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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 운동에 북한군 개입” 주장
일부 의원의 5·18 망언에 후폭풍 맞은 한국당
2019년 03월 05일 (화) 00:29:10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지난 2월8일,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보수논객 지만원씨를 초청해 5·18 관련 공청회를 진행했으나 유가족 등 관련 단체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으면서 파행을 겪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 의원은 2월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북한군 개입 여부를 중심으로’라는 행사를 진행했다. 5·18 광주 항쟁에 북한군이 개입됐다고 주장해 온 지만원 박사가 발제자로 나선 이날 공청회에 행사 초반 5·18 유족회 관계자이 들이닥쳐 항의하면서 공청회는 아수라장이 됐다. 소동은 행사장 밖에서도 계속되면서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다.

국회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 진행
지난 2월8일 오후 2시 국회 대회의실에서 시작된 행사에는 시작 전부터 많은 인파가 몰려 행사장을 꽉 채웠다. 자리를 얻지 못 한 상당수 참석자들이 계단에 앉거나 또는 행사장 바깥에 마련된 TV를 통해 중계를 지켜봤다. 이날 지역 일정으로 불참한 김진태 의원의 영상 메시지를 시작으로 같은 당 김순례 의원이 축사를, 이종명 의원이 환영사를 이어갔다. 김진태 의원은 영상을 통한 축사에서 “5·18 문제 있어서만큼은 우파가 물러서면 안 된다”며 “제가 제일 존경하는 지만원 박사, 국회의원 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종명 의원이 손을 맞잡고 하셨기 때문에 성황리에 끝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도 “5·18은 우리 역사에서 절대 지울 수 없는 역사다. 5·18 관련한 진상규명을 위해 지난 수십년 동안 30~40년 동안 수차례 걸쳐 진상규명을 하자고 했지만 여전히 논쟁이 이어지고, 아직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5·18 의혹은 정파 간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문제”라며 “5·18 사태가 발생하고 나서 5·18 폭동이라고 했다. 이후 20년 후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폭동이 민주화운동이 된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지만원 박사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첨단과학화된 장비로 사실에 기초해 논리적으로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는 것을 밝혀내야 한다”며 “5·18에 북한군이 개입됐다는 것을 하나하나 밝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함께 자리한 김순례 의원 역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이 한강의 기적으로 일궈낸 자유 대한민국의 역사에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비뚤어지고 망가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옥고를 치르게 하고 잘못을 많이 했다.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모든 국민의 피땀 어린 혈세로 잔치를 벌이는 유공자들을 색출해야 않겠나. 앞장서겠다. 열심히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후 이완영 의원이 축사를 할 무렵 “5·18 진실을 왜곡하지 말라”는 피켓을 든 이들이 행사장에 들어와 행사 개최에 항희했고 양측은 서로 ‘친일파’, ‘빨갱이’ 등의 욕설을 주고받으며 격하게 맞섰다. 양측이 계단 위에서 몸싸움을 벌이면서 대형 사고로 번질 수 있는 아슬아슬한 순간이 이어졌다. 결국 주최 측이 항의하는 이들을 강제로 끌어내면서 공청회는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행사장 밖에서는 계속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결국 경찰까지 출동하고 한참이 지나서야 위태로운 대치가 끝이 났다.

여야,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 질타
지난 2월9일 여야는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보수논객 지만원씨를 초청해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를 연 데 대해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광주의 원혼을 모독했다면서 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출당을 촉구했고 바른미래당은 “배설에 가까운 망언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순례) 원내대변인의 입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날조하고 유공자들을 모욕한 것은 당의 공식 입장인가. 공식입장이 아니라면 광주의 원혼을 모독하고 광주시민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한국당은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출당 조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변인은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민들께 사죄하라”면서 “한국당이 한줌도 안 되는 냉전수구적 극우 인사들의 시대착오와 역사착란에 기댄다면 국민과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주최자나 발표자 모두 괴물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며 “‘전두환은 영웅’, ‘광주 폭동’, ‘종북 좌파가 만든 괴물집단’. 눈과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라며 “한국당의 정체는 무엇인가. 궤변, 선동, 왜곡이 일상화”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길 것을 우겨라”며“역사도, 인물도, 철학도 빈곤한 한국당이다.

국회에서 할일이 그렇게 없는가”라고 직격했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의 법정에서도, 역사의 법정에서도 이미 5·18은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에 의해 자행된 잔혹한 범죄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이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일에 앞장 서 온 지만원을 김진태, 이종명 두 국회의원이 국회로 불러들여 이런 행사를 주도함으로써 그들이 5·18 광주학살 원흉인 전두환을 영웅시하고 그 후예임을 스스로 인정한 행사를 치렀다”고 비판했다. 홍 대변인은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이들 두 국회의원과 상식이하의 동조 발언을 한 김순례 의원의 입장과 뜻을 같이 하는 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놔야 한다”며 “만약 이에 대한 답이 없이 침묵한다면 국민은 자유한국당과 지도부도 지만원의 허무맹랑한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고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5·18 영령과 유족을 두 번 죽이는 지만원 씨와 한국당 김진태 의원 등의 지속된 망발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일언반구조차 없다”며 “한국당의 오랜 침묵은 암묵적 동의다. 이젠 국회를 수구세력의 놀이터로 삼고자 멍석까지 깔아 주며 국회 모독에 동조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온전한 정신으로는 도무지 할 수 없는 자유한국당의 5·18 망발은 망조라는 이름의 열차를 탄 것”이라며 “난동의 멍석을 깔아 준 자유한국당에게 이제 국민들의 멍석말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여야 4당, 한국당 의원 3명 징계안 제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지난 2월12일 ‘5·18 모독’ 논란에 휩싸인 자유한국당 의원 3명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과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정의당 김종철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김진태·이종명·김순례 한국당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징계 사유로는 세 의원이 공통적으로 대한민국 헌법 제7조, 국회법 제25조(품위 유지의 의무), 국회의원윤리강령 제1호, 제2호 및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 제2조(품위 유지)를 위반한 점을 들었다. 징계안엔 “(이들이) 국회의 명예와 권위를 심대하게 실추시켰기에, 국회법 제155조 16호에 따라 엄중히 징계할 것을 요구한다”고 적혔다. 징계안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상정되면 여야 4당은 제명 등 강력 징계에 나설 예정이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징계안 제출 후 기자들과 만나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망언자를 옹호며 오히려 시간을 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여야 4당의 공조가 윤리위, 그리고 국회 내에서 큰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리위 제소를 통해 한국당 망언자들을 반드시 제명조치할 수 있도록 여야 4당은 찰떡 공조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의 명령에 부합하는 윤리위 제명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종명 의원 징계안을 제출하며 “역사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여야가 따로 없다”며 “한국당이 벌이는 추태는 반드시 민의의 전당 국회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한국당 의원) 제명이 관철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세 사람을 반드시 제명해 국회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며 한국당이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김진태 의원 징계안을 제출했다. 김종철 정의당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김순례 의원 징계안을 내고 “어떤 일을 확실히 뿌리 뽑을 때는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선 반드시 제명에 해당하는 중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에 ‘망언 처벌’ 조항을 포함하는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왜곡·날조·비방 행위에 대한 처벌을 위해 여야 4당 공동으로 5·18 특별법 개정안을 다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청회처럼 공개적인 장소에서 자행되는 범죄적 망언도 처벌 항목에 포함시켜 형법 등 일반 법률보다 더 강력히 처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자유한국당 요구로 ‘북한군 개입설’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북한군 개입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는 문장을 누가 집어넣었나. 바로 한국당이었다”며 “북한군 개입 진상조사를 뺀 특별법을 한국당에서 다시 발의하는 것만이 국민 앞에 사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정치권 안팎에서 후폭풍이 거세게 일자 종전 태도에서 한발 물러서면서도 여전히 5·18 운동에 대한 불신을 숨기지 않았다. 5·18 유공자를 세금 축내는 괴물집단으로 매도한 김순례 의원은 “유공자들에게 (지원금을) 다 드려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명단이 공개돼서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분들이 있잖느냐. 그것(허위 유공자)만 밝혀서 유공자들의 공을 다 세워드려야 한다”며 “(5·18 유공자에 대한 지원을) 전부 거부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 윤리위 제소 등 징계 방안이 논의되는 것에 대해서는 “하라고 해라. 어떻게 하겠느냐”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이면서도 공청회 발언을 철회할 의향에 대해서는 “(추이를 지켜)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공동 주최한 김진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김 의원은 “작년에 여야 합의로 제정된 5·18진상규명법에 의하면 ‘북한군 개입여부’를 진상규명하도록 돼있다”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공청회를 둘러싼 시비를 일축했다. 그는 “공청회 참석자들의 발언은 주관적인 것이고 향후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진짜유공자’ 분들에게 상처를 주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고는 “다만 이번에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국민 혈세가 들어갔으므로 우리는 알권리가 있다”면서 5·18 유공자 선정 경위에 여전히 의문을 제기했다. 폭동이 정치세력에 의해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는 취지로 발언한 이종명 의원은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의원실 관계자는 “(이 의원이) 오늘 외부 일정 중이라 통화가 어렵다”며 “의원님으로부터 공청회 발언을 철회하거나 해명하겠다는 의사는 아직까지 전달받은 게 없다”고 전했다. 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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