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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석에 묻힌 뜻글(漢文), ‘정신문명의 힘’
2019년 04월 02일 (화) 07:07:55 황보 영 webmaster@newsmaker.or.kr

 일일디지털인쇄대표/ 말과글자연구소 소장/ 일중 황보 영

▲ 아양아트센터 ᄒᆞᆫ울북춤공연

살아가는 힘
사람이 살아가는 명분 중에 가치를 매긴다면 건강이 제일이고 명예가 두 번째, 세 번째는 부자인데, 이것은 사람에 따라서 순번이 바뀔 수도 있다. 어느 쪽도 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러나 세상에 태어난 이상 환경과 부모의 영향 속에 성장하며, 사회적 관계의 이해 속에 행복한 동산을 만들기도 감정의 골도 생겨난다. 한사람이 잘 살기까지는 본인의 노력이 가장 크게 작용하지만 그 과정에는 많은 고생이 따르기도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행운이 따라서 그 반대인 경우도 종종 있다.
눈물이 없는 눈엔 무지개가 뜨지 않듯이 "얼굴 주름을 얻는데 평생 걸린 계급장”이 있다. 내가 만난 꿈을 이룬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나이를 숨기지 않는다. 주름이든, 상처든, 흰머리든 그 모든 것에 자신이 치열하게 꿈꿔온 모든 기록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꿈을 가진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다.
꿈을 가지지 않는 사람의 인생은 운동을 하지 않는 운동선수와 같다. 꿈은 '명사' 가 아니라 인생을 움직이는 '동사'이다. 비가 오지 않는 곳엔 무지개가 뜨지 않듯이 나의 삶에 왜 무지개가 뜨지 않는지 불평하지 말자.

현재까지 서양물질이 가져다준 다양한 생활도구를 보자. 기계, 통신, 가전제품의 진화로 인간에게 편리한 생활을 선물했다. 이런 편한 과정 속에 일자리는 물질에 빼앗기게 되고, 준비할 겨를도 없이 21세기 새 둥지를 맞은 지도 이미 오래다. 준비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망과 불평이 가득하다. 3~40년 전 지난날을 돌아보면 지금은 모두가 물질적으로는 지상낙원 같은 생활을 하는 셈이지만, 당시에 직접 현장을 이끌었던 6~70대 중에는 노후준비를 못해 현실을 원망하는 경우가 많고, 앞날의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한자 입력의 흐름
지금 우리의 생활공간을 보자. 가정에서부터 마을회관, 주민센터, 학교, 관공서, 관광지 등 어디라도 가면 벽에 그림 한 점 또는 서예작품이 벽에 걸려 있다. 아직까지는 서양 작품보다는 동양작품이 많은 것 같다. 이러한 것들이 글로벌시대를 이끄는 정신문화라고 볼 때, 세계 공통어라는 영어학습에 투자하고 배우면 산업에 얼마나 기여할까, 또 영어를 잘하는 사람과 한문을 잘하는 사람을 둘로 나누어보면 어느 쪽이 더 무게가 나갈까? 앞으로 직업 또는 학문으로 평가해본다면 어떻게 될까?

단순하게 영어 사용자수와 한자 사용자수로 비교해보면, 앞으로 전개될 생활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서양의 물질문명의 줄기라는 컴퓨터 알파벳 키보드와 융합하여 병음 방식을 사용하고, 일본은 로마자, 대만은 주음부호를 이용한 방법을 선택하여 많은 발전을 해왔다. 그러나 이 모든 경우, 본연의 한자를 직접 입력하지는 못하고 있으며, 영어라는 알파벳으로 발음을 적고 발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찾아서 간접적으로 입력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 이렇게 영어 알파벳을 차용 한지도 60년이 지났기에 이미 익숙해져있는데다 빨리 입력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다른 방식에는 전혀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자 자체만으로 한자를 입력하는 방식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변수를 기본으로 입력할 수도 있고, 한자 획을 개발하여 입력할 수도 있다. 중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지만, 한국의 경우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조합하는 방식처럼 한자를 입력할 수 있다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이에 ‘십팔목’ 한자입력이나 ‘팔팔수입법’, ‘모인글’ ‘주음부호’ 입력법이 여기에 속한다. 그렇지만 이런 종류의 한자입력 방법이 배우지 않고 시행착오 몇 번만 하면 스스로 입력할 수 있다면 모를까, 이것을 배워서 입력해야 한다면 그 누구도 배우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점을 살펴본다면 배우지 않고도 한자를 입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방법은 과연 있을까 고민하고 연구한지도 이미 근 10년 가까이 된다. 여러 차례 연구를 거듭하여 한자를 모은획 8개와 단획 18개 종합 26개로 완성하였다. 26개 알파벳 키보드에 하나씩 배치하였기에 시프트키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발음을 몰라도 모양에 따라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조합하듯이 한자획을 조합하여 한자를 완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이 한자자판이 PC용으로 출시되면 디지털에 뜻글의 정신을 융합하여 새로운 직업군을 창출하고, 삶의 질(質)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한자문화권 국가별 상용한자
한국 기초교육용 한자는 1,800+상용한자 3,000자로 공식적인 상용한자 4,800자이며, 일본은 2,136자, 중국은 3,500자, 대만은 4,808자, 홍콩은 4,759자, 북한은 3,000자, 베트남은 3,800자, 싱가포르는 4,800자이다. 이는 약 25억 명으로 지구인의 ⅓과 소통할 수 있으며, 소통하는 글자 수는 1,000자 정도를 쓸 수 있으면 가능하다고 본다.
중국 산시성(陝西省) 시안(西安)의 비림(碑林) 박물관에는 왕희지·소동파를 비롯한 명사·명필들 글씨를 새긴 비석 1만 1,000여 점을 모아놓았다. 일행이 비문을 소리 내 읽으며 해독했더니 중국인들이 다가와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한국"이라고 하자, "어떻게 한국인이 중국 고문(古文)을 읽을 수 있느냐"며 놀란다.

지금 중국인에게 비문은 암호나 다름없다. 1964년 마오쩌둥(毛澤東) 지시로 만든 간체자만 배웠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흔히 '중국에서 평생 다 할 수 없는 세 가지'를 꼽는다. "음식을 다 먹어보지 못하고, 전국을 다 여행하지 못하며, 글자를 다 배우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한자는 8만5000자가 넘는다. 워낙 많고 복잡해 국가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한자를 못 쓰는 중국인이 많다. 중국에선 컴퓨터나 휴대전화에 한자를 입력할 때 발음을 알파벳으로 누른다. '베이징(北京)'을 입력하려면 'bei jing'이라는 발음기호 중에 b와 j만 입력하면 단어가 한자로 떠오른다. 글자를 몰라도 그리 불편하지 않다. 중국 국영 CCTV 프로그램 '한자 받아쓰기 대회'에서 쉬운 글자조차 못 쓰는 사람이 수두룩하다고 홍콩 신문이 보도한바 있다. 무작위로 뽑은 방청객 중에 '두껍다'는 뜻의 후(厚) 자를 정확히 쓴 사람은 절반이 안 되었다. 어려운 두꺼비 섬(蟾) 자는 30%만 제대로 썼다. 신문은 "디지털 시대에 중국인의 한자 쓰기가 퇴보하고 있다"고 했다. 제필망자(提筆忘字)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펜을 들었는데 글자가 생각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중국인 한자 해독능력은 공산 정권 출범 후 '간체화' 때 급격히 떨어졌다. 이런 간체자마저 제대로 쓰지 못하는 현상은 '2차 단절'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기기가 일상을 지배하며 언어생활을 망치는 현상은 중국만이 아니다. 우리도 '계좌번호'를 '괴자번호', '외숙모'를 '애숭모'로 쓰는 청소년이 적지 않다. TV엔 '맨붕'이나 '깜놀' 같은 '국어 파괴' 자막이 거침없이 뜬다. 어느 나라건 '디지털 문맹(文盲)'이 골칫거리다. 물론 세계의 공용어가 되다시피 한 영어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평소 소홀히 여기고 있던 한자도 아주 유용한 가치가 있음을 알고 있다. 상용한자 2천자만 알고 있으면 1억 일본인, 14억 중국인, 대만, 홍콩, 몽골, 싱가포르, 베트남 등 세계인구의 ⅓ 25억 인구와 소통할 수 있으니 얼마나 편리하고 강력한 문자인가?

일중자판의 위력
이러한 한자문맹을 낮출 수 있는 환경이 바로 일중자판이다. 알파벳 키보드에 8개 모은획과 18개 단획으로 구성된 일중자판이 상용화되면 세계 삶의 질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넘어온다. 물질이 사람의 놀이(돈벌이하는 일)를 빼앗아갔지만, 이런 물질을 이겨내는 정신을 담은 한자가 모든 문화를 아우르는 언어가 될 것이고, 언어를 기록하는 근본이 되며, 문자 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게 됨으로써 한자의 기록이 일부 학자들의 전유물이 아닌 전 세계인이 함께 공유하는 길을 열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중자판(漢字字板)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정신문명의 중심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1979년 3월 상용한자 1,800자가 확정 발표되었으나 현실적으로는 1,800자 마저도 제대로 교육되지 못한 채 한자는 교육현장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우리말 중의 70%이상을 차지하는 한자어를 제대로 알고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문을 알아야 한다. 우리 문화의 전반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하다. 진정한 민족 주체성을 확립하는 길은 한자교육을 통하여 우리 민족의 근본인 문화유산을 직접 접할 수 있게 하고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는 일일 것이다. 우리에겐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한글이 있다. 이런 한글이 정신을 담은 한문의 장점을 더 많이 받아들일 때 오히려 더 발전될 것은 자명한 이치다. 더욱이 세계인구의 ⅓이 한자문화권에 살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은 한문권(漢文圈)이며 국제사회에서 한자문화권 나라들이 세계의 중심국가로 위상을 점차 높이고 있다.

한자 사용의 현주소
나라의 발전을 긴 안목으로 볼 때 경제정책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문자정책이다. 학생들이 제대로 읽을 수가 없어 신문읽기를 기피하고 있으며, 대학생들도 국한문 혼용서적을 읽을 때 한자는 거의 빼놓고 읽을 뿐 아니라, 부모 함자(銜字)도 한자로 쓰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자교육 실시현황을 보면 가장 앞서가는 서울이 2019년 현재 50%정도이며, 100만이 넘는 대도시는 30%, 지방도시는 20%도 정도이니 과연 한자교육을 미루기만 해야 될 것인가?
덧붙인다면 스마트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간신히 한글로 타자만 하고 한글로 한자발음만 적고 끝날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곳에는 한자를 적어 넣는 노력을 해야 읽는 이들에 대한 예의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1960년대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중국 공산당의 주도로 만들어진 간체, 즉 간략화한 한자의 문제점이다. 중국에서는 원래의 전통적인 글자를 번체자라 하고 대만에서는 정체자라고 부른다. 1956년 [한자간화방안(漢字簡化方案)]이 발표된 그 이후 지금까지 초.중.고.대학에서 60여 년간 간체자를 중국어로 교육하다보니 전 국민이 자기나라 역사와 고유문화를 해독할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중국정부의 학자들이 논의를 거듭한 끝에 그 대안으로 전통을 계승하며 번체자를 교육하는 방법으로 채택한 것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서법(書法)교육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서예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2014년부터 이런 서예교육을 의무화하여 서예를 필수(必修) 과목으로 지정하였고, 모든 초, 중등학교에서 서예를 교육하고 있다. 중국 교육부에서는 초등학교 1~3학년을 먼저 펜으로 쓰는 훈련을 하고, 4학년 이상은 펜과 붓(毛筆)을 겸하도록 하되 국어 과목에 포함하여 일주일에 1시간 이상 교육하며 일반 고등학교에서도 서예를 선택과목으로 개설하도록 지시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부터 초등학교 3학년 이상 교과서에 400~500자 정도의 한자교육을 실시키로 결정한 것은 늦은 감은 있지만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라고 본다.

한자의 미래
중국도 번체자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회귀할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 한자 속에 담긴 뜻을 음미하자는 것일 것이다. 이것은 한자 속에 정신문화가 들어있음을 위미한다. 그러므로 한자를 직접 기록할 수 있는 도구는 이제 곧 필수인 시대가 온다. 한자의 모양을 보고 그리듯이 한자획으로 직접 한자를 쓰는 것이 반복되면 한자가 가진 고유의 의미를 하나씩 알게 되고, 전 국민이 그렇게 되는 그날이 오면 아마 국민의식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높아져 있을 것이다.
중국이 서예교육을 확대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중국의 문화유적을 읽고 해석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을 넘어서 무엇보다. 그것은 국민의 의식수준을 교양하는 것이고, 세계의 정신문화 중심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디지털 기기를 통해 한자를 자우자재로 직접 입력할 수 있는 도구일 것이고, 그 도구의 중심에 일중자판이 자리 잡고 있다. 정신문화를 담고 있는 한자(뜻글)의 미래는 밝은 빛이되고, 한자를 직접 입력하는 일중자판의 미래도, 한자의 미래와 함께 할 것이라 확신한다. NM

▲ 말과 글자 연구소 위원님, 일일디지털인쇄 식구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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