일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2월 중순 다시 움직임이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VOA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변화가 관측된 건 지난 2월22일이었으며, 전날까지 미사일 조립건물 바로 옆에 쌓여 있던 건물자재들이 이날 이후 사라졌다고 전했다. 또 다음 날인 23일에는 조립건물의 서쪽에 대형 하얀색 물체가 놓인 모습이 포착됐는데 이 물체는 3일 후 26일에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사라졌다고도 밝혔다. 그리고 이 물체는 3월1일 위성사진에서 확인됐다가 2일엔 또 없어졌다. 북한은 지난해 7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해체 작업을 시작하면서 발사장 동쪽에 붙어있던 미사일 조립건물을 중심부 쪽으로 옮겼고 이후 이곳의 지붕과 외벽 일부가 해체된 모습이 관측됐지만 약 한 달 뒤인 지난해 8월 해체 작업이 중단돼 지금까지 같은 상태가 유지돼 왔다.

지난 3월5일 서훈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참석, 동창리 철거 시설 중 일부 복구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일부 시설에) 지붕과 문짝을 (다시) 달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성 전문가인 닉 한센 스탠퍼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VOA가 미사일 발사장에서 움직임이 관측됐다고 해석한 것에 동의했다. 한센 연구원은 환한 색상의 물체 등이 발사장에 놓였다 없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조립건물은 여전히 일부 해체된 상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변화가 조립건물을 추가로 계속 해체하는 것인지, 단순히 자재를 옮기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처음) 조립건물을 짓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건물의 외형도 유지되고 있는 상태”라면서 북한이 건물 외벽 등을 해체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해 해체된 외벽을 재조립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센 연구원은 조립건물 옥상 부위에 얹혀 있던 대형 크레인이 (해체 작업과 함께) 사라진 사실에 주목하면서 이를 폐기하는 대신 어딘가에 보관해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VOA는 전했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전문가들이 참관한 가운데 영구 폐기하기로 했던 곳이다. 외교부는 지난 3월7일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재건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미 언론 보도와 관련, “한미 양국은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득환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보도와 관련 정부의 평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등의 관련동향을 지속해서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北, 190일 만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
지난 3월22일, 북한이 개성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일방 철수했다. 지난해 9월14일 개소식을 연 지 190일만이다. 통일부는 이날 “북측은 오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남북 연락대표간 접촉을 통해 ‘북측 연락사무소는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수한다’는 입장을 우리 측에 통보했다”며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철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 오전 9시15분 통상적 시간대보다 빠르게 연락을 취해 철수 입장을 통보해왔다. 이후 북측 인원들이 공동사무소에서 철수했고 천 차관이 개성을 나온 오후2시께에는 북측 인원은 전원 연락사무소를 빠져나간 상황이었다. 천 차관은 “북측 인원들이 간단한 이런 서류라든지 이런 정도는 가지고 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만 무슨 장비나 무슨 어떤, 기본적으로는 인원만 철수했다고 보셔도 무방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북측은 철수 통보를 하면서 우리 측 인원의 상주에 대해서는 “상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천 차관은 “북측 인원은 철수를 했지만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취지에 맞게 저희 남측 사무소는 계속해서 근무를 할 생각”이라며 “월요일 출·입경은 평소와 같이 진행한다는 그런 입장에서 또 구체적인, 실무적인 사안들은 가능한 대로 협의를 하겠다”고 전했다. 북한의 연락사무소 철수는 이날 새벽 미국 재무부가 불법 환적을 통해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중국 해운회사 2곳에 대한 독자 제재를 단행하고 한국 선박 등 불법 환적 의심 선박에 무더기 ‘해상거래 주의보’를 발령한 데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연락사무소 철수뿐만 아니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3월15일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핵 단추나 로켓 발사 단추를 누르시겠는지 안 누르시겠는지에 대해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발언도 공개했다.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겨냥한 총공세에 나선 것이다. 하노이 결렬 이후 구두 경고만 날리던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첫 타깃으로 실질적인 조치에 들어간 것은 연락사무소가 갖는 상징성을 고려한 것이다.

지난 3월23일에는 남한이 미국을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을 거듭 비난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새로운 눈으로 파헤쳐볼 필요가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남한)은 자주성도 없이 강도나 다름없는 미국을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최근 남조선 외교부가 ‘2019년 외교부 업무계획’이라는 것을 발표하고 미국이 강박하는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비롯한 갈등문제를 ‘호혜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내외의 비웃음이 빗발치고 있다”고 조롱했다. 이어 “남조선은 미국의 승인 없이 자체적으로 문제 처리를 해본 적이 없고 상전의 강도적인 요구에 대해 얼굴색 한 번 흐려보지 못하고 소리도 제대로 내본 적도 없으니 응당 그렇기도 하다”면서도 “미국은 남조선을 수탈대상, 세계제패 야망실현의 침략적 군사기지로밖에 여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대외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도 이날 ‘외세와의 공조로 얻을 것은 굴욕과 수치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 민족끼리 뜻과 힘을 합쳐 북남관계를 개선하기로 내외에 확약하고도 외세에 휘둘리어 북남선언 이행에 배치되게 놀아대고 있는 남조선 당국의 행태는 실로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선의 오늘은 “미국과의 공조로 남조선에 차례진 것은 종속관계의 심화, 굴욕과 수치뿐"이라며 "역사적 시기에 민족자주, 민족우선, 민족공조가 아니라 외세와의 공조를 떠들어대는 것은 북남합의의 근본정신에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아리’도 전날 “현실적으로 지금 남조선 당국은 말로는 북남 선언들의 이행을 떠들면서도 실지로는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며 북남관계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아무런 실천적인 조치들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 北 추가 제재 선 그어
지난 3월22일(현지시간) 미 행정부가 대북제재를 두고 황당한 혼선을 빚었다. 진앙지는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엇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22분 트위터를 통해 “미 재무부가 오늘 추가 대북제재를 발표했다”며 “나는 추가 제재 철회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당장 미 행정부는 발칵 뒤집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미 재무가가 전날 발표한 대북제재를 취소한다는 의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재무부는 전날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처음으로 대북제재에 나서며 중국 해운사 2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 중 한 곳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번호판 없는 벤츠’를 실어나른 회사였다. 이번 제재는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비핵화 협상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라 더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행정부가 발표한 제재를 다음날 대통령이 뒤집는다는건 상상조차 힘든 황당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두고 재무부에 문의가 빗발쳤다. 하지만 재무부도 어리둥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무부의 제재 발표 시점을 ‘오늘’이라고 했지만 정작 재무부의 발표는 ‘전날’ 이뤄졌고, ‘오늘’ 재무부가 발표한 제재는 없었기 때문이다.

CNN은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혼란스러우며 정확히 어떤 것(제재)을 가리킨 것인지 확실치 않다”고 보도했다. 혼란을 가중시킨 건 백악관의 부실한 해명이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한다”며 “이런 제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를 취소했다는 건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발표를 ‘오늘’로 착각했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미 언론들도 처음엔 트럼프 대통령의 ‘말실수’ 쪽에 방점을 뒀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발표 날짜를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루 전 부과된 대북제재를 철회해 자신이 관할하는 부처를 약화시켰다”고 비판했다. 동시에 불과 몇시간 전에 행정부 관리들이 내린 국가안보 관련 주요 결정을 대통령이 뒤집으면서 행정부 내 불화가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저녁 이 사안에 정통한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소한건 21일 대북제재가 아니라 다음주 발표가 예정된, 대규모 제재(계획)를 취소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철회한 제재는 중국 해운사 2곳에 대한 (21일 발표된)제재가 아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북한에 대한 ‘어르고 달래기’ 전략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을 수 있다. 미 행정부 차원에선 대북제재를 유지 또는 강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화적’인 모습을 보여 북한이 비핵화 협상장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고 ‘트럼프-김정은간 톱다운 협상’ 공간을 열어놓으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대북제재와 관련해선 이미 하노이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부정적인 생각을 밝힌 적이 있다. 당시 추가 대북제재에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더 강화할 생각이 없다. 현재 제재가 매우 강하고 북한에도 주민들이 있다”고 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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